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섬진강일기

이게 뭔지나 아시나요?

찰라777 2011. 11. 2. 07:28

추수 끝, 구례벌판에 하얀 유빙이 둥둥...

소의 여물로 쓰이는 곤포사일리지 덩어리

가을걷이 후 설치미술의 극치를 이루듯 놓여져 있어

 

   

추수가  끝난 황금벌판에는 볏짚을 말아 놓은 하얀 덩어리가 유빙처럼 여기어기 서 있습니다. 오늘 아침엔 안개가 끼어서인지 볏단은 꼭 거대한 빙산에서 둥둥 떠내려 오는 얼음덩어리처럼 보입니다. 안개에 덮인 산은 흰 빙산처럼 보이고, 산 밑에 여기저기 흩어져 서 있는 흰 볏단은 빙산에서 떨어져 내려온 얼음조각처럼 보입니다.

 

 

▲ 추수가 끝난 논에 하얀 유빙처럼 말려 있는 볏짚덩어리 곤포 사일리지  

 

 

이 하얀덩어리 물체를 곤포사일리지라고 부릅니다. '곤포(梱包)'란 거적이나 새끼 따위로 짐을 꾸려 포장한 짐을, 사일리지(silage)는 사료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볏짚의 무게는 하나에 300~700kg정도 된다고 합니다.

 

 

콤바인으로 벼를 베고 나면 볏짚이 남습니다. 볏짚은 대부분 한우의 되새김질 사료로 쓰이기 위해 롤로 감겨집니다. 더러는 양송이버섯의 배지 또는 인삼밭의 퇴비로 이용되어 결국 다시 퇴비로 농경이에 환원이 됩니다.

 

 

▲300~700kg 되는 곤포사일리지

 

 

터랙터로 짚초 작업을 하고 나면, 원형 베일러가 볏짚을 둥그렇게 말아 올립니다. 둥그렇게 말려진 볏단은 래핑기를 이용하여 한쪽으로 치워 놓거나 트럭에 실어 올립니다.

 

 
예전에는 낫으로 벼를 베어 볏단을 지게로 날라다 대부분 집에서 탈곡을 하였지요. 그리고 볏단을 쌓아 두었다가 작두로 썰어 소에게 먹이는 여물로 사용을 하였는데, 요즈음은 이 일을 모두 기계가 해내고 있습니다.

 

 

▲ 안개 속에 서 있는 하얀덩어리는 마치 얼음덩어리처럼 보인다  

 

 

곤포사일리지는 두 달정도 발효가 되면 배합사료에 섞여 겨울철 소먹이로 사용됩니다. 사일리지는 단백질과 섬유질, 젖산균이 많아 소에게 먹이면 소의 육질향상과 소화에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그런데 가을 걷이 후 유빙처럼 둥둥 떠있는 듯한 콘포사일리지 덩어리는 희망을 노래하듯 춤을 추며 설치미술의 극치를 이루듯 자연스럽게 들판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소들의 먹이로 돌아가서 결국 다시 사람들의 입으로 들어 올 자연의 순환고리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농부들에게 풍요를

소들에게 먹이의 축복을... 

 

(2011. 10.31 구례 수평리 들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