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텃밭일기

참나무의 부활을 기다리며-표고버섯 접종

찰라777 2014. 3. 25. 14:46

2014년 3월 23일

참나무에 표고버섯을 접종하다

 

 

 

어제와 오늘은 진종일 표고버섯 종균을 참나무에 접종했습니다.

작업은 역시 내 친구 응규와 함께 했습니다.

참나무에 버섯 천공을 뚫고

그 천공에 버섯 종균을 하나하나 정성을 들여 접종을 했습니다.

정성성이 곧 부처라 했지요!

 

 

버섯을 접종하는 일은 5년 농사를 짓는 일입니다.

더구나 15년 이상 자라난 참나무에 구멍을 뚫어 버섯종균을 심어 기르는 일입니다.

인삼을 재배하기 위해서는 6년을 기다려야 하지만 버섯을 심어 기르는 일도 이에 못지않게 오랜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정성성이 곧 부처라는 말이 있습니다.

모든 일에는 정성을 들인만큼 응답이 있습니다.

 

 

친구가 참나무에 구멍을 뚫으면

나는 담배꽁초처럼 생긴 버섯종균을 손가락으로 하나하나 집어 넣었습니다.

참나무에 구멍이 뚫리는 소리를 들으면 참으로 여러가지 생각이 듭니다.

참나무의 아픔,

죽어서도 맛있는 버섯을 제공해주는 참나무의 위대한 희생,

참나무에 천공을 내어 그 속의 양분까지 빨아먹는 인간의 야박한 행동...

그러나 찰라 역시 그 야박한 행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나는 참나무의 마지막 기운까지 빨아 먹으려는 몰인정한 생물일까? 한편으로 생각하면 인간은 참으로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우리는 먼저 원목을 제공해주신 이웃집 장선생님 댁에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늘 바쁘신 장선생님의 표고버섯을 심어주기로 했습니다.

원목을 제공해 주신 고마움도 있고

워낙 다정한 이웃 사촌이기에 시간이 많은 우리가 작업을 해주는 것이 도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참나무 구멍 하나하나를 뚫을 때마다 싱그러운 나무향기가 온 주위에 퍼져 나옵니다.

나무는 아픔을 이렇게 아름다운 향기를 뿜어 내고 있는 것입니다.

 

아, 향기로운 참나무의 풋풋한 향기여!

 

 

 

 

 

장 선생님댁 참나무에 2,440개의 종균을 심었습니다.

아침부터 시작하여 오후 4시에 장 선생님 표고버섯 심는 작업을 마쳤습니다.

2400개가 넘는 종균을 심고나니 손가락 마디 마디가 결리고 아프군요.

세상에 쉬운 일은 없습니다.

 

우리가 밥상에 오른 버섯을 먹을 때에는 아무 생각이 없이 먹곤 하는데

그 버섯 한송이가 오르기까지는 이렇게 지난한 작업이 필요 한 것입니다.

그래서 농사를 지으면서부터는 음식맛이 있다 없다라는 소리를 할 수 없게되었습니다.

어떤 음식이나 그것이 밥상에 오르기까지는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고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그늘을 만들기 위해 지주대를 세우고 그 위에 멀칭을 덮어 씌웠습니다.

어떼요? 그럴듯한 모습이지요?
 

 

 

장 선생님 댁의 표고버섯 종균을 다 심은 다음에는 우리 집에서 작업을 다시 하기 시작했습니다.

마당에 참나무 원목을 늘어 놓고 종균을 심다보니 금가락지는 마치 제재소를 방물케 합니다.

나무를 뚫는 드라이브의 소리가 마치 제재소에서 나무를 자르는 소리와 흡사합니다.

원목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70~100개의 종균을 접종을 합니다.

종균을 7판 4,270개를 사왔는데 한판 정도가 부족하군요.

나머지는 다음 기회에 종균을 사와 다시 접종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4000개 이상의 종균을 참나무 천공에 꼽다보니 손가락 마디마디 전체가 결리고 아프군요.

그러나 아픔이 있는 곳에 결실이 있질 않겠습니까?  

세상에 아픔이 없는 일은 없습니다.

그 아픔을 참고 견딜 때에 그만큼 응답이 있으니까요. 

 

 

버섯을 심는 일은 처음해 보는 일입니다.

