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일본여행

[일본알펜루트기행⑤-구로베댐]일본에서 가장 높은 구로베댐

찰라777 2017. 5. 22. 06:52

186m 높이의 아치형 구로베댐

 

해발 1470m에 건설된 구로베댐은 댐높이가 186m로 일본에서 가장 높다. 댐 위에서 밑을 바라보니 어찔어찔하다. 댐 정상에는 도보로 갈 수 있는 길이 나 있다. 구로베댐 호수는 얼어붙어 있고, 하얀 눈이 쌓여있다. 눈 덮인 다테야마 연봉이 호수 계곡을 따라 운무에 휩싸여 신비하게 보인다. 사방에 펼쳐진 자연의 파노라마를 감상하며 댐 위를 천천히 걸어서 건너갔다.




▲높이 186m의 구로베댐은 길이 492m의 댐정상을 도보로 걸으면서 주변경관을 바라볼 수 있다.

 

구로베댐은 7년이라는 긴 세월과 513엔의 비용과 연인원 1000만 명의 노동자가 동원되어 흘린 땀방울로 1963년에 완공된 일본 최대의 아치형 댐이다. 공사 중 171명이나 사망을 했다고 한다. 특히 파쇄대를 둘러싼 힘겨운 사투는 이시하라 유지로가 주연을 했던 영화 구로베의 태양에 실감나게 그려지기도 했다.

 

저수량 2억 입방미터, 발전량 연간 10kw 달하는 구로베댐의 건설은 세기에 남을 대규모 사업으로 회자되고 있다. 구로베댐은 우리나라 화천수력발전소 발전량의 3배를 생산하고 있다. 구로베댐의 중심에는 높이 186m, 댐길이 492m, 표고 1454m란 푯말이 달려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급속한 경제부흥을 한 일본은 전기가 부족했다. 일본은 고도성장기에 전력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이렇게 높은 산정에 난공사를 하며 수력발전소를 건설했다.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며 거대한 댐을 만든 일본인들의 정신이 돋보이는 아치형 댐이다


기자는 오래전에 미국 서부를 여행하면서 콜로라도 강을 막아 만든 후버 댐을 견학한바가 있다. 후버 댐은 미국의 대공황 시기에 뉴딜정책의 일환으로 1936년에 완성된 아치형 콘크리트 중력댐이다. 높이 221m, 저수량 320억㎥, 최대출력 135만kw를 발전하는 후버 댐은 20세기 공학이 이루어 낸 가장 뛰어난 성과 중의 하나로 꼽고 있으며 현재는 관광명소가 되어 있다. 


▲구로베댐에서 쏟아내는 물줄기


구로베댐 역시 전후 일본의 경제부흥을 위해 건설한 아치형 댐으로 현재는 관광명소로 활용하고 있다. 여름철에 높이 186m의 댐에서 초당 10톤 이상 방류되는 물줄기는 거대한 폭포를 연상케한다. 유람선 '가르베'를 타고 일본 최고의 높이에 위치한 구로베 호수를 일주 할 수도 있다. 



▲댐공사를 하다가 171명이나 사망한 구로베댐 

 

구로베댐역 인근에는 순직자위령비가 세워져 있고, 쿠로욘기념실에는 모형이나 영상으로 구로베댐 건설공사를 알기 쉽게 볼 수 있다. 또한 댐전망대에 오르면 구로베댐 전체를 전망할 수 있다. 댐 전망대까지는 220계단을 올라가야하는데, 아내의 무릎 상태도 좋지 않고, 호수에 물도 없고 물도 뿜어내지 않아 포기를 했다.

 

대신 우리는 댐 레스트하우스에서 아침 겸 점심식사를 했다. 뜨거운 국수로 추위를 달래며 댐 앞에 펼쳐진 풍경을 바라보는 느낌이 좋았다. 그런데 잠깐사이에 반대쪽인 오오기사와 방향에서 여행자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순식간에 구로베댐은 수많은 인파로 뒤 덥혔다.




▲구로베댐 레스트하우스에서 바라본 구로베댐 위의 인파

 

미국 후버댐처럼 관광명소가 된 구로베댐

 

이 많은 사람들이 반대편 다테야마 역으로 갈 것이 아닌가? 지금시각 아침 930. 우리는 국수그릇을 비우고 서둘러 일어났다. 여러 차례 갈아타는 탑승구마다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레스토랑에서 나와 다시 구로베댐 위를 걸어 구로베케이블카를 탔다. 내려올 때보다 몇 배의 인파가 혼잡을 이루고 있다. 대부분이 오오기사와에서 올라온 여행자들이다. 구로베다이라역에서 밖으로 나가 잠시 눈의 정원을 거닐다가 다테야마 로프웨이를 타고 올라갔다. 사방에 360도 파노라마는 내려올 때와 사뭇 다른 느낌이다





구로베댐을 건설하기 위해 자재를 실어날랐던 도롯코 열차는 현재 수백만명의 관광객들을 실어나르는 추억의 명물 관광열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도롯코 열차는 소궤도 열차로 주로 광산지역이나 협곡을 다니는 협곡 열차다. 이 덜컹거리는 협곡열차를 추억의 관광열차로 개조하여 수많은 관광객을 실어나르고 있다.


'도롯코'란 이름은 '트럭'의 일본식 발음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도롯코 열차는 쿠스코에서 마추픽추로 가는 협궤열차나, 다르질링 고산지대를 달리는 '토이트레인'과 유사하다. 어쨌든 꿩먹고 알먹고 식으로 산업발전에 이용했던 낡은 협궤열차를 황금알을 낳는 명물관광열차로 탈비꿈시켜 꾸준한 홍보를 통해 관광산업을 발전시키는 일본인들의  끈질기고 치밀한 노력은 깊이 살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