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스테르담(2) ....
□ 거미줄 같은 운하속으로
기록에 의하면 암스테르담은 165개의 운하와 1,292개의 다리가 있다고 한다. 우리들의 오늘 밤 보금자리인 Stayokay Hostel 도 그 거미 줄 같은 운하와 다리 사이에 있는 것 같은데.......
나는 버스운전수에게 노란 포스트잇에 사인펜으로 적어놓은 호스텔의 주소를 내밀었다. “Kloveniersburgwal 97, 1011 KB Amsterdam” 이게 그 호스텔의 주소다. 발음하기도 어려우니 적어서 다닐 수밖에.
운전수가 내려준 정류장에서 내려 호스텔을 찾아가는데 거기가 거기 같고 도통 감이 잡히질 않는다. 암스테르담은 올 때마 다 항상 새로운 도시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첫날부터 다리품을 벌어 번지수를 겨우 찾고 보니 호스텔 마크가 콩알처럼 적게 적혀 있다. 그러니 어찌 찾는데 힘이 들지 않을 수 있 겠는가.
그 호스텔 앞을 우리와 같이 무거운 배낭을 걸머지고 가는 한 떼의 젊은이들을 발견하고서야 겨우 찾아냈 다. 길 눈이 어두운 나는 숙 소를 찾을 때마다 아내에게 통개를 맞는다.
□ 길눈이 어두운 자의 엉뚱한 용기
“아니, 그렇게 공부를 하고나서도 이렇게 더듬거리고 찾지를 못해요.” “허어, 그러게 여긴 한국이 아니고 낯선 외국 아니요.” “그래도 그렇지요. 당신의 그 엉뚱함이 첫날부터 나를 골탕 먹이고 있지 않아요.” " 미안하오이다. 각하."
나는 길눈도 어둡고 엉뚱하다. 그러다보니 나를 믿고 따라온 아내가 고생을 많이 할 수밖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고작 그 어눌한 영어 몇 마디와 선무당이 사람을 잡는다는 용기뿐이다.
그래서 나는 쉴 새 없이 아내의 질책을 받아야 한다. 아내 의 투정이 없으면 이 제 좀 심심할 정도다. 또 따지고 보면 아내들의 말은 잔소리 같지만 옳은 이야기가 많다.
숙소에 들어가 20명이 함께 누에고치처럼 잘 수 있는 도미토리의 1~2층 침대를 겨우 얻어서 무거운 배낭을 조심스럽게 내려 놓았다. 세계 각국에서 온 남녀가 혼숙을 하는 호스텔의 도미토리.
침대엔 아침 8시경인데도 젊은 배낭 족들이 아직 도 단잠을 자고 있다. 그들의 잠을 깨서는 아니 될일.
살금살금 짐을 풀어 놓고 우린 소지품과 카메라만 들고 일단 밖으로 나왔다. 호스텔 바로 앞으로 흘러가는 운하에는 한 떼 의 오리들이 한가로이 헤엄을 치며 놀고 있다.
"저 놈들 신세 한번 좋군...."
혼자말처럼 지꺼리며 그 놈들에게 카메라의 셧다를 들이댔다. 잔잔한 운하위로 여객선이 미끄러져 나가고 있다. 자, 이제 걸어보자. 운하의 도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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