지리산에 살 때에 소록도 옆에 있는 거금도 송광암에서 스님이 주신 표고버섯 10개를 이곳 연천까지 가져와 5년 째 따 먹고는 있지만 내 손으로 원목을 자르고 종균을 심능 일은 처음 해보는 일입니다. 송광암에서 가져온 버섯은 종균을 심은지 1년이 지난 원목으로 1년 6개월이 지나면서 부터 버섯을 따먹기 시작했습니다.

지리산에서 어느 봄날 5월 뒤꼍에 둔 참나무에서 쑥 올라온 버섯을 바라보자니 참으로 신기하고 놀라웠습니다.

표고버섯은 긴 기다림 끝에 꽃을 피우며 세상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그 아름다운 버섯을 따 먹는 기분이란 이루 형용 할 수 없는 야릇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지난 2010년 남해 거금도 송광암에서 가져온 버섯이 처음 피어날때의 모습.

종균이 심은지 5년이 된 지금 참나무의 기운이 다해가고 있다.

  

비록 작은 양이지만 매년 1년에 두번씩 싱싱하고 맛있는 표고버섯을 밥상에 올려주는 참나무의 고마움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이 작은 버섯나무에 열린 버섯을 아내는 여러사람과 맛을 나누는 기쁨일 함께 했습니다.

이제 이 참나무는 기운이 다해가고 있는 모양입니다.

금년에는 거의 버섯이 열리지않고 있으니까요.

버섯을 키우는 일은 결코 쉽지가 않습니다.

최소한 일주일에 한번 이상은 물을 정성스럽게 주어야만 합니다.

정성이 없는 일은 결과를 기대할 수가 없습니다.

 

 

 

종균을 다 심고나서 마지막으로 할일이 남아 있습니다.

그늘진 곳에 옮겨 물을 주는 일입니다.

통풍과 배수가 원할하고 공중습도가 70% 정도 유지시킬 수 있는 숲이나 대나무 숲이 가장 좋은 장소이지만 금가락지에는 그럴만한 장소가 없습니다.

그래서 뒤곁에 검정 부직포로 햇빛을 가리는 작업을 했습니다.

나무석가래를 담벼락에 걸고 그 위에 검정 부직포를 덮어서 햇빛을 가리는 작업을 하고

종균을 심은 참나무 원목을 하나하나 옮겨 놓았습니다.

우선 바닥에 억새풀을 깔고 임시눕혀 두기를 한 것입니다.

 

 

 

 

▲뒤곁에 버섯덮개를 만들어 햇빛을 차단했다.

 

5월에 세워두기를 다시 할 예정입니다.

꼬박 이틀동안 작업을 하고 나니 어깨 팔다리가 결리고 쑤시는군요.

아마 표고버섯 종균은 저 참나무 속에서 1년 이상을 긴 잠에 빠져 들어가겠지요.

우리가 먹을 수 있는 버섯으로 꽃을 피우는데는 최소한 1년 반 이상의 긴 기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저 버섯이 잠에서 깨어나면 여러사람의 입맛을 즐겁게 해주겠지요^^

 

참나무야 참나무야

미안하구나

마지막까지 아픔을 견디며 

장렬하게 전사하는 네 모습

죽어서도 버섯으로

꽃을 피워주며 부활하는 그 희생정신

 

오랜 침묵

화려한 부활

열반에 든 후에

버섯꽃으로 다시 환생을 하는 그 신비함이여!

오, 나는 너의 모습을 닮고 싶고나!

 

(2014.3.23 참나무의 부활을 기다리며...)

 

 

앞으로 참고로 표고버섯 재배를 하는데 참고하기 위해 재배기술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표고원목 재배기술

 

1. 표고버섯의 생리

‣ 표고균사 생장에 필요한 조건

-균사의 생육 온도 범위 : 5~32도C

-생육최저온도:22~25도C

-원목의 수분 함수율 : 35~40%

(원목 단면의 실금이 생기기 시작할 때/벌목 후 그늘에서 2~3개월 건조)

-재배장 공중 습도 및 통풍(환기:60~70% 습도에 항상 공기의 흐름이 생기는 곳

 

 

‣ 버섯 생장에 필요한 조건

-온도 : 최적온도 13~20도C

10도C 이하에서는 발육이 늦어지고 버섯대가 굵어진다.

25도C 이상에서는 갓이 얇고 대가 길어진다.

