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의 설경이 너무 아름답군요. 산사의 설경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명조, 지상 두 스님의 마음입니다. 당신이 심장병으로 고통스럽고 힘드실텐데도, 작은 암자에서 언제나 신선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중생의 아픔을 바라보며 연린의 마음으로 어루만저 주시는 두 분 스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이렇게 산사에 눈이 산처럼 쌓인 암자에서 심장병으로 추운 겨울을 보내며 수행을 하기란 실로 쉽지가 않습니다.
수행을 목숨과 바꿀 수도 있다는 바른 서원이 서 있을 때 가능한 일이지요.
눈을 가득 머리에 이고 있는 소나무가 엄동설한에도 푸르름을 간직하듯이
언제나 푸른 마음을 간직하며 부처님의 전법을 한결같이 펴 주시는 두 분 스님을 뵐 때마다,
불편하신 몸인데도 남을 위해 기도하며 자리이타의 정신을 펴시는 그 마음을
높이 받들어 기도하며 수행을 게을리 하지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 분 스님께서 <자비공덕회(http://cafe.naver.com/buddhajb.cafe)>란 불우이웃돕기 단체를 만들어 어려운 가운데서도 남을 위해 기도하며 도와가시고 계십니다. 2009년에 창립한 자비공덕회는 남을 위해 기도하는 작은 모임입니다. 이제회원이 40여명되는 아주 작은 단체입니다.
자비공덕회는 <자비보시등>을 각자의 집에 켜고 매일 기도를 하며, 십시일반 100원, 500원, 1000원... 작은 정성을 모아 한달에 한 번씩 보시함을 털어 향운사로 가지고 와서 부처님께 올립니다. 그리고 그 보시금을 별도로 모아 어려운 이웃에 전달하고 있습니다.
각자의 처지도 어려운데 남을 위해 기도하며, 어려운 이웃을 돕는 다는 것은 결코 쉬운일은 아닙니다.
자비공덕회에서는 1차로 네팔의 어린이 12명을 선정하여, 2010년 1월부터 초중고를 마칠때까지 지원을 해주기로 했습니다. 학교에 다니며 공부를 하고 싶으나 자신이 일하지 않으면 먹지도 생활을 할 수도 없기에 돌을 쪼아 생계를 유지하는 네팔 어린이 12명을 우선 선정을 하여 한달에 2만원씩 생활비를 두분 스님의 뜻에 따라 지원해주기로 했습니다. 네팔에서는 1달에 2만원이면 먹고자고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루하루를 기쁨으로 충만하여 이 땅위에서 숨쉬고 있음을 감사하게 생각하신다는 스님,
심장병의 고통을 기쁨으로 승화하여 중생에게 언제나 아름다운 미소를 보여주시는 그 밝은 마음을
거울삼아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굴하지않고 힘차게 살아가야겠지요.
하얀 눈이 향운사 마당을 흰 도화지처럼 덮고 있습니다.
향운사엔 눈처럼 희고 고운 마음을 가진 두 분 비구니 스님이 계십니다.
찾아가면 차 한잔 꺼내 놓고 그냥 싱긋이 웃어주시는 아름다운 향기를 간직한 명조, 지상 스님....
두 분을 뵐 때마다
눈속에서 자연의 향기를 품어내주는 소나무처럼 진한 솔향기를 느낍니다.
작은 암자, 작은 사람, 작지만 아름다운 사람들이 모여 드는 곳
향운사의 겨울은 솔냄새로 가득합니다.
명조, 지상 스님,
추운 겨울 질 이겨내시고 건강하소서.
눈 처럼 하얗고 깨끗한 마음을 보여주시는 두 분 스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수유리 4.19묘지 옆 작은 암자 향운사에서 2010. 1.4. 사진 지상스님/글 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