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섬진강일기

새벽 하늘에 걸린 무지개

찰라777 2010. 8. 28. 07:47

▲새벽하늘에 섬진강 계족산에 걸린 무지개(8월 28일 05:58:12. 시그마 1/40sec,f/3.5, 23mm)

 

새벽 5시에 일어나 가부좌를 틀고 명상에 들었다. 이곳 지리산 하고도 섬진강으로 이사를 온 뒤로는 마음에 차분해져서 인지 잡념이 사그라들고 저절로 명상이 되는 것 같다. 행주좌와行住坐臥 -걷고, 머물고, 앉고, 눕고 하는 움직임의 시간시간이 모두 명상 시간이나 다름없다. 그 시간중에서도 해가뜨기전의 결가부좌 명상은 선정에 들기에 알맞는 시간이다.

 

향을 한대 사르고 가부좌를 튼 채 명상에 드는 시간은 그냥 좋다. 선정이나, 삼매를 떠나서 벽을 대하고 '앉아 있음 ' 그 자체가 좋은 것이다. 마침 아내마져 어제 서울로 병원 진찰겸 봉사를 간다고 떠나서 집안은 적막하고 고요해서 마치 절간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그렇게 한 참을 앉아 있다가 눈을 뜨니 창밖이 분홍색으로 물들어 있다. 

 

창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니 백운산(우리집에서는 동쪽)에서 먹구름이 몰려오는데 그 먹구름 위로 아침노을이 드리워져 있다. 이상한 하늘이다. 마치 천지가 개벽을 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그런 하늘.... 카메라를 들고나와 하늘을 찍었다. 동서남북으로 앵글을 돌리는데 갑자기 계족산(우리에서는 서쪽)하늘 위해 무지개라 걸려있다. 하늘에 걸려 있는 무지개를 보기란 좀체로 어려운 일이다. 보통 무지개는 산 허리나, 강가, 들판에 걸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벽에 걸리는 무지개는 태양이 하늘위 수평위로 비추워서인지 하늘에 무지개를 걸어놓고 있다. 무지개가 점점 커지더니 이내 계족산 상공 전체에 커다란 원을 그리고 있다. 구름위에 걸린 무지개가 묘한 느낌을 준다. 무어라 형언하기 어려운 색깔이다. 지난 달에는 해바라기를 찍다가 계족산 허리에 걸린 선면한 무지개를 바라보는 행운을 가졌는데, 오늘 아침은 하늘을 바라보다가 구름위에 걸린 무지개를 보다니... 정말 천국으로 가는 무지개다리를 본 기분이라고나 할까? 어쨌든 기분이 좋다.

 

 

▲일순간에 사라져 가는 무지개 

 

그러나 그것도 잠시, 무지개는 구름의 움직임에 따라 어디론가 사라지고 만다. 사람이 눈으로 보는 상相은 저렇게 일순에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그러니 무지개를 상으로 보지말고 그 실체를 보아야 한다. 사람을 모양으로 보지말고 마음으로 보라는 것이다. 무지개가 사라지더니 천둥이 치며 장대비가 내린다. 자연의 변화는 참으로 무쌍하다. 그 변화무상한 자연의 섭리를 어찌 말과 글로 다 표현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새벽 하늘의 무지개!  

혼자서 보기에는 너무나 아름다운 무지개다. 앵글에 잡힌 무지개를 여러분과 함께 감상하고자 서투른 솜씨로 로딩을 해본다

 

"이 행운의 무지개를 보시고 모두 모두 행복 하시기를 발원합니다"

 

(2010.8.28 아침 계족산 무지개를 바라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