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Myanmar

[미얀마11] 만고풍상 겪어온 보리수 나무야!

찰라777 2005. 1. 5. 19:14




인도 부다가야에서 종자를 가져온 보리수나무가 세월을 말해주고 있다.


그래도 미얀마에선 사원이 민중들의 기도와 신앙의 대상 처이자 놀이터요, 산책코스이며, 데이트 장소다. 우리가 남문으로 올라가니 커다란 보리수나무가 하늘을 덮고 있다. 사람들이 그 보리수 나무아래에서 쉬기도 하고 기도를 드리기도 하며, 가져온 음식을 먹기도 한다.

이 보리수나무는 인도의 아쇼카왕 시절 스리랑카로 불법을 전하러간 마헨드라 장로가 부다가야 보리수의 남쪽가지를 꺾어 식수를 하였는데, 그 보리수 종자를 미얀마로 모셔와 심은 것이라고 한다. 말하자면 고오타마 싯다르타가 정각을 이룬 보리수나무의 손자의 손자뻘 되는 나무다.

보리수나무는 만고풍상을 겪은 듯 엉클어지고 설크러져 있다. 만고의 중생들의 고난이 이 나무에 모두 각인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보리수나무 가지처럼 중생은 죽지 않으려는 듯 중심을 향하여 단단히 붙어 있다.

그 밑에 아이가 누워서 자고 있다. 엄마는 자고 있는 아이에게 부채질을 하고 있다. 부처님이 내려보는 곳. 보리수나무는 그늘 아래서 밥을 먹고, 잠을 자고, 한가로이 쉬고 있는 중생 들을 말없이 껴안고 있다. 나무는 알리라. 중생들의 고달픈 마음을…



보리수나무 그늘아래 쉬고 있는 미얀마의 시민들



□ 만고풍상 보리수나무


보리수나무야
그대 몇 겁을
지나온 중생인고?
만고풍상 겪어온
그대는 중생의
고단함 알겠구나.
그래서 그 무성한 입새
사방에 뻗치었느뇨?
그대 품안에 고달픈
중생 쉬어 가노라.



옥 부처님 밑에 여인들이 한가롭게 쉬고 있다. 만고풍상을 겪어온 보리수나무 그늘아래 모든 세상의 시름을 다 놓아버리고 평화롭게 앉아있는 모습이다. 옥 불을 모셔놓은 사원 안에는 담소를 하는 사람, 음식을 먹는 사람, 기도를 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어떤 형식에 구애를 받지 않고 자연스럽고 편하게 앉아있다.

아이들이 부모님의 손을 잡고 다정하게 사원을 거닐고 있다. 어릴 적부터 불교를 생활화 하는 그들의 모습은 무척 자연스러워 보인다. 아이들끼리 손을 잡고 다니는 모습도 보인다.


(2004.10.31 미얀마 양곤에서 찰라 글/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