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희망의 씨앗' 네팔방문기

우리는 컴퓨터교실에서 당직을 섭니다-자나죠티 세컨다리 스쿨

찰라777 2016. 8. 1. 11:51

 

나마스테!

 

자나죠티 세컨다리스쿨은 안양 수리산 관음사 주지 스님이신 성혜스님께서 후원을 하고 있는 학교이다. 지난 2014년 성혜 스님께서 1천만 원을 기증하여 컴퓨터 20대를 후원, 컴퓨터 교실을 열어주었다. 그리고 매년 300만원을 후원하여 20명의 장학생을 후원하고 있다. 우리는 스님의 뜻에 따라 중간에서 심부름만 하고 있다. 참으로 고마운 스님이시다. 안양 수리산 자락 작은 암자에 주석하고 계시는 스님은 하루를 거의 기도로 보내고 계신다. 작은 암자에서 스님의 기도 속에 아이들의 꿈이 커가고 있는 것이다.

 

 

 

 

 

 

 

잔타초등학교에서 출발하여 들판을 가로질러 가는데 목가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이 지역은 정글지대를 개발을 논을 만들어 생업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때문에 마을의 집들이 논 가운데 띄엄띄엄 들어서 있다. 건초더미가 군데군데 어 있고, 염소와 소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한쪽은 추수를 끝낸 풍경이 펼쳐지고, 다른 한쪽은 금방 모내기를 한 풍경이 펼쳐진다. 열대지방이라 이모작 삼모작을 하기 때문이다. 밀이 노랗게 익어 추수를 기다리고 있는 풍경도 있다.

 

 

 

 

 

자나죠티 세컨다리스쿨 역시 논 가운데 세워져 있다. 대나무 숲에 둘러 싸인 마을 안에 학교가 있다. 교정에 들어서니 아침에 인사를 왔던 교장 선생님과 학부형들, 그리고 아이들이 열을 지어 도열해서 환영을 해주었다. 세컨다리 스쿨은 초··고등학교까지 있는 학교다. 하이어 세컨다리 스쿨은 전문학교까지 있는 학교다. 그래서 이 학교의 학생 수는 제법 많다. 12개 클라스 룸에 학생수 520명이나 된다. 12개 교실에서 1~3부로 나누어 학생들이 교실을 이용하고 있다. 교정도 제법 넓다.

 

 

 

 

 

이 학교에서는 국민의례까지 하며 환영식을 했다. 가슴에 손을 대고 네팔의 국가를 우렁차게 부르는 아이들 모습에서 아이들의 장래와 꿈을 엿보인다. 교장 선생님의 열정이 대단하다. 아이들을 향해 일장 연설을 하며 한국에서 온 우리를 열렬히 소개하며 환영해 주었다. 사실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는데우리는 그냥 조용히 아이들만 만나고 가고 싶었다. 그런데 학교마다 귀한 손님이라고 나름대로 환영식을 준비하고 있다.

 

 

 

 

20명의 장학생들에게 3개월분의 장학금 3,000루피(36,000)을 나누어 주었다. 학부형들과 함께 와서 아이들이 합장을 하며 장학금을 받고나서 장학금을 확실히 받았다는 사인을 직접 한다. 평소에는 이 영수 사인은 매월 받아서 한국자비공덕회에 보내주고 있다. 아이들의 표정은 매우 다소곳하고 부끄러운 표정이다. 뭐랄까? 때묻지 않은 표정이 역역하다. 고마워 하는 마음속까지 훤히 들여다 보이는,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이 흐믓한 표정이다.

 

  

 

 

장학금을 나누어주고 잠시 아이들과 학부형을 한 자리에 모여 놓고 그들의 애로사항이나 건의 사항을 들었다. 그런데 대부분의 아이들이 수줍음을 타서인지 말을 잘 하지 않았다. 교장 선생님이 지명을 해야 겨우 일어나서 수줍은 표정을 지으며 다소곳이 이야기를 꺼냈다.

 

 

 

 

 

 

 

 

나는 아이들의 희망을 주로 물어보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80% 정도는 의사가 되겠다는 아이들이 많다. 그 다음으로는 선생님, 간호사 뭐 이런 순이다. 아이들이 의사를 지망하는 이유는 오지에서 병이 들어도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기가 힘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병이 들어도 병원 한 번 제대로 가지 못하고 그대로 죽어가는 사람을 늘 보아오고 있다는 것. 하기야 나도 어린 시절에는 의사가 되고 싶었다. 그 당시 내가 살았던 시골에도 병원을 한번 가기가 무척 어려웠다. 그래서 병원에 가서 제대로 치료를 받아보지 못하고 돌아가시는 마을 사람들이 많았다. 지금 이곳 네팔 오지의 사정이 1950년대 우리나라 사정과 유사하다.


우리는 컴퓨터교실에서 숙직을 합니다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고 나서 성혜스님께서 열어주신 컴퓨터 교실을 둘러보았다. 컴퓨터 교실에는 2014년도에 우리가 방문을 하여 컴퓨터를 기증했던 사진을 크게 확대를 해서 벽에 걸어 놓고 있었다. 나무 테이블에 보자기를 씌우고 컴퓨터를 보물처럼 모셔놓고 있었다. 그리고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모니터와 컴퓨터에 역시 보자기를 씌워서 보관하고 있었다. 소중한 컴퓨터에 먼지가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컴퓨터 교실 한 쪽에는 긴 의자가 놓여 있고, 의자 한쪽에 이부자리가 놓여 있었다.

 

 

 

 

 

이건 뭐지요?”

우리는 밤에 컴퓨터 교실에서 숙직을 합니다.”, 숙직까지 해요?”

 

얼마 전에 버드러칼리 학교에서 모니터를 6대를 도둑맞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컴퓨터 교실의 문을 따고 선을 끊어 모니터를 훔쳐갔다는 것이다. 그 일이 있은 후 컴퓨터교실을 연 학교들은 비상이 걸렸다. 이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컴퓨터를 소유하고 아이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치게 되었는데 그 소중한 컴퓨터를 도둑맞으면 큰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학교는 선생님들이 교대로 돌아가며 컴퓨터 교실에서 숙직까지 하는 희유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었다. 이들에게 1대에 1백만 원을 홋가하는 컴퓨터는 학교에서 가장 큰 재산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기증하기로 한 칠판이 도착하여 교실 앞에 세워놓고 있었다. 교실에 거는 작업을 할 시간이 없어 이렇게 세워놓고 있다고 한다. 저 하얀 칠판 위에 아이들의 꿈이 영글어 가기를 기원하며 학교 교정을 서둘러 떠났다. 아직 한 개 학교를 더 방문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마스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