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임진강일기

약호박을 수확하다

찰라777 2014. 8. 2. 10:26

8월 1일 금요일 땡볕

 

 

덥다!

정말로 답다!

마른 장마라서 그런지 땡볕이 불볕처럼 뜨겁다. 올해 들어 임진강 사이렌이 한버녿 울리지 않았다. 임진강 물은 바닥 수준이다. 이러다가 정말 사막화 현상이 오지않을까?

 

 

 

 

호박도 가뭄때문에 줄기가 시들시들하다. 그런 가운데도 약호박이 빨갛게 익어가고 있다. 그러나 너무나 가물어서 이대로 방치를 하면 호박 속이 골아 버릴 가능성이 크가. 마침 응규가 그의 누님, 두 누이 동생이랑 함께 왔다. 그래서 오늘 약호박을 전부 따내기로했다. 호박을 다 따내고 보니 약 60개나 된다.

 

 

그런데로 금년 호박 농사는 잘 된 편이다. 원래 단호박인줄 알고 파종을 했는데 이렇게 약호박이 훨씬 더 많이 자라났다.  우리 집에 20여 개를 남겨 놓고 응규내 식구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담아 주었다. 농촌에 오면 줄것은 없고 호박이라고 한 덩이씩 가지고 가는 풍성함을 있어야 할 것이 아닌가? 

 

 

 

 

빨간 약호박은 토종꿀을 넣고, 거기에다가 대추, 은행, 인삼 등을 넣어 찜통에 달여 먹으면, 목, 기관지, 기침 예방에도 좋다고 한다. 특히 여름철 에어컨 바람으로 걸린 목감기 등에 좋다고 하니 한번 시도를 해보아야 할 것 같다.

 

호박을 서리를 하는데 온 몸에 땀이 젖어 비를 맞은 것 같다. 누이들이 등몰을 해주는데 이렇게 시원할 줄이야! 이거야 말로 자연 에어컨이 아니겠는가? 더우면 물을 한바가지 끼 얹으면 된다. 응규내 식구들은 고구마 순도 따서 먹을만큼 다마았다.

 

 

 

응규네 식구들은 천성적으로 부지런하다. 칠십을 훌쩍 넌기신 응규 누님은 모든 것을 놓아버린, 걸림이 없는 사람처럼 보인다. 매일 금강경을 독송하신다는 누님은 욕심을 여인 보살처럼 보인다. 누이동생들도 모두 부지런하고 착하다. 그런 곁에서 선인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나의 행복이다.

 

점심 때믄  정자에서 삼겹살을 구어 막걸리를 한잔했다. 땀 흘려 일을 한 뒤에 여럿이 둘러 앉아 먹는 밥맛이 꿀맛이다.  점심을 먹은 뒤에는 모두가 여기 저기 누워서 낮잠을 잤다. 잠깐 조는 낮잠이야 말로 보약 중의 보약이다.

 

낮잠을 한 잠 늘어지게 자고 난 다음 응규네 식구들은 고구마 순을 따내기 시작했다. 늦은 오후이지만 날시는 여전히 덥다. 고구마 순을 따서 담은 응규내 식구들은 오후 6시 쯤 금가락지를 떠나갔다.

 

언제나 느끼는 일이지만 집에 손님이 왔다 간 뒤에는 다소 공허한 마음이 든다. 역시 사람은 사람을 만나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한다. 응규는 13일 쯤 김장배추 밭을 정리하기 위해 온다고 약속을 했다. 그가 기다려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