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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가 아름다운 집에서...

찰라777 2007. 9. 11.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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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포천시 영중면 금주리라는 작은 마을입니다.

마을 삼면은 산들이 마치 팔로 안은 것처럼

호수와 함께 작은 마을을 가슴에 품고 있습니다.

 

다만, 마을로 들어오는 입구만 확 트여져

작은 호수가 면경처럼 잔잔한 수평을 이루고 있습니다.

나는 호수가 아름다운 작은 오두막에 며칠간 머물고 있습니다.

 

호수 건너 저편 산허리에 해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해가  넘어가는 고도에 따라

산과 하늘, 구름들이 마술처럼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면경지수 너머로 구름이 일고

구름 너머로 낮고 높은 산들이

다가 설수 없는 아름다움을 간직한 채

겹겹이 고결한 모습으로 서 있습니다.

 

이곳 호수가 아름다운 작은 집에는

PC도, 전화도, 신문도, 없습니다.

보이는 건 산과 호수, 그리고 하늘뿐입니다.

인터넷을 하려면 포천시나 일동으로 가야만 합니다.

그래서 블로그에 글도 자주 올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컴이 없는 낮과 밤의 시간들이 좋습니다.

산책과 사유하는 시간이 저절로 늘어나고 있고,

마음과 눈과 손이 자유로운 '휴식'을 만끽하며 편하게 쉬어집니다.

 

몸을 흐르는 피는 넘치는 '산소의 강'에서

요동치며 심장에서, 머리로, 팔로, 발로....

빠르게 헤엄쳐 다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심장의 작동이 힘든 아내가 숨을 쉬기가 한결 편하다고 합니다.

심장이 힘든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이 산소의 강을 자유롭게 헤엄치게 하고 싶습니다.

 

오늘은 하늘이 유난히 요술을 부리듯 변화가 무쌍합니다.

저 하늘의 심장에도 산소의 강이 요동을 치고 있는 것일까요?

그야말로 한 폭의 아름다운 동양화를 그려놓고 있습니다.

 

호수너머로  한가닥 구름이 일고

구름너머로 낮은 산이 검은 그림자를 드리우며

먼저 깊은 잠속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지만

높은 산에는 아직 햇살이 비추이고 있는 낮의 시간입니다.

그래서 높은 산은 낮과 밤을 함께 공유하고 있는가 봅니다.

 

호수가 아름다운 작은 집의 골방에서 이 정경을 바라보고 있는 나는,

문득, 산과 구름 위를 떠도는 '시인'이라도 된 것 같다는 

착각에 빠져 들어가고 있습니다.

 

 

-호수가 아름다운 집에서...글/사진 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