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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 탄생지 아는 사람은 겨우 7퍼센트

찰라777 2014. 5. 12. 06:59

"석가 탄생지 아는 사람은 겨우 7퍼센트"

룸비니 알리기 발 벗고 나선 네팔인 케이피 시토울라씨

14.05.11 17:42l최종 업데이트 14.05.11 17:42l

 

부처님 오신 날 향운사 찾은 케이피 시토울라 네팔 가족

지난 5월 6일 부처님 오신 날에 수유리 북한산 자락에 위치한 작은 암자인 향운사 봉축법회에는 네팔에서 온 케이피 시토울라 가족이 참석하여 눈길을 끌었다. 그의 아내와 아들 수빈, 딸 수유나, 그리고 처제까지 온 가족이 함께 법회에 참석한 그는 이날 100여 명이 참석한 봉축법회의 유일한 외국인이기도 했다.

 


 

 
 힌두교를 믿지만 부처님전에 정성스럽게 절을 올리는 시토울라 가족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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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정성스럽게 부처님 전에 헌화를 하고 관욕의식에도 참석하며 법회가 끝날 때까지 매우 진지하게 봉축법회에 참여를 하였다. 네팔 관광청 한국사무소장을 맡는 그가 시내에 가까운 큰 절도 많은데 북한산 자락 작은 암자를 찾은 이유가 궁금했다. 부처님이 태어나신 나라 네팔에서 온 그와 함께 점심공양을 하며 자연스럽게 얘기를 나누게 되었다.

- 서울시내에 큰 절도 많은데 어떤 인연으로 온 가족이 향운사를 찾게 되었는지요?
"저는 절 규모에 상관없이 부처님의 자비는 어디나 같다고 봅니다. 그리고 저의 생각과 뜻이 맞고 같이 움직이는 것이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향운사는 저한테는 한국생활 20년 즈음에 진정한 불자로 받아들여준 의미 있는 절로 자비공덕회 봉사에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원래 불교에 관심이 많았었는데 지상스님께서 저에게 '석정(釋正)'이라는 법명까지 지어주시어 더욱 인연이 깊어지게 되었습니다."

- 네팔은 대부분 힌두교를 믿는다고 들었는데 시토울라 가족의 종교는?
"물론 힌두교이지요. 네팔은 불과 몇 년 전까지도 전 세계에서 유일한 힌두왕국이였던 나라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도 힌두교 왕자로 태어나서 29세에 부처가 되기 위해서 왕궁을 떠나신 분입니다. 그래서 네팔인 들은 힌두교의 한 부분으로 불교를 믿습니다. 어느 힌두교 유적에 가시면 불교가 모셔져 있고, 불교사원 옆에 가시면 힌두교가 모셔져 있습니다. 그래서 동시에 두 종교가 공존하고 있는 곳이면 어디든 종교가 무엇이라고 물었을 때 스님 아닌 분들은 거의 힌두교라고 답해서 숫자로는 힌두교가 많습니다."

- 부처님이 태어나신 나라 네팔에서 불교는 어떤 위치에 있나요?
"안타깝지만 부처님이 태어난 나라만큼 불교가 활발하지 않은 점은 가슴이 아픕니다. 저 또한 힌두교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부처님의 뜻을 전 세계에 전달하기 위해 우리부터 '부처님의 뜻을 실천해야 된다'라는 뜻으로 불교에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네팔 젊은이들이 해외로 많이 나가기 시작함으로써 근대에 와서는 네팔현지 및 해외에서도 불교가 더 많이 활성화 되고 있습니다."

불자들조차도 룸비니 위치 잘 몰라

- 그렇군요. 불교성지 룸비니를 한국에 적극 홍보하고 제등행렬 등 불교행사에도 적극 참여한다고 들었는데.
"네, 맞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한국에 발을 디딘 것은 92년도였습니다. 한국생활과 문화, 언어를 조금은 이해한 후에 확인한 결과 부처님의 탄생지인 룸비니가 인도라고 잘못 알려져 있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2007년 부처님 오신 날 우리 네팔단체가 조계사 앞에서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했는데 룸비니가 네팔에 있다고 답한 한국의 불자는 불과 7퍼센트에 불과했습니다. 불자들조차도 대부분 룸비니가 인도에 있다고 잘 못 알고 있습니다.

