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귀주성 기행

일만개의 봉우리, 일만 개의 볏단...만봉림의 만추

찰라777 2015. 11. 7. 09:51

일만 개의 봉우리, 일만 개의 볏단...

 

 

 

귀주성 만봉림의 만추(晩秋)

 

만개의 봉우리

만개의 볏단

벌판을 흐르는 시냇물

이어지는 마을

봉우리는 푸르고 울울창창한데

벌판의 볏단은 만추의 가을이네.

 

 

 

▲만봉림과 팔괘전

 

 

▲만봉림 밑에 추수를 하고 있는 논이 만추의 가을을 나타내고 있다.

 

 

전망대에 올라 만봉림을 보는 순간 모두가 "와아!" 하는 탄성을 질렀다. 끊임없이 펼쳐지는 봉우리들 밑에 만추의 가을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개의 봉우리는 울울창창 푸르기만 한데, 벌판의 논에 세워 놓은 볏단은 만추의 가을을 느끼게 하는 전혀 색다른 풍경이다. 만개의 봉우리 밑에 만개의 볏단이랄까?

 

 

 

 

 

 

명나라 탐험가이니 시인 서하객은 만봉림을 세 차례나 방문하여, "광활하기가 수천 리요, 웅장함이 천하제일"이라고 칭송을 했다고 한다. 만봉림에는 중국내에서도 보기 드문 카르스트 지형이 빚어낸 아름다운 절경이다 

 

흥의(興義)시 동쪽 약 40km 지점에 위치한 만봉림은 마치 수풀 같이 솟은 산봉우리들이 수없이 솟아있다. 산봉우리 위에 또 그만그만한 산봉우리들이 겹겹에 둘러쳐져 있다. 그 산속에는 동굴이 있고, 동굴 안에는 물이 흐른다. 도대체 봉우리들은 무슨 사연을 안고 생겨났을까

 

 

 

 

 

산봉우리 사이로 물이 흐르고, 넓은 벌판은 수려한 경관을 이룬다. 추수를 하고 있는 들판에는 그림 같은 마을이 듬성듬성 들어서 있다. 마치 스위스의 어느 마을에 들어선 착각에 빠지게 한다. 논에는 갈색 두루마기를 걸친 듯한 볏단이 사람이 서 있는 모양을 하고 서있다. 볏단 밑에는 잘려나간 벼 뿌리에서 다시 푸릇푸릇한 모가 돋아나고 있다 

 

"여기가 마치 스위스 같아요!"

"정말 이색적인 풍경이네요!"

 

아름다운 풍경은 사람의 마음을 정화시킨다.

풍경 속에서 다시 피어나는 인간의 마음...

 

사람들은 그래서 여행을 떠난다.

 

 

 

 

 

 

 

들판 가운데는 팔괘전(八掛田) 모양의 논도 있다. 논의 모양이 팔괘의 모양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자연적으로 형성된 것이라고 한다. 태극과 팔괘의 모양이 황금벌판과 절묘하게 어울린다. 그 모습이 마치 음양도를 새긴 듯하여 색다른 가을의 청취를 안겨주고 있다. 팔괘는 세상의 모든 현상을 음양으로 겹치어 여덟가지의 상으로 나타낸 것이 아닌가?

 

벅희씨의 팔괘... 과연 오묘한 조화다.

과연 세상은 음과 양의 조화로 이루어져 있다.

남자 절반, 여자 절반, 모든 생물은 음과 양이 있다.

 

 

 

 

 

 

아직 추수가 한창인 논에서는 추수를 하는 농부들의 손길은 바쁘기만 한데, 네발 자전거를 타고 들판과 봉우리 사이를 느릿느릿 돌아보는 사람들의 모습이 퍽 대조적이다. 추수를 하는 사람들은 그저 추수만 하고 있다. 자기 일에 열중하고 있는 것이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들은 자전거만 타고 있다. 농부가 힘이 들건 말건 자신들만의 여행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오프카를 타고 천천히 들판을 둘러 보았다. 시간이 있다면 이 여유로운 들판을 자전거를 타고 천천히 돌아 보고 싶다,  농부들의 추수도 거들어 주고, 그들의 집도 방문하고, 그들이 먹는 음식도 먹어보고... 아마 배낭여행을 왔다면 그렇게 했을 것이다. 풍요롭고 여유로운 풍경이다

 

 

 

 

 

 

 

 

 

 

 

 

 

 

 

 

 

 

 

 

 

 

 

 

 

 

 

 

 

 

만봉림은 서봉림경구와 동봉림경구로 나누어진다. 서봉림경구에서 15km 떨어진 곳에는 만봉호가 있다. 만봉호는 수력발전을 위하여 천성교댐을 쌓아 만들어진 호수로 중국의 5대 담수호 중 하나이다. 귀주성과 윈난성, 광시성의 세 성 사이에 들어서 있는 만봉호는 만봉림으로 둘러싸여 있다.

   

 

만봉호는 마치 우리나라 충주호를 연상케 하는 풍경이 펼쳐진다. 물길을 따라 유람을 하며 점심을 먹었다. 점심으로 나온 상추, 고추, 오이 등 야채가 부드럽고 맛이 그만이다. 빙빙 돌아가는 식탁에 일행들은 한국에서 가져온 고추장, 멸치, 들깻잎 등 밑반찬을 꺼내어 놓는다. 상추를 몇 접시나 리필을 했는지거기에 중국 맥주를 한잔씩 마시니 뱃놀이의 흥이 절로 난다. 유람선은 가끔 뱃고동 소리를 요란하게 울리며 정적을 깬다.

 

 

 

 

  

 

귀주성은 중국술 중의 보배로 인정을 받고 있는 마오타이주 생산으로 유명하다. 마오타이주는 중국술을 대표하는 명주다. 또한 흥의 시는 금을 많이 생산하여 귀주성은 중국금주(中國金州)란 칭호까지 가지고 있다.

 

흥의 시에 머물렀던 호텔에서 일을 하고 있는 종업원들은 모두 묘족 아가씨들이다. 묘족 아가씨들이 전통복장을 하고 사무를 보는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이다. 작은 키에 인형처럼 생긴 아가씨들이 화려한 전통복장을 하고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이 순박하고 깜찍하게만 보인다. 귀주성은 먀오족, 부이족, 둥족, 이족 등 49개 소수 민족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중에서 먀오족은 중국 전체에서 절반 이상이 귀주성에 살고 있다고 한다.

 

 

 

  

 

귀주성은 '하늘에 3일 맑은 날이 없고, 땅에는 3리의 평지가 없고, 백성에게는 3등분해줄 은도 없다'라는 말이 전해오고 있다. 그만큼 비가 오는 날이 많고, 산악지대라 평지가 거의 없으며 중국에서 가장 가난한 성중의 하나다. 그러나 최근 때 묻지 않는 천혜의 자연이 길이 뚫리면서 새로운 관광지로 각광을 받기 시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