-습도 : 원목내부의 수분함수율은 최저 50%이상을 유지해야 상품성이 있는 버섯을 수확할 수 있다. 공중습도는 80% 정도를 유지해야 하나 습도가 낮으면 버섯의 생장이 불량해지고, 습도가 높으면 버섯육질이 연하여 품질이 나빠진다.

-광선 : 자실체의 정상적인 생육에는 직접적인 햇빛보다는 산광이 필요하다. 광선의 투과율이 적으면 자루가 길고 갓이 작으며, 표면이 담색으로 나타난다.

 

 

2. 원목준비

‣나무수종

-가장 적당한 수종 : 상수리나무(10~28년), 졸참나무(15~25년), 서나무과(30~50년 생)

-가능한 수종 : 굴참나무(10~18년), 떡갈나무(30~50년), 밤나무(13~15년)

 

‣원목 굵기

-소경 목은 첫버섯 발생이 빠르나 골목수명이 짧다

-대경 목은 첫버섯 발생이 늦으나 품질이 좋으며 원목의 수명도 길다.

-일반적으로 원목의 크기는 길이 1~1.2m, 직경 9~12cm가 무난하다.

 

‣원목 벌채시기

-원목내 양분이 가장 많이 함유되고 수피가 벗겨지지 않는 시기로 휴면기인 11월 초순부터 2월 상순이 가장 적절한 시기이다.

 

‣원목 건조

-벌채한 원목은 가지를 자르지 말고 40~60일 정도 그대로 두고 표고균사가 번식하기 적당한 함수율인 25~40%로 건조 후 토막 치기를 한다.

 

 

3. 종균접종

‣접종시기

-지역에 따라 다소간 차이가 있으나 2월 하순부터 5월 초까지는 접종을 완료한다.

-평균 온도 12~13도C(최고 20도C, 최저 5도C)

-그 지역의 살구꽃이 필 때(매화꽃 필 때부터 벚꽃이 필 때까지)

 

‣접종방법

- 접종구멍 위치 배열도

 

 

-원목은 나선형으로 배열하여 구멍을 뚫는다.

-구멍은 직경 1.2cm/깊이 2.5cm/구멍과 구멍 사이 간격 12~15cm/줄과 줄 사이 간격 4~5cm

-원목은 상처부위, 벌레 먹은 부위, 가자가 뻗어나간 부위에는 종균을 추가 접종한다.

 

‣ 종균접종 후 수분관리 및 환경 조절

접종된 종균이 정상적으로 활착되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수분이 필요로 하므로 종균접종후 7~10일부터는 계속애서 일주일에 한번 정도 2~3시간을 원목이 충분히 젖도록 물을 주어야 초기 활착이 유리하다. 물을 주는 기간 및 시간은 각자의 자목 내 수분함량과 나무 쌓기 방법 및 주변 여건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환경조건을 감안하여 살수를 하여야 한다.

 

 

4. 눕혀두기

‣임시눕혀두기

-종균접종이 끝난 버섯나무는 세워쌓기, 눕혀쌓기로하고, 그 위에 마른나무가지나 기타 썩지 않은 재료를 이용하여 덮어준다.

-장소 : 급수 가능한 장소이면서 배수가 양호한 장소

-방법 : 세워쌓기는 폭 2m 이내, 눕혀쌓기는 높이 60cm 이하

-기간 : 종균접종후 40~60일

 

‣본눕혀두기

-시기 : 본눕혀두기 실시는 늦어도 5월 중순부터 하순까지 완료하여야 한다.

-장소 : 통풍과 배수가 원활하고 공중습도가 70% 정도를 유지할 수 있는 곳

-방법

1)비스듭이 눕혀두기 : 재배장이 습하지 않은 장소

베개목 1본당 5본 이하, 열의길이 10m이내, 열 간격 1m

베개목과 베개목 가장자리는 굵은 것, 가운데는 가는 것을 넣는다.

 

2)우물정(#)자 쌓기: 재배장이 습하고 통풍이 불량한 장소

-높이 30cm정도 받침목을 놓고 그 위에 우물정(#)자 쌓기로 높이 1m로 쌓는다.

 

 

5. 관리

-접종완료 후 건조하지 않게 살수 하여서 균사발육을 돕고 직사광선을 받지 않도록 하여 해균의 침입을 방제한다.

-버섯나무 뒤집어 쌓기를 6월부터 9월 사이 3회 이상 실시한다.

 

*참고자료 : 연천군청산버섯영농조합(031-835-1004/835-7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