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우리강산/강원도

문수보살 향기 가득한 천년고찰 월정사

찰라777 2017. 7. 26. 09:32

아름다운 금강교를 건너 극락세계로... 



오늘따라 금강교가 너무나 아름답다. 금강교는 위는 극락으로 가는 극락교처럼 보이고 오대산 맑은 계곡에 비친 다리는 마치 용궁으로 들어가는 다리처럼 투명하고 아름답게 비추인다. 물속에 비친 금강교가 진짜인지, 물위에 있는 다리가 진짜인지 구분이 잘 안 갈정도로 계곡물은 거울처럼 맑다

    

월정사는 신라 선덕여왕 12(643)에 자장율사에 의해서 창건되었다. 중국으로 유학을 떠난 자장은 중국 산서성 오대산의 태화지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한다. 이때 문수보살이 부처님의 사리와 가사를 전해준 뒤, 신라에서도 오대산을 찾으라고 가르침을 주게 된다. 자장이 귀국하여 찾게 된 곳이 강원도 오대산이다. 강원도 오대산은 중국의 오대산과 지형이 유사하다. 자장은 남대, 북대, 서대, 동대롤 둘러싸인 오대산 한 가운데 중대에 부처님 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을 조성하고 월정사를 창건한다.



문수성지 오대산의 정기를 듬뿍...


오대산 신앙은 자장이 문수신앙에서 시작된다. 중앙에 1만 문수보살을 중심으로, 동쪽의 1만 관세음보살, 서쪽의 1만 지장보살과 1만 대세지보살, 북쪽의 1만 미륵보살의 5만 보살 신앙으로 탄생한다. 자장의 문수신앙은 이곳 오대산 땅의 기운과 함께 천년 넘게 전해지고 있다.

 

금강교를 지나면 천왕문이 나오고 눈을 부릅 뜬 사대천왕들이 네 죄를 네가 알렸다!”는 무섭게 쏘아본다. 가슴이 덜컹 내려 앉을 만큼 겁이 더럭 난다. 동방 지국천왕(持國天王)은 왼손에 비파를 들었고, 남방 증장천왕(僧長天王)은 오른손에 보검을 들고 있다. 서방 광목천왕(廣目天王)은 오른손에 용을 왼손에 여의주를 들었고, 북방 다문천왕(多聞天王)은 삼지창과 보탑을 들고 수미산 동, , , 북에서 인간의 선악을 관찰하며 불법을 수호하고 있다.



 

사대천왕님들께 합장배례를 하고 재빨리 천왕문을 통과 한다. 천왕문을 통과하면 곧이어 금강무넹 다다른다. 탄허스님이 쓴 오대산월정사(五臺山月精寺)와 금강루(金剛樓)라는 편액이 살아 움직이는 듯 꿈틀거린다.





금강문 좌우에는 두 금강역사가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다. 오른쪽에는 움금강역사상이라고도 하는 나라연금강이, 왼쪽에는 훔금강역사상이라고도 불리우는 밀적금강이 있으며 특히 밀적금강역사는 지혜의 무기인 금강저를 들고 부처님을 호위한다. 이는 일체만물의 생성에서부터 소멸까지를 표현한 것으로 금강역사의 강한 힘과 지혜로 불법을 호지(護持)하고 사찰을 수호하며 불교의 진리를 표현하고 있다.

    

여기가 바로 부처님의 무덤이라네! 


금강문을 지나면 적광전 앞뜰 중앙에 팔각구층석탑의 위용이 화려하게 나타난다. 연꽃무늬로 치장한 기단과 우아한 조형미를 갖춘 탑신, 그리고 완벽한 형태의 금동장식이 뛰어난 조형미를 이루며 월정사를 전체를 장엄하고 있다.


