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108일간의세계일주

[16] 렘브란트를 찾아서(3)

찰라777 2004. 2. 4. 09:30
.... 암스테르담(9) ....



□ 꽃을 든 남자

** 이 칼럼을 방문하신 여러분에게 암스테르담에서 가져온
싱싱한 꽃다발을 선물로 드립니다. 한다발씩 가져가세요..^*^

이 꽃다발이 너무 멋있지 않는가요? 암스테르담 재래식 꽃시장에 서 금방 공수해온 꽃다발입니다.
여러분의 창가에 이 희망의 꽃다발로 향기를 가득 채워 드리겠습니다.















□ 운하 옆의 꽃시장에서..

“여보, 이제 그만 나가지요?”

아내는 한 참 동안 그림을 바라보고 있는 내가 답답했던지 밖으로 나가자고 했습니다. 이 런 점이 여행 중에 아내와 내가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지요. 아내는 자연여행과 쇼핑을 더 좋아하고, 저는 자연여행도 좋 아 하지만 역사의 흔적과 지나간 인물에 대한 탐구도 관심이 많거든요.

자연여행은 누구나 신선한 공기속에 묻혀있다보 면 별로 피곤한줄을 모르지만, 역사와 인물의 탐방은 아무래도 관심이 없는 분들에게는 따분하고 힘이들지요. 과거의 상황으로 돌아가 그 속에 숨겨진 사건들을 음미해보고, 그 사건들이 지금의세상에 미치는 시대적 영향, 그리고 사진도 찍 어야 하므로 자연 많은 시간이 걸리게 되질 않겠습니까?

그러니 아내가 보기엔 믿도 끝도없이 시간을 소비하는 나를 보면 그저 안달이 날 수밖에 없지요..하하하

암스테르담의 재래식 꽃 시장
“그럼... 이제 렘브란트 하우스로 가볼까?”
“또 그 미술가 인요? 다른 데는 안가고요?”
“그럼... 꽃시장을 먼저 들릴까?”

아내의 불만 섞인 어투에 다소 미안해하며 우리는 싱겔 Singel 운하 근처에 자리한 재래 꽃시장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아내는 꽃에 관한 한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고, 꽃을 가 꾸기를 매우 좋아 합니다.

꽃시장엔 꽃의 나라답게 씨앗에서부터 화분에 이르기까지 꽃에 대한 모든 것들을 전시되어 있 었습니다.

꽃으로 장식된 시장 안은 너무도 인간적이고 아름다웠습니다. 운하를 따라 쭉 늘어선 꽃시장.
꽃을 든 남 자!
세상에서 가장 멋있는 남자는 꽃을 든 남자가 아닐까요? 또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도 꽃을 든 여자가 아닐까 요?

실제로 북유럽에는 꽃을 든 남자들을 거리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아니...무슨 남자가 거리에서 다 꽃을 들고 다닌담..." 하면서 수근거리는 소리때문에, 체면을 중시하는 풍조로인해 꽃을 든 남자들이 매우 드물 수 밖에 없지 만...

아내는 아름다운 꽃들을 사고도 싶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꽃을 사들고 돌아다닐 수는 없는 일. 아내는 꽃 대신 마 그네틱으로 만든 싸구려 액세서리를 몇 점 샀습니다. 암스테르담의 오래된 벽돌 저택, 풍차, 나막신 등의 모형을 한 액세서리인 데 무척 정감이 가는 것들이었습니다.

내가 역사탐방을 할 때 아내가 지루해 하듯이, 아내가 쇼핑에 빠질 때에는 내가 지루해 집니다. 아내는 이런 시장을 돌아보는 것을 너 무도 좋아 하거든요.

하여간.... 아내에게 아이쇼핑의 만족감이 어느정도 채워진 후, 우리는 꽃 시장에서 나와 운하를 따라 렘브란트 하우스까지 걷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지도상에 나오는 위치 보다는 꽤 먼 거리였습니다 .


멋있는 집도 한채씩 드리겠습니다. 네덜란드가 17세기 동인도회사를 설립하여
황금기를 구가 할때에 지어진 멋있는 벽돌 저택들이랍니다.



벼룩시장 근처에 있는 렘브란트 하우스.

□ 렘브란트 하우스


묻고 물으며 찾아간 렘브란트 하우스는 벼룩시장 근처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표시판도 너무 작고, 건물도 작아서 찾는데 무진 애를 먹어야 했던 한 화가의집.

“아니....당신이 무슨 그림전문가라도 되는가요? 이렇게 힘들게 찾아와야 한다니...”

아내의 질책을 받아가며 찾아간 렘브란트 하우스는 렘브란트가 20대 초부터 17년 동안 살았던 집입니다.

특히 이 집은 그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뛰어나다는 ‘야경’을 그렸던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내가 이곳을 굳이 와보고 싶은 것은 그의 손떼 묻은 작업실을 보고 싶어서였기 때문입니다.

조그마한 5층 집으로 기억되는 그의 집에는 그가 생활하던 살롱, 식당, 침실, 프레스 작업실 등이 잘 복원되어 있었습니다. 또 250여점에 달하는 에칭 판화, 드로잉 등이 적나라하게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그가 떠나 간지 300년이 지난 다음에도 그의 체취는 이곳에 남아 있습니다. 그가 사용했다는 침대와 소장품들도 그대로 잘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그는 어떤 생 각들을 하며 이곳에서 그림을 그렸을까? 빛과 어두운 그림자만이 그의 가슴속에 가득 채워져 있었던 것일까?

그의 집을 나와 운하위의 다리에 있는 카페에서 시원한 하이네켄 맥주를 마시면서도 나는 네덜란드를 상징하는 고흐와 렘브란트라는 두 거 장들의 모습이 뇌리에서 떠나지를 않았습니다.

나는 두 인간상을 번갈아 떠 올리며 그들도 바라보았을 운하를 하염없이 바라보았습 니다.
운하위에는 지는 해와 더불어 석양의 장막이 서서히 내리고 있었습니다. 그 때에도 이 운하 위에는 해가 이렇게 지고 이었 겠지요.



예술이란 무엇이며
삶이란 무엇일까?

찰나의 순간
나는 어디에 있는가?

노을이 비추이는 강물
빈 잔에 채워지는 의문 덩어리

흘러가는 운하위로
무심한 갈매기만 날고 있네.



찰나의 순간을 열심히 살아가는 게 나의 좌우명이지만, 중생인 나는 여전히 의문 덩어리로 가득차 있는 내 자신을 보곤합니 다.
-<계속>-
글/사진 challa




노을이 비추이는 강물, 빈잔에 채워지는 의문 덩어리




지친 다리를 잠시 쉬며 맥주 한잔으로 갈증을 푸는 순간에도 그림에 목숨을 걸다간
고흐와 렘브란트가 뇌리에서 떠날질 않아... 예술이란 무엇이며, 삶이란 무엇일까?
글라스 속으로 암스테르담의 석양노을이 사라져 가는데, 중생의 가슴엔 의문만 더 커져가네.



* ‘야경’그림들은 “web Gallery Atr"에서 인용하여 왔음을 밝힙니다.



...아내와 함게 떠나는 배낭여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