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임진강일기

기러기들이 V자형 편대를 이루는 이유

찰라777 2013. 10. 3. 06:56

기러기 V자형 편대가 아름다운 이유

기러기에게서 협동심을 배우자

 

 

10월 1일, 하늘이 맑고 푸르다. 가을 날씨 치고는 제법 쌀쌀하다. 찬 공기가 옷깃을 여미게 한다. 나는 긴 셔츠를 입고, 그 위에 등산용 재킷을 걸쳐 입었다. 텃밭에서 열심히 배추벌레를 잡고 있는데 어디선가 끼룩끼룩 기러기 소리가 들려온다.

 

▲ 높고 멀리 날아가는 기러기 편대

 

"아니 벌써 기러기들이 날아오나?"

 

나는 배추벌레 잡는 것을 잠시 멈추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았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보아도 기러기들은 보이지 않았다. 내가 잠시 환청을 들었을까? 그러나 다시 기러기들이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지쳐서 기러기 편대에서 낙오되는 기러기. 그 뒤에 낙오된 동료를 격려하기 위해

다른 기러기들이 내려온다.

 

북쪽 하늘을 자세히 바라보니 까만 점들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분명히 기러기편대다! 그런데 기러기들이 어찌나 높이 날아가던지 너무 작아서 보이지 않았다. 저렇게 높게 날아가는 기러기들은 더 먼 남쪽나라로 갈 것이다.

 

기러기 편대에서 낙오가 된 기러기 한 마리가 낮은 곳을 비행하며 끼룩끼룩 울며 날아간다. 그러자 다른 기러기 두 마리가 편대에서 이탈하여 그 기러기에게로 왔다. 기러기들은 동료가 지쳐서 이탈하게 되면 이렇게 다른 동료들이 함께 격려하며 목적지를 향해 날아간다고 한다.

 

 

▲ 편대에서 낙오가 된 기러기를 돌보고 격하면서 날아가는 기러기들

 

 

 

기러기들은 보통 시속 50~90km 정도로 날아간다. 기러기들이 V자형으로 편대를 지어 날아가는 데는 깊은 사유가 있다. 앞서가는 기러기가 펄럭이며 날갯짓하면 맞바람과 부딪쳐 소용돌이 상승기류가 발생한다. 그러면 뒤에 따라오는 기러기들이 이 상승기류를 이용하여 맞바람의 저항을 덜 받고 힘을 아끼면서 날아갈 수 있다.

 

▲서로 협력하여 상승기류를 타고 멀리 날아가는 기러기들

 

기러기들이 이렇게 V자 편대를  지어 날아가면 혼자서 날아가는 경우보다 무려 70%나 더 멀리 날아 갈 수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매나 독수리 등 천적들의 공격을 방어하며 보다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다.

 

기러기들이 소리를 내는 것은 선두에 선 기러기가 지치지 않도록 격려해주기 위해서다. 기러기들의 격려 소리는 다른 기러기들에게 함께 자신도 멀리 날아 갈 수 있는 신념과 믿음을 주는 신호라고 한다.

 

▲기러기들이 V자형 편대를 이루며 날아가는 것은 뒤따라 오는 기러기가 바람의 저항을 적게

 받기위한 것이다. 기러기들은 리더를 차례로 맡아가며 먼 곳까지 날아간다.

 

선두를 지키던 기러기 리더가 지치면 뒤로 물러나고 뒤에 있던 기러기가 차례로 앞으로 서서 리더가 되어 편대를 리드한다. 이처럼 기러기들은 서로 격려하고 리더를 교체하면서 목적지까지 무사히 비행을 마칠 수 있다.

 

그런데 우리가 살아가는 인간사회는 어떠한가? 서로 격려를 해주기는커녕, 상대방을 헐뜯고 모함하여 무너뜨릴 궁리만 하고 있다. 또 반대를 위한 반대와 집단 이기주의가 판을 치고 있다.

 

 

▲기러기들은 흩어졌다가도 곧 다시 V자형 편대를 이룬다.

 

기러기만도 못한 것이 인간들의 사회다. 리더는 솔직하고 포용력이 있어야 대중으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다. 잘못한 것은 솔직히 시인하고 사과해야 진정한 리더로 재탄생할 수 있다.

 

"끼룩끼룩" 기러기 소리를 들으면 어쩐지 마음이 숙연해 진다. 계절이 오면 기러기들은 삶의 터전을 찾아 먼 길을 마다않고 날아온다. 협동심과 리더를 교체하며 비행을 하는 기러기들의 사회는 우리가 배워야 할 가장 큰 덕목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