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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얀 트리 한그루가 숲을 이루고 있네!-남인도 오로빌

찰라777 2015. 12. 10. 11:35

반얀 트리 한그루가 숲을 이루고 있네!

[남인도기행] 오로빌의 거대한 반얀 트리 

 

 

오로빌 방문자 센터에서 유칼립투스 숲이 우거진 길을 30분 정도 걸어가니 거대한 반얀 트리(Banyan Tree) 한 그루가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여러 개의 반얀 트리가 서있는 것으로 착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가까이 다가 가보니 놀랍게도 단 한그루의 거대한 반얀 트리 숲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아마 수령이 수백 년은 넘어 보입니다. 이 반얀 트리 한 송이는 전체 직경이 50미터가 넘어 보이는데 원목을 중심으로 수십 개의 가지가 땅으로 뻗혀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반얀 트리는 인도를 대표하는 수목 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지표층이 얇은 토양에서도 잘 자라는 특성이 있고, 뿌리가 약해서 쓰러지지 않기 위해 자신의 팔뚝(가지)을 다시 땅으로 내려 뿌리를 내리는 특이한 습성을 지지고 있습니다. 수백 수천 갈래의 뿌리들이 가지에서 땅으로 내려와 흙을 움켜쥐어야만 비로소 흔들이지 않고 생존을 할 수 있는 나무입니다.

 

 

 

완전히 자란 반얀 트리 한 그루가 산 전체를 뒤덮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곳 오로빌에 있는 반얀 트리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가지를 땅으로 뻗혀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많은 뿌리를 내릴 수 있는지 그저 신기하기만 합니다. 생존을 하기 위해서 자신에게 맞는 생존방법을 찾아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반얀 트리에서 무한한 에너지를 느낍니다. 나무들의 세계도 이처럼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지요.

 

 

 

반얀 트리 밑을 한참을 거닐어도 반얀 트리 한 그루 안에 있습니다. 여행자들이 나무 밑을 거닐다가 위를 쳐다보고 놀라기만 합니다. 서양인 여행자 커플이 다정하게 손을 나무 잡고 밑을 거닐고 있습니다. 나도 아내의 손을 잡고 이 신기한 반얀 트리 숲을 거닐었습니다. 뒤틀린 나무 한그루가 이렇게 거대하게 자라서 숲을 이루며 사람들에게 그늘을 드리워주다니 참으로 고맙기도 하고 놀랍기만 합니다.

 

 

 

반얀 트리가 빽빽하게 서 있는 나무 밑에서는 어떤 식물도 자랄 수가 없게 된다고 합니다. 그만큼 반얀 트리가 땅의 영양분을 모두 섭취해 버리고, 햇빛도 차단하여버려 다른 식물이 자라날 수 있는 여지를 주지 않는 것이지요. 이 반얀 트리가 수명을 다 하게 되어 죽게 되면 그 나무가 덮고 있던 땅은 메마르고 황폐하게 되어버린다고 합니다.

 

 

 

 

반얀 트리(Banyan Tree)는 쐐기풀목, 뽕나무과 고무나무속에 속하는 상록교목으로 벵갈보리수(Ficus benghalnsis)라고도 합니다. 잎은 큰 달걀모양을 하고 있으며 열매는 잎겨드랑이에서 쌍으로 나서 익으면 공 모양으로 빨갛게 됩니다. 마침 반얀 트리에는 빨간 열매가 달려 있어 신비롭게만 보입니다.

 

반얀 트리는 동물이나 새들의 안식처가 되기도 하고, 수행자들의 수행공간으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숲의 모습을 총림(叢林)이라고 합니다. 반얀 트리는 무한정으로 뻗어가는 확장성 때문에 영원한 삶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종교적으로 힌두교는 반얀 트리를 매우 신성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바신이 반얀 트리 아래서 침묵하며 앉아 있는 모습을 자주 묘사하기도 합니다.

 

 

 

힌두문화에서는 반얀 트리를 소원을 성취하게 해주는 신성한 나무라고 믿고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이 나무를 보리수나무라고 부르고 있는데, 부처님은 바로 보드가야의 이 반얀 트리 아래서 명상을 하여 깨달음을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거대한 반얀 트리를 보는 순간 나는 그만 그 나무 그늘아래 누워서 쉬고 싶다는 충동을 강하게 느꼈습니다.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든 것보다 천혜의 자연이 주는 나무 그늘아래서 낮잠을 자거나 명상을 하면 더 빨리 영성을 깨우칠 수가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