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임진강일기

채마밭을 일구며...

찰라777 2012. 4. 12. 03:55

나는 맨발로 밭에 들어가 흙 밟는 그 감촉을 좋아한다.

여름날 산그늘이 내릴무렵에 채소밭에서 김을 맬 때,

맨발이 되어 밭흙을 밟고 있으면 간질간질한
그 부드러운 감촉과 함께 땅기운이

내 몸에까지 스며드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흙이 생명의 원천임을 알아야한다.
마른 씨앗을 흙에 묻어 두면 거기서 움이 트고

잎이 펼쳐지고 꽃을 피우다가 열매를 맺는다.


 흙에서 멀수록 병원과 가까워진다는 말은 어김없는 진리다.

우리가 살 만큼 살다가 돌아가 삭아질 곳 또한 이 흙이다.

이런 흙을 더럽히면 자신의 뿌리가
그만큼 허약해진다는 사실을 우리들은 명심해야한다.
-법정스님-

 

 

4월 8일, 섬진강에서 7일만에 동이리로 돌아와 오랜만에 글을 올립니다.

그동안 집안 여기저기에 공터로 남아있는 뜰에 채마밭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그 채마밭에 드디어 여러가지 꿈의 씨앗을 뿌렸습니다.

먼저 상치, 강남콩, 줄콩, 감자, 부추, 옥수수 씨를 심었습니다.

 

 

▲창고 옆에 만든 채마밭에는 부추와 꽃씨모종을 심을 계획입니다.

 

 

▲창고 아래 언덕배기에 만든 채마밭에는 강남콩을 심으려고 합니다.

 

 

 

▲매화나무 속에 있는 공터에서 내 친구 응규가 밭을 일구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상치 등 야채를 심을 계획입니다.

 

 

▲상치씨

 

 

▲상치씨를 정성스럽게 뿌리고 있는 장면입니다.

 

 

 

 

 

▲언덕배기 자투리 땅에는 강남콩을 정성스럽게 심었습니다.

 

 

 

▲한 구덩이에 강남콩 두알을 심었습니다.

 

 

 

▲이 터에도 강남콩을 심었어요.

 

 

▲우측 담장옆에 호박구덩이 5개를 팠습니다.

 

 

▲호박씨를 하나하나 심으며... 한구덩이에 4개씩

 

 

 

▲섬진강 수평리에서 가져온 채송화씨

 

 

▲채송화씨를 모래와 섞어서 산수유 나무밑에 뿌려 두었습니다.

나중에 모종을 하여 현관문 앞 축대에 심을 예정입니다.

 

 

▲감자는 비닐을 덮어 한조각씩 매우 정성스럽게 심었습니다.

 

 

 

▲감자씨

 

 

 ▲오른쪽 담쟁이 옆에는 줄콩을 심었습니다.

 

 

▲들 앞 축대 앞에는 찰옥수수를 심었어요.

 

 

▲이 옥수수가 알갱이가 싹을 틔울지 궁금합니다.

 

나팔꽃(흰색,청색, 보라색), 채송화, 분꽃, 유영초 씨를 뿌렸습니다.

이 꽃들은 내가 섬진강가에 살 때에 틈틈히 야생에서 받아 놓은 씨앗들입니다.

 

 

 ▲작년에 섬진강에서 받아 놓은 야생꽃씨들입니다.

 

 

▲야생꽃씨를 부추밭 왼쪽에 뿌려 놓았습니다.

싹을 틔우면 정원 담쟁이 옆에 모종을 할 예정입니다.

 

 

섬진강 수평리 마을에서 혜경이 엄마가 챙겨준 수선화, 국화, 꽃무릇, 바위손, 박하도 심었습니다.

혜경이 엄마 이웃집에 사는 오준모씨가 준 부추, 미나리, 콩, 상추씨았도 뿌렸습니다.

그리고 함께 챙겨준 매화나무 3그루도 심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12월 이사때 미쳐 가져오지 못한

영산홍, 부겐베리아, 군자란, 문주란 화분을 가져와 옮겨 놓았습니다.

 

 

▲구례 수평리마을에서 가져온 부추를 모종했어요.

 

 

 ▲현관 입구에 심은 수선화. 수선화는 섬진강 혜경이 엄마가 준 것입니다.

 

 

 ▲현관입구  수선화

 

 

 ▲현관 앞에 심은 수선화

 

 

 ▲바위손

 

 

 ▲국화

 

 

 ▲꽃무릇

 

 

 ▲박하

 

 

 

 

 

 

 

▲매화나무

 

 

동이리 이장님께 요청을 하여 퇴비를 30포대 가져와 채마밭에 뿌리고

채마밭을 일구고 나니 갑자기 부자가 된 기분입니다.

 

 

 

 

 

흙을 밟고 채소와 , 꽃, 화초들과 가꾸며 살고 싶은 것이

나와 아내의 소원입니다.

그런데 그 소원이 지금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마침 9일 오후부터 내린 비는 우리가 일구어 놓은 채소와 화초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습니다.

함께 동행을 한 친구 응규와 정애자 선생님이 우리들의 채마밭 일구는 것을 도와 주었습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아내와 내가 채마밭을 일구려는 의지를 가지고 일을 시작하니

이렇게 돕는 사람들이 생기니 말입니다.

 

 

 ▲울밑에 피어난 제비꽃

 

 

 ▲민들레의 미소

 

 

 ▲단비를 머금고 꽃마울을 맺히고 있는 블루베리

 

 

 ▲만개한 산수유

 

 

무엇이든지 정성을 들인만큼 이루어집니다.

오늘 뿌린 씨앗과 화초를 정성스럽게 가꾸어가야 겠지요.

 

채마밭에는 산수유가 노랗게 만개를 했으며

제비꽃과 민들레도 피어났습니다.

블루베리도 물을 머금은 채 잎사귀와 꽃망울이 맺히고 있습니다.

 

▲봄을 맞이하여 꽃씨를 뿌리고, 채마밭을 일구자

갑자기 생기가 도는 집안 분위기

 

 

▲꽃이피자 호랑나비가 날아았어요.

 

 

호랑나비 한마리가 날아 오더니

이꽃 저꽃 분주히 다니며 꽃가루 받이를 해주었습니다.

 

오후에는 일을 정지하고 투표를 하러 가는데

집을 뒤돌아 보니 갑자기 온 집안에 생기가 돌고

마음은 백만장자처럼 풍부해집니다.

 

 

▲겨울 동안 실내에 갇혀있다가 밖으로나와 기지개를 펴고 있는 나무와 화초

 

 

▲만개한 산수유

 

 

 

 

▲섬진강에서 가져온 영산홍

 

 

▲섬진강 수평리마을 혜경 엄마가 준 화초들

 

 

 

이 채마밭을 일구려면 앞으로 점점 바빠지겠지요.

그러나 흙을 밟고, 흙의 감촉을 느끼며 살아간다는 것은

우리들이 바라던 생의 즐거움이자 축복입니다.

참으로 행복한 봄날입니다!

 

(2012. 4. 11 채마밭을 일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