마르타네 집으로 돌아오니 누렁개가 꼬리를 치며 우리를 반겼다. 누렁이는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우리들을 따랐다. 마르타가 웃으며 여행이 즐거웠냐는 표정을 지었다. "Good, Good." 내가 알아듣고 아주 좋았다는 표정을 짓자 그는 마치 다정한 오누이처럼 씩 웃었다. 우리가 샤워를 하고 나오니 마르타가 곧 저녁상을 차렸다.
"아니, 웬 생선이?"
"응, 로저가 바다에서 낚시로 잡아온 생선이래."
하얀 식탁 위에는 로저가 낚시로 잡아온 싱싱한 생선구이가 올라와 있었다. 생선에 포도주 한 잔! 우리는 마르타와 함께 포도주 잔을 마주치며 건배를 했다. 마르타는 우리가 알아들을 수 없는 여러 가지 말로 축배 외쳤다.
"알레!"
"친!"
"마누이야!"
무슨 말인지는 모르지만 마르타가 외치는 대로 우리도 "알레, 친, 마누이야!" 하며 따라 외쳤다. 그리고 내가 다시 "브라보, 건배!"를 외치자 이번에는 반대로 마르타가 그 말을 따라서 외쳤다. 이건 정말 티파니에서 만찬을 먹는 것보다도 멋진, 엑설런트 한, 퍼팩트 한 만찬이었다.
아침을 빵 한 조각에 커피 한 잔으로 때우고, 점심도 우유에 빵 한 조각으로 해결했지만 우리는 언제나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처럼 멋진 아침과 저녁을 맞이했다. 나는 가난한 여행작가였고, 아내는 언제나 여행을 꿈꾸는 홀리(오드리 헵번) 였다.
아내의 이마에는 언제나 '여행중'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는 것 같았다. 정말 아내는 지독히도 여행을 좋아했다. 홀리가 언제나 들고 다녔던 "여행중"이란 명암보다 더 한… 비록 화려한 보석가게 앞을 기웃거리며 겨우 빵 한조각과 커피 한잔으로 아침을 때우더라도, "여행중"에 있는 그 순간 만큼은 아내는 아픔이 없었고, 모든 것을 초월한듯 행복하게만 보였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