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Myanmar

[미얀마기행4] 밍갈라바!

찰라777 2004. 12. 6. 08:47
찰라의 미얀마 체험기
...맨발로 기어간 미얀마...


□ 밍갈라바!


- 오늘 하루밤 신세를 질 양곤의 '샨'이라는 절. 불빛이 꺼질듯 가물거려....


"밍갈라바!"(안녕하세요?)
"밍갈라바! 안.녕.하.세요?"

마중 나온 한국인 근로자들에게 비행기안에서 론니플레닛을 보고 열심히 외웠던 인사말을 던져본다. 그들이 서투른 내 인사말을 듣고 반색을 한다. 그리고 되려 한국말로 인사를 건내 온다. 내 무거운 배낭을 건내 받은 그에게 나는 다시 말한다.

"쩨주대!"(고마워)
"쩨주띤 바대!"(감사합니다)
"야 바대!"(천만예요!)

뭐? 받아버리겠다고? 어휴, 제발 받지는 말아줘. 그런대 '야바대'는 '천만예요' 란 뜻....
내가 고작 외운 말은 '밍갈라바'는 인사말과 '쩨주베'라는 감사의 표시말. 그래도 그들은 엄청 좋아한다. 발음이 잘못되어 걍 '세수대 야'라고 해도 알아듣는다
방콕에서는 '코큰 놈!(코큰 캅)'이라고 말해도 '감사합니다'란 말로 알아듣더니... 이거 세수대야란 말도 쓸만하네. 크크크...^^

"밧, 짯, 낍"

이게 또 무슨 소리냐고요? 밧은 태국돈, 짯은 미얀마 돈, 낍은 라오스돈의 화폐 단위인데 첨엔 그 돈 화폐단위를 듣도 어찌나 웃음이 나오던지... 화폐단위 치고는 히안한 말이다.



- 불빛조차 희미한 양곤 국제공항. 우리나라 어느 시골 도시 풍경 같군요.

□ 가난해서 미안하다니...

“우리나라 가난해서 미안해요!

우리를 마중 나온 청년 한 사람이 내 배낭을 받아들며 말한 첫 일성이다. 그의 어눌한 한국말을 듣는 순간, 어쩐지 콧날이 시큰해지고 가슴이 찡~하게 울려온다. 가난해서 미안하다니... 이게 무슨 소리일꼬? 무거운 짐을 받아주어 내가 되려 미안한데...

서울에서… 우리들만 여행을 떠나게 되어 아이들에게 ‘미안, 미안, 미안하다’를 여러 차례 말하고 되풀이하며 이별의 키스를 볼에 퍼붓고 왔는데… 여기 와서 까닭도 없이 상대에게 미안하다는 소리를 듣다니… 하~ 미얀마는 미안한 나라인가?

가난은 죄가 아닌데… 가난은 미안함이 아닌데… 어찌하여 그는 처음 만나는 우리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할까? 오늘 새벽 4시에 일어나 방콕 돈무앙 국제공항에서 6시간을 기다린 후 다시 MAI로 갈아타고 밤 9시 20분에 도착한 양곤 국제공항은 어 둡다.





- 불빛이 휘황찬란한 방콕 돈무앙 국제공항. 양곤 국제공항과는 퍽 대조적.


희미하고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미안하다는 그 한마디... 우리도 한 때 보리 고개로 끼니를 걸려야 했던 가난의 세월이 있었다. 불과 몇 십 년 전 일이다. 미군이 먹다 버린 깡통에서 먹 거리를 찾으며, 헐벗고 굶주림에 시달렸던 세월, 그리 멀지 않은 우리의 과거사가 아닌가?

양곤 공항에는 한국에서 일하다 귀국한 근로자들이 네명이나 마중을 나와 있었다. 한국에서 일할 때 모두가 산디마 스님의 정신적인 도움을 받은 사람들. 그들은 우리들의 짐을 받아 택시에 실었다.

쾌쾌한 땀 냄새가 풍기는 양곤 국제공항은 우리나라 어느 시골 소도시의 공항 규모 같다. 오늘밤 어느 절에서 하루 밤을 묵기로 한 우리는 그 중 택시운전을 하고 있다는 근로자의 자동차를 타고 어두운 공항을 떠났다.

