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스테르담(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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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빈센트 반 고흐 미술관앞 화랑에 고흐의 해바라기그림이 가을 바 람에 나부끼고 있다. 고흐의 영혼이 저 펄럭이는 깃발 속에 스며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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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경이가 졸업작품에 그려넣은 고흐의 첫 애인 "시엔"의 모습. 소묘. "슬픔" | □ 고흐의 선반
까마득한 옛 날 초등학교 그림교과서에서 보았던 고흐의 그림은 나로 하여금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듯 마음의 향수를 느끼게 했었다.그 후 나의 둘째 딸 경이가 전혀 뜻밖에도 미술대학에 들어갔다. 그리고 우연치 않게도 경이의 졸업 작품이 “고흐의 선반”이란 도자기 공예 작품이었다.
그 때 아내와 나는 인사동에서 열리는 경이의 졸업전시회에 갔었는데, 아이의 작품을 보고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아이의 그림이 대단해서가 아니었다. 그냥 간단한 소품정도로 출품을 한줄 알았는데 그 작품은 벽의 한 면을 장식할 정도로 대작이었던 것.
경이가 다니는 미술대학으로 무거운 진흙을 몇 번 차로 실어다 준 기억은 있었다. 경이는 작업실에서 그 졸업작품을 만들다가 물래를 떨어드려 그만 엄지발가락이 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그 때 나는 아내와 함께 로키산맥으로의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을 때였 다. 다리에 기브스를 하고 매일 병원으로 통원 치료를 하는 경이를 집에 두고 우리는 일정대로 로키산맥으로 여행을 떠났다.
우리가 한달만에 돌아온 후에도 경이는 병원을 홀로 다니며 치료를 계속했다. 그리고 그 해 겨울에 졸업작품이 완성되어 전시회를 한 다고 우리들을 초청했던 것. 그 작품의 이름이 우연히도 "고흐의 선반"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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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경이의 도자기 공예 졸업작품 으로 출품한 "고흐의 선반". | 도자기로 구어 만든 경이의 작품에는 고흐의 초상화와 그의 대표작 '해바라기', 그리고 그녀의 첫 사랑의 애인이었던 시엔이 나체로 웅크리고 앉아 있는 모습을 그린 '슬픔'이란 작품이 그려져 있다. 전시회가 끝난 후 경이의 이 작품은 우리 집 가보 1호로 거실에 늘 전시(?)되어 있다.
딸 녀석 덕분에 나는 나의 집에서 늘 고흐의 작품을 감상 할 수 있는 특혜(?)를 누리고 있다. 고흐를 생각하면 그가 죽음 직전에 그린 "까마귀 나는 밀밭"이란 그림과 경이가 손수 구어 만든 "고흐의 선반"이 동시에 떠 오른다.
그리고 이어서 정신병에 시달리며 자신의 귀를 자른 고흐의 초상화와 무거운 물래에 으깨진 딸아이의 엄지발가락이 생각난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 모두가 자신의 몸을 던져 자신의 꿈과 생각을 담은 숭고한 예술세계가 아닐까?
아내는 이제 밖으로 나가자고 했다. 공기가 탁하고 가슴이 답답하다고 하면서. 미술관 밖으로 나오니 가을바람이 시원하게 이마를 스 치고 지나갔다. 미술관 엽 거리의 화랑에는 해바라기 그림이 그려져 있는 깃발이 가을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다. 고흐의 영혼이 펄럭이 고 있는 것일까?
우리는 화랑 옆에서 사과를 팔고 있는 노점상에서 사과를 몇 개 샀다. 노점상에는 마음씨 좋아 보이는 노인이 씩 웃으며 사과를 건네 준다. 사과를 바지에 쓱쓱 문질러 우직우직 씹으며 국립미술관쪽으로 걸어가는데 빗방울이 떨어어지기 시작한다.
"여보, 비도 피할겸 커피를 한잔 할까?" "비싸지 않을까요?" "노점에 있는 커피점인데...."
우리는 그 빗방울도 피할겸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앞에 자리 잡고 있는 노점의 커피숍으로 들어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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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앞의 노점상에서 사과를 사들고 우직우직 씹어먹다가 그림을 배우기 위해 허기진 배를 움켜지고 100km를 걸어선 간 고흐와 그의 헤진 구두를 생각하니 그만 가슴에 이슬이 맺힐 것만 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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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컬레의 구두'. 파리. 1886.11. 캔버스 유채. 37.5*45cm. 암스테르담. 빈센트 반 고흐 국립미술관 |
☞ 빈센트 반 고흐 미술관 안내
▲ 위치 : 주변에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과 시립미술관과 접해 있음 ▲ 주소 : Van Gogh Museum, Paulus, Potterstreet 7. 1071 Cx Amsterdam, The Netherlands 전화 : (31) 20 570 5200 ▲ 교통 : 트램. 2, 3, 5, 12번 바를 레슈트라트 Halte Van Baerlestraat 정거장 하차, 16번 무제움프레인 Halte Museumplein 정거장 하차 ▲ URL : www.vangoghmuseum.nl ▲ 시간 : 10:00 - 17:00 (월-토) 10:00-16:45(일, 공휴일) ▲ 사진촬영 : 촬영금지 ▲ 전시장 안내 - 1층 : 19세기 유럽의 주요 흐름인 낭만주의, 사실주의, 인상파, 후기인상파, 신인상파, 상징주의 등을 전시, 그의 활동 당시 예술환 경을 보여주고 있음. - 2층 : 유화 작품이 집중 전시 - 3층 : 드로잉과 고흐 형제가 모은 우키요에 컬렉션 - 4층 : 고갱과 로트렉이 그린 고흐의 초상들의 작품들을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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