저로써는 매우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이 태어나신 룸비니가 네팔이라는 것을 정확하게 알리고자 네팔 교민회, 불자모임을 구성하여 매년 부처님 오신 날 연등 축제 등에 참여하여 이 사실을 알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지속적으로 활동해오면서 2007년도에 처음 성립된 주한 네팔 대사관 등 정부부처를 통해 한국 정부에 교과서 수정 등 요구를 하여 2011년부터 교과서 내용이 수정이 될 것이라는 보도까지 확인을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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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정'이라는 법명까지 받고 룸비니 알리기에 발벗고 나선 시토울라 씨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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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인연을 맺게 된 사연은?
"대학교졸업 후 몇 명의 친구들과 동남아 홍콩 등 여행에 나서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대학시절에 세계역사 속에서 아픈 과거를 가진 한국이 88올림픽을 개최하는 등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동양 문화에 관심이 많았는데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너무나도 앞서가 있고 해서 다음 성장지 또는 아직까지 네팔과 민간 교류가 활발하지 않은 한국에 대하여 많은 관심을 갖게 되어 92년도에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 한국에서는 주로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요?
"한국에 와서 문화와 역사를 배우면서 한국의 경제성장이 의류였다는 것은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처음 한국에 들어와서는 의류계통은 작은 기술만 배워도 많은 네팔인들한테 일자리 제공할 수 있는 분야였기에 나라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돈벌이도 되겠구나 하고 "의상 디자인"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졸업 후 세계 3~4위로 성장했던 한국 패션을 네팔에서 선보이기 위해 합작투자 등 학원설립 등 기획을 가지고 2000년도에 본국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불행하게도 네팔이 민주화를 위한 심한 내전 중이여서 같이 하기로 했던 기업이 투자를 못하게 된 동시에 의류사업에 대한 제 꿈도 멈추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힘들게 한국이랑 맺은 인연을 끊을 수가 없어 다시 두 번째 꿈으로 관광 사업을 선택 후 한국에 돌아와 잠시 항공사에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네팔이 한국에 잘 알려져 있지 않아 한국인에게는 매우 생소하게 느껴지는 나라였습니다. 그래서 네팔투어란 법인을 설립하고 직접 여행업을 시작하면서 한국에 네팔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일에 나섰습니다.

그 당시에는 한국에 네팔대사관은 물론 영사관도 없는 실정이어서 2002년도부터 민간자격으로 네팔관광청 한국사무소를 개설하여 지금까지 그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그 이후 몇 해 전 부터 네팔의 음식문화도 알릴 겸 네팔 인도 정통 음식점인 옴 레스토랑을 삼청동과 광화문에 개점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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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님오신 날 북한산 자락 작은 암자 향운사를 찾은 네팔인 케이피 시토울라 가족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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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자격으로 네팔관광청 업무 맡아 네팔 적극 홍보

- 여행문화와 음식문화까지 민간사절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군요. 네팔교민과 근로자들을 위해서도 많은 활동을 하고 계시다고 들었는데요?
"한국생활 20년이 넘는 이 시점까지 네팔 교민의 대변인으로 초대 교민회 회장 등 여러 민간단체랑 손을 잡아 네팔이주민을 돕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에는 약 25,000명에 달하는 네팔 교민들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2010년도에 동대문에 쉼터개념으로 시작한 "네팔하우스" 을 한국에 거주하는 네팔인 들이 힘을 모아 2012년도에 서울 원남동으로 확장 이전하여, 쉼터포함,네팔인들의 한국적응을 돕고, 모임과 교육, 세미나 등  정보 제공을 할 수있는 작은 복합 문화공간으로 활용 되고있습니다. 선배로서 그분들의 좀 더 낳은 생활을 위해 제가 배우고 경험해온 바탕으로 저의 필요성을 느낀 어느 곳이든 찾아가고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저희가 보고배운 것을 저보다 못 배우고 힘든 사람들 그리고 아주 적은 돈이 없어 학교를 못가는 네팔 현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한국자비공덕회에서 하고 있는 네팔어린이 학자금 후원 사업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습니다."

- 참 많은 일을 하고 계시는군요.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까지 해온 사업 등 맺어온 인연으로 한국과 네팔이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세계의 지봉이라고 불려온 에베레스트의 나라 그리고 석가모니 부처님의 탄생지 '룸비니'의 나라 네팔을 한국과 좀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홍보 및 가교 역할을 할 것이며, 능력이 닿는 한 나눔의 정신으로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 열심히 뛰고 싶습니다."

한국과 네팔의 문화교류, 그리고 주한 네팔인들을 적극 돕는 등 민간사절로서 봉사 역할을 톡톡히 해낸 점이 인정되어 그는 2009년도에 서울시명예시민증까지 받았다. 한국생활 20년이 넘은 그는 한국인보다 한국어를 더 유창하게 구사를 한다. 앞으로도 한국과 네팔의 문화와 종교 교류를 위해서 적극적으로 활동할 것이라는 그는 자신이 켠 연등 아래서 활짝 웃었다. 

 


덧붙이는 글 | 네팔에 대한 궁금증이나 자세한 여행정보를 알고 싶으시면 네팔관광청한국사무소(http://www.nepal.or.kr, http://www.nepaltour.co.kr, 02-730-4845)나 이메일(kp4848@yahoo.com)로 연락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