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가방
“휴우~ ”
가루다는 발리 덴파사르 응우라이 공항에 안착을 했다. 비행기가 뜰 때와 바퀴가 땅에 닿아 착륙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불안감과 스릴, 그리고 안도감이 동시에 느껴진다. 지구상 어딘가에 불시착을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은 늘 '어린왕자'의 저자 생텍쥐페리를 생각케 한다. 그리고 비행기가 안착을 할 때마다 아내 나는 두 손바닥을 마주치며 하이파이로 비행기 조정사에게 갈채를 보낸다.
비행기트랩을 열고 밖으로 나가니 휠체어를 준비하고 항공사 직원이 대기하고 있었다. 적도의 열기가 몸을 후끈하게 달아오르게 했다. 아내를 휠체어에 태우고 출국장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휠체어 때문에 가장 늦게 오는 버스를 타야 했다. 휠체어를 타면서까지 여행을 하겠다는 아내... 아내에겐 여행이 치료의 묘약이다.
먼저 출국장을 빠져 나온 나는 카트를 끌고 와 짐을 찾는 곳에서 우리들의 짐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빙빙 돌아가는 에스컬레이터에 드디어 우리들의 짐이 나왔다. 나는 처제의 가방과 J선생님의 가방도 함께 내려 실었다.
여행 가방에는 나만이 알 수 있는 표시를 해두면 찾기가 쉽다. 아내와 나는 이름을 표시하는 태그 스티커 외에도 항상 등산수건을 묶어 놓는다. 아내는 붉은색을 내 가방에는 청색을. 그렇게 표시를 해두면 가방을 쉽게 구별을 할 수가 있다.
처제의 가방을 카트에 싣는데 “여보 그 가방 맞아요? 이름표가 없는데.”하고 물었다. “응, 틀림없어 이 색깔과 크기가 똑 같아. 아마 이름표 태그가 떨어져 나갔나 봐요.” 나중에 출국장을 빠져 나온 처제도 자기 가방이라고 했다.
여행 가방을 싣고 북적거리는 출국장을 빠져 나와 택사를 잡으러 갔다. 발리에 가면 블루버드 택시를 타라고 했다. 블루버드 택시는 기본요금 5000루피로 시작되는 발리의 미터기 택시다.
▲발리 덴파사르 공항택시 티켓 발매소. 행선지를 알려주면 요금을 미리 지불하고 안전하게..
블루버드 택시는 눈에 보이지 않고 택시 서비스란 간판이 보인다. 발리공항에 있는 프리 페이드(Pre-paid)택시다. 발리에는 리무진 버스가 없다. 공항에서 호텔로 가는 방법이 택시를 택할 때에는 항상 바가지요금이 마음에 걸린다. 일반 택시를 타면 빙빙 돌아서 가기가 일쑤고 요금도 터무니없이 요구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어디까지 가나요?”
“꾸타 머큐어 호텔이요.”
“몇 분이지요?”
“네 사람입니다.”
“가방을 보니 2대로 가야 할 것 같네요.”
택시 2대를 120,000루피(12,000원)에 계약을 하고 짐을 실었다. 공항에 도착한 첫날은 안전하게 편하게 호텔에 도착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세여인 중에 아내는 휠체어 신세를 지는 환자이고, 처제는 여행 초짜이고, J는 나이가 많다. 이 세여인을 고이 모시려면 첫날은 비용이 좀 들더라도 안전하고 편하게 호텔로 가야한다.
그런데 공항에서 발리 시내로 들어가는 트래픽 쨈이 작란이 아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가 2억 4천만 명이나 되는데 그 인구가 도시로 집중하여 사록 있다. 발리도 예외는 아니다. 오토바이, 택시, 작은 마이크로버스가 길을 가득 메우며 체증을 부채질하고 있다.
10km도 안 되는 거리를 1시간 넘게 걸려 호텔에 도착을 했다. 발리 사람들은 순진하고 친절하다. 밝은 미소와 친절한 안내로 체크인을 하고 룸에 들어가 짐을 푸는데 갑자기 처제가 뛰어 왔다.
“형부 여행 가방이 바뀌어 졌어요!”
“뭐, 여행 가방이 바꿔지다니…”
“풀어보니 내 가방이 아니고 다른 사람 가방이에요.”
“아니, 우째 이런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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