‘전쟁의 종식’이란 뜻으로 랭군이란 이름을 양곤으로 바군 시내는 자동차도 뜸하고 조용하다. 100여 민족이 화합하여 잘 살아보자고 국호를 ‘버마’에서 ‘미얀마’로 바꾸기까지 했다는데…

한반도의 3.5배 크기에 해당하는 국토, 인구 5,240만 명(2003년 통계), 티크 목, 루비, 금, 은 등 무지무지 풍부한 천연자원, 남북의 길이가 무려 2,050km로 길게 내리뻗어 마치 한마리 가오리처럼 바다와 육지에 접한 ‘황금의 나라’로 알려진 미얀마는 어찌하여 세계 최빈국으로 전락하고 말았을까?



- '우리나라 가난해서 미안해요'라고 말하는 '삐이쇼'의 천진한 모습. 그는 한국에서 6년간
근로자 생활을 하다가 돌아온지 3개월밖에 되지 않았다는데....


60여 년간 영국의 통치를 받다가 아웅산 장군이 이끄는 독립군에 의하여 1948년 독립한 미얀마는 아웅산 장군의 피살과 더불어 네윈이 군사 쿠데타를 일으킨 후 지금까지도 군부 독재정권의 통치가 계속되고 있다.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아웅산 수지 여사(아웅산 장군의 딸). 그녀는 1990년 총선에서 무려 82%라는 절대적인 득표를 얻어 승리했으나, 군부는 이 선거를 무효화 시키고 수지 여사를 지금까지 가택연금 시키고 있다. ‘아웅산’이라는 아웅 말만 뻥긋해도 잡혀간다고 하는 폐쇄적인 나라 미얀마!

유래 없는 인권탄압으로 세계민주국가로부터 각종 경제 재제조치를 받고 있는 미얀마는 가난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미 얀마는 UN 사무총장을 역임했던 우탄트와 세계 도처에 선 센터를 설립하여 위파사나를 전파하고 있는 고엔카 같은 위대한 정신적인 인 물을 배출한 나라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가난해서 미안해요!”

샨이라는 절에 도착하여 우리들의 짐을 내려 숙소로 들고 가면서 자신을 삐이쇼라고 소개한 그가 다시 볼멘소리로 나에게 말한다. 그 말을 들으니 왠지 슬프면서도 따뜻한 인간애가 다시 마음속 깊이 스며든다.

‘아니야, 삐이쇼, 가난은 미안함도 죄도 아니라오. 물질적인 가난은 우리 모두가 극복해야할 난제이지만, 당신의 그 미안해하는 넓은 마음은 나를 매우 풍부하게 매료시키고 있어… 당신은 진정한 부자야.’

나는 애절한 마음이 되어 삐이쇼의 뒤를 따라 전기불이 금방 꺼질 듯 가물거리는 절의 어느 홀로 들어갔다. -계속-


* 방콕 돈무앙 국제공항을 6시간 동안 배회하며...







공항내에 이처럼 발 마사지, 전신마사지, 쇼핑상가가 줄줄히 운집해있다. 돈을 뿌려라! 어리석은 자들아! 방콕은 관광객의 속 주머니까지 훌터 내는데, 양곤의 공항은 쇼핑센터는 커녕 불빛 마져 어둡다.


* 인천공항을 출발하는 미얀마 불교 성지 순례팀



☞Tour Tips

◆ 환전

- 화폐단위 Kyats(짯). 미화 1달러당 환율 930~960짯. 환전은 은행에서 하지말고 암시장인 보족마켓(Scott Market), Bogyoke Aung San Market 등 프리마켓에서 할것(은행공식환율과 배 차이).
- 양곤이 환이 가장 좋으므로 미얀마에서 쓸돈을 헤아려 양곤에서 전부 환전을 함이 편리
- 미얀마에서 신용카드, ATM, 여행자수표는 일단 쓰지 못한다고 생각하라. 미얀마 돈 아니면, 달러만 통용되니다고보면 된다.

◆ 방콕에서 미얀마 항공(MAI)로 갈아타기

서울에서 TG로 갈 경우 돈무앙 출구에서 우회전 환승창구로 가서 반드시 출발전 2시간 전에 보딩패스를 받아 환승할 것. 짐은 서울에서 양곤 까지 부친다.
MAI가 가격이 좀 산 반면 8시간 정도를 기다려야 함.
그러나 밖으로 나가면 500 밧의 공항세를 물어야 하므로 공항내에서 발마사지(100~300밧 정도)를 받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음
그러나 TG 좌석이 있으면 가격이 좀 비싸더라도 TG를 이용함이 편리함. TG는 서울에서 환승 보딩패스를 다 주고, 대기시간도 짧기 때문.

(찰라의 예): TG659 인천-방콕 10:15발/13:50착, MAI 방콕-양곤 20:30발/21:15착(돈무앙에서 인터넷, 쇼핑가를 어슬렁 거리다 환승


[출처 : mukebo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