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108일간의세계일주

[18] 잔세스칸스

찰라777 2004. 2. 6. 13:31
.... 잔세스칸스 ....



그림처럼 아름다운 잔세스칸스의 풍차마을 정경


마치 보트 같은 나막신 위에 앉아있는 여인은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풍차마을에 있는 네덜란드의 전통가옥
□ 잔세스칸스 ‘풍차마을’

“정말 아름답군요!”
“동화 속의 나라에 온 것 같네.”

우리는 풍차가 있는 곳으로 나 있는 멋진 길을 걸어갔다. 잔세스칸스의 풍차마을 풍경은 글로 쓰기에는 표현 불가능 할 정도로 아름답 다.

운하를 건너는 나무다리, 하얀 테두리를 한 네덜란드 전통가옥인 나무집, 그 전통가옥 사이사이로 마치 도로처럼 나 있는 운하…. 그 아름다음을 도저희 글로는 쓸 수는 없고 서투른 사진이나마 실어 대신해야만 할 것만 같다.(맨 아래 사진들 참조)

풍차마을 옆에는 나무를 깎아 나막신을 만드는 공장인 크롬펜 Klompen 이 있다.

“신발이 너무 깜직해요!”
“당신의 발에 맞는 걸로 한번 골라 보구려.”

공장으로 들어가는 쇼룸에는 눈이 뒤집힐 정도로 아름다운 신발들이 진열되어 있다. 정말 누구나 한 번 쯤 신어보고 싶은 신발들이다.

공장 안으로 들어가니 한 직공이 나막신을 제조하는 과정을 설명해 주는데, 그는 나막신을 신고 마치 스케이트를 타듯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박력 넘치 게 설명을 한다. 그 표정이 얼마나 재미있던지 코미디안 쇼를 보는 것 같다.


크롬펜의 나막신공장 입구에 걸려있는 나막신
□ 향수를 느끼게 하는 나막신

나는 그 나막신을 보면서 먼 예날 우리 선조들이 신었던 나막신을 떠 올려 보았다. 내가 아주 어린시절에도 우리 마을에는 그 나막신을 신고 다니는 어른들이 계셨다. 그렇담 나막신 제조기술은 우리나라가 먼저가 아닐까?

아내는 나막신이 너무나 비싸다고 혀를 내두르며 밖으로 나가자고 했다. 나막신 공장 밖에는 초대형 나막신이 진열되어 있다. 나막신 안으로 들어가 있으면 마치 보트를 탄 기분이다.

나막신이 얼마나 크던지 몸 전체가 잠기고도 남는다. 크아~ 이건 걸리버나 신는 신 이잖아!… 어쨌든 오늘은 걸리버가 한번 되어보자.

나막신 공장 옆에는 풍차를 비롯한 각종 기념품을 파는 숍이 있다. 그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나는 풍차를 그리고 있는 한 노인을 만났다. 그림을 그리는 모습이 얼마나 진지 하던지 존경스러운 마음이 절로 날 지경이다. 평생을 이곳에서 살며 풍차를 그리고 있다는 할아버지는 나를 위해 기꺼이 포즈를 취해 준다.

그림들의 값이 만만치 않다. 내가 그림을 사지 못해 죄송하다고 했더니 전혀 괜찮다고 하며 씨익 웃는다. 그 웃는 모습이 너무 천진하다. 인생을 느긋하게 살아가는 그 할아버지 화가가 부러울 뿐이다.

평생동안 풍차만 그리고 있다는 풍차마을의 할아버지
우린 나막신 공장을 나와서는 치즈공장을 돌아보았다. 치즈의 종류도 참으로 많다. 치즈 맛을 보는 데도 한참을 걸려야 한다. 맛만 보 아도 배가 부르다.

치즈를 파는 종업원들도 네덜란드 전통 의상을 입고 있는데 마치 동화 속에 나오는 공주들처럼 예쁘다. 아내는 치 즈를 작은 걸로만 골라 몇 개를 샀다.

우리는 풍차마을의 어느 바닷가에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은 호스텔에서 아내가 준비해온 빵이다. 토스트에다 치즈를 발라 야채를 넣어 만든 아내의 솜씨는 언제나 정성의 맛이 들어있다. 아내는 나를 지탱해 주는 영양사다.

갈매기와 오리들이 우리 주위를 뱅뱅 돌고 있다. 이 놈들이 냄새를 맡은 모양이다. 빵 쪼가리를 던져 주니 서로 먹으려고 떼거리로 달려든다.

마치 백설공주같은 치즈공장의 아가씨
오밀조밀하게 전통가옥이 서 있는 풍차마을은 상상을 초월 할 정도로 아름답다. 바닷가에 늘어서 있는 카페와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이 모두가 동화 속에나 나올법한 건물들이다. 보트를 타고 멀어져가는 풍차마을을 바라보는 것은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 하다.

우린 마치 동화 속에 나오는 백설 공주와 왕자가 된 착각 속에 빠져 암스테르담으로 다시 돌아 왔다. 오후시간은 헤이그에 있는 ‘마두로담’을 가기로 했던 것.

피같이 아까운 시간을 그냥 보낼 수 없다는 것이 아내의 생각이다. 아내는 살아가는 시간이 정지 되어 버리면 어떠나 하는 생각을 하 고 있는 건 아닐까? 무엇이든지 하나라도 더 보고 싶어 한다. 그냥 정지되어 있으면 불안할까? 마치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처럼 걸을 수 있을 한 세상의 많은 것들을 다 보고자 한다.

어린아이들처럼 볼이 상기되어 있는 아내를 바라보면서 나는 깊은 상념에 잠긴다. 우리가 언제까지나 이렇게 함께 살아갈 수는 없겠지. 언젠가는 헤어져야할 운명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질 않는가! 아내가 먼저갈지 내가 먼저갈지 그건 모른다.

어허~ 내가 왜 이런 부질없는 생각을 하고 있지. 나는 상념을 털어버리기라도 할 듯 고개를 흔들며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살아숨쉬는 동안 이렇게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면 되질 않겠는가.

암스테르담 중앙역으로 돌아와 우린 다시 헤이그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아내 덕분에 걸리버가 한번 되어 볼까?

-계속-

글/사진 : challa





풍차마을로 가는 버스. 버스에 나막신의 모습이 이채롭다.





동화나라 같은 풍차마을의 모습





나막신공장 쇼룸에 진열되어 있는 신발들





나막신 제조과정을 설명하는 직공의 모습. 그는 나막신을 신고 스케이트를 타듯...





쇼룸에 진열된 깜직힌 나막신들. 한번 신어보고 싶지 않으세요?



풍차마을 나막신공장 쇼룸에 진열된 깜직한 나막신






그럼 우리도 한번 타볼까?





갈리버가 신었던 나막신인가?





갈매들과 함께한 점심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