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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탄여행20] 하마터면 국제미아가 될 뻔했던 델리공항

찰라777 2014. 2. 4. 03:23

하마터면 국제미아가 될 뻔했던 델리공항

예고도 없이 취소되는 인디아나 항공  

 

▲예고도 없이 취소된 인천행 인디아나 항공.

우린 하마터면 국제미아가 될뻔했다.

 

 

파로를 출발한 버스는 산을 넘고 강을 건너 다시 인도와의 국경 도시 푼촐링에 도착했다. 이제 해어져야 할 시간이다. 그 동안 우리를 안내해 주었던 쉐리와도 이별을 고해야 한다.

 

쉐리. 그 동안 정말 고마웠어요. 아내의 휠체어를 밀어주고 옮겨 주느라 너무 고생이 많았어요.”

, 아니요 미스터 초이. 저도 미스터 초이와 함께해서 즐거웠어요. 다음에 미시즈 박과 함께 꼭 다시 한 번 오세요.”

“미스 치미님에게도 고맙다는 말씀 전해주세요. 휠체어 잘썼다고요. 만약에 다시 오면 그 때도 쉐리가 안내를 해 주시겠소?”

물론이지요. 그것은 저의 기쁨입니다.”

 

 

 

▲부탄 푼촐링에서 인도로 넘어오나 극락세계에서

지옥으로 떨어진 것처럼 덥고 어지러웠다.


우리는 쉐리와 아쉬운 이별을 고하고 부탄 국경을 넘어 인도 자이가온으로 넘어갔다. 자이가온에서 지프를 타고 실리구리로 넘어가 그곳에서 하루 밤을 보냈다. 천둥과 소낙비가 내리는 밤은 습기가 차고 더웠다. 부탄이라는 극락세계에 있다가 갑자기 더운 지옥으로 떨어진 느낌이 들었다.

 

 

 

▲실리구리 호텔에서 마지막 라면을 끓여 먹었다.

 

다음날 아침 우리는 바그도그라로 가서 델리행 비행기를 탔다. 델리 공항은 여전히 붐비고 무지하게 더웠다. 우리는 출국수속을 마치고 지정된 20번 게이트로 탑승을 하러 갔다.

 

찰라님, 저기 우리비행기가 취소되었다는 표시가 떴네요.”

어디? 저런, 정말이네!”

 

인천으로 가는 비행기가 캔슬 되었다는 시그널을 발견하였다.

 

이거 어떻게 된 거지? 출국심사까지 다 마치고 면세구역에 있는데.”

 

면세구역에 있는 안내소에 가서 물었더니 인디아나 항공 파일로드들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갑자기 파업을 했단다.

 

그럼 우린 어떻게 해야지요?”

일단 다시 입국수속을 밟고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그 다음 에는요?”

그 다음에는 인디아나 항공사에 문의를 하십시오.”

 

 

▲델리공항 쇼핑 센터

 

할 수 없이 우린 안내원을 따라 다시 입국절차를 밟고 인도 델리공항 내로 나갔다. 그리고 인디아나 항공사에 다시 그날 밤 출발하는 비행기 표를 알아보았더니 표가 없다고 했다.

 

그런 경우가 어디 있소? 우리는 오늘밤 한국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조금만 기다려 보시오. 인디아나 항공이 아닌 다른 비행 편을 알아보겠소.”

 

거세게 항의를 하자 콧수염을 기르고 터번을 쓴 인디아나 항공 책임자가 우리를 달래며 조금만 기다려 보라고 했다. 비단 우리들뿐만 아니라 많은 승객들이 여기저기서 거칠게 항의를 하고 있었다.

 

인도는 시간관념이 없다. 조금만이 밤 12시가 지나도 소식이 없었다. 나는 다시 그 콧수염을 기른 책임자를 찾아가 우리들의 비행기 표가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었다.

 

새벽 1시에 출발하는 비행기가 한편 있습니다. 다만 이 비행기는 싱가포르로 가서 6시간 정도를 기다렸다가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로 갈아타야 합니다.”

할 수 없지요. 그 표라도 주십시오.”

 

 

▲델리에서 싱가포르를 거쳐 다음날 하루 늦게 인천공항으로 도착했다.

 

면세구역에서 국제미아가 될 뻔했던 우리는 가까스로 다시 입국절차를 밟고 나서 싱가포르로 오는 비행기를 타고 싱가포르에서 6시간을 기다린 후 인천공항으로 오는 싱가포르 에어라인을 탔다.

 

 

"덕분에 국가를 하나 더 거치게 되었네요."

"하하, 그런 셈이네. 여행이란 원래 트러불의 연속이고 시행착오 투성이지요."

 

싱가포르에 도착하여 우리는 라면으로 아침을 먹었다. 6시간 동안 공항내에서 기다리며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다가 인천공항으로 가는 싱가포르 에어라인을 탔다.  

 

 

▲싱가포르 공항에서 라면으로 아침을...

 

 

 

▲인천공항으로 가는 비행기 기내식

 

 

예정보다 하루 늦게 도착한 우리는 짐을 찾지 못하고 그냥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짐은 며칠이 지나도 오지 않았다함흥차사처럼  돌아오지 않는 짐이 딱 일주 일만에 도착을 했다. 그래도 집이 와 주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사를 해야 했다. 인도식 사고방식에 젖어든 것일까? 아무튼 인생은 정답이 없다.

 

상황에 따라 적응하며 살아가는 것이 인도인들이다. 인도에서 목격한 버스사고도, 거대한 열차사고도 인도를 여행하는 동안  단 한 줄의 뉴스를 듣지 못했다그래도 세상은 아무런 일이 없다는 듯 다시 돌아갔다 

 

지난 15일간의 인도, 시킴, 부탄 여행이 꿈을 꾼 것처럼 아득하게 멀어져 갔다.

하하, 인생은 일장춘몽, 내가 정말 꿈을 꾼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