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가산에서 내려와 감천마을이라는 곳에서
점심으로 자장면을 한그릇 훌떡 먹고 석송령을 찾아갔다.
600년을 넘게 살았다는 석송령은
진이 다 빠져 나간 나를 두팔 벌리며 반겨주고 있었다.
오~ 석송령이여! 부자나무여!
그대는 이 땅이 진실을 알고 있겠지요.
1000평의 부지에 묵묵히 서 있는 석송령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세금을 내는 부자 소나무이다.
동서길이 32m 높이 4.2m나 되는 거대한 소나무는 영험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우람한 몸통, 구비구비 뻗어내린 줄기!
이 풍진 세상의 모든 고난을 안고 있는 듯....
조선 초기에 이 마을에 홍수가 나서
마을 앞을 흐르는 석간천에 떠내려오는 어린 소나무를
한 마을 사람이 건녀 심어 놓았다는데....
자식이 없던 이 마을의 이수목이란 노인이
석평마을의 영험있는 나무란 뜻으로
'석송령'이란 이름을 지어 주었단다.
그리고 이수목씨는 자기 소유의 땅 1191평을
나무에게 상속까지 시켜주고 세상을 떠났단다.
참으로 욕심이 없는 노인이다.
그리하여 석송령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종합토지세를 내는 나무다.
자식이 없었으니 상속을 시켜줄 사람도 없었겠지만
그 노인의 생각이 참으로 가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마을 사람들은 석송계를 만들어
이를 관리하고 해마다 마을에서 이 나무에게
무사태평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낸단다.
그러니 이수목 할아버지는 죽어서도 나무 덕분에
마을 전체주민들로부터 제례를 받고 있는 샘이다.
옹골차게 뻗어 있는 나무가지는
언제나 마을에 싱싱한 기운을 불어 넣어 주고 있다.
그 밑에 가만히 있기만 해도 나무의 기운이 절로 느껴진다.
석송령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며 우리는 자리를 떴다.
나무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기를 나누어 주고 있었다.
오, 그대 석송령이여!
이 땅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 넣어 주소서!
슬픔과 반목을 몰아내고
기쁨과 화해을 내려 주소서!
심장병을 앓고 있는 환우들에게
용기와 기 를 불어 넣어주어
속히 쾌유되어
남을 위해 봉사하는 기회를 주소서!
석송령 그늘 아래서 오늘을 살아숨쉬며 살아갈 수 있음을 감사드립니다.
석송령은 그저 향기를 내 뿜으며 침묵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다시뛰는 심장으로 "
새로운 생명으로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심장병 환우님들의 쾌유와 건강을 기원드리며...
-예천 석송령 그늘 아래서 찰라-
*석송령에 대한 세금은 마을의 '석송령보존회'에서 석송령이름으로 매년 납부를 한다고 하는데,
참고로 2008년 세금은 44,250원 납부했다고한다(자료: 예천군청 문화관광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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