  

화강암으로 조성된 석탑은 그 상륜부에 금동장식으로 치장되어 있다. 기단은 아래층 각 면에 안상을 새기고 연꽃 장식을 베풀었다. 그 위에 탑신을 받았으니 탑신은 곧 부처님이다. 그 탑신 안에 부처님의 사리가 모셔져 있다. 탑 앞의 석조보살좌상은 부처님 앞에 공양을 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탑이 팔각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은 불교 실천수행의 기본이 되는 팔정도(八正道)를 상징한다. 층마다 달려있는 풍탁은 바람의 향기를 의미한다. 흐트러짐이 없는 정연한 상륜은 보탑의 격조를 한층 더하여주고, 상륜부의 금동장식은 보탑 절정부의 조형미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이 팔각구층석탑은 높이 15.2m로 우리나라의 팔각석탑으로는 가장 크다. 그뿐만 아니라 그 아름다움에서도 단연 으뜸이며 고려시대의 가장 대표적인 석탑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러 번의 화재로 인하여 1970년 해체보수를 통하여 일부 층을 새 돌로 갈았다. 그 당시에 1층과 5층에서 총 12점의 사리구가 발견되었다. 그 중 은제의 불상 1구와 4점의 청동 거울, 금동 향합과 향주머니, 진신사리경 등의 총 12점의 유물들은 20036월 보물로 일괄 지정되었다. 또한 20008월 월정사 석조보살좌상 보수공사 시에 지하 1m 아래에서 탑의 기단부로 보이는 또 하나의 유구가 발견이 되어 학계의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월정사 팔각구층석탑은 고려시대 초기인 10세경의 작품으로 국보 제48로 지정되어 있다.


  

염화시중 미소 짓는 보살님이시여!

-석조보살좌상


월정사에서 꼭 놓치지 말아야 또 하나의 성보문화재 팔각구층석탑 앞에 있는 <석조보살좌상>이다. 탑은 본디 석가모니의 유골을 보관한 조형물이다. 바로 붓다의 묘다. 탑을 향하여 오른쪽 무릎을 꿇고 공양을 드리는 모습을 한 석조보살좌상이다. 두 손을 가슴에 모아 탑을 향해 경건하게 공양을 올리는 모습, 그리고 얼굴 전체에 부드럽게 머금은 미소. 이는 이심전심교외별전으로 불법의 진리를 전해주는 염화시중(拈花示衆)의 미소가 아닐까?





 

강원도 일대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형태로 조성된 이 보살상은 턱이 약간 길고 눈두덩이 두껍고 뺨은 도톰하며 복스럽게 느껴진다. 머리 위에 높다란 원통형 관을 쓰고 있는데 관 옆에 작은 구멍이 얕게 파져 있는 것으로 보아 관에 장식이 달려 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월정 석조보살좌상은 201713일 보물에서 국보 제48-2호로 승격 지정되었다. 천년 비바람을 이겨내며 부드러운 미소를 잃지 않고 중생을 교화해 보살상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이에 상응하는 대접을 받은 것이다.

 

조각기법으로 보아 11세기 초에 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좌상은 하체에 비해 머리가 크게 강조되어 있다. 진품은 월정사 성보박물관에 보존되어 있고, 현재 있는 석조보살좌상은 복제한 석상이다. 성보박물관에 들려 꼭 그 진품을 참배할 것을 권한다.

 

나는 성스러운 붓다의 사리가 보존된 팔각구층석탑을 우러러 참배하고, 적광전으로 들어갔다. 적광전의 외부 기둥 16개는 오대산에서 자생하는 소나무로 세웠고, 2개는 괴목이며, 내부 기둥 10개는 오대산에서 자생하는 전나무로 만들었다. 1930년대의 조선고적도보에 의하면 과거7불을 모신 칠불보전이 자리하고 있었으나, 6.25 전쟁 때 아군에 의해 소실되었다가 1968년에 만화스님이 주지로 계실 때 다시 중건되었다고 한다. 찰불보전이 아군에 의해 소실되었다니 더욱 아쉬운 마음이 든다.


  

적광전은 비로자나불을 모시는 것이 통례이다. 그런데 월정사 적광전은 그 통례를 깨고 석가모니불을 모시고 있다. 원래 현판은 <대웅전>이었다고 하는데, 1950년 탄허스님이 오대산수도원을 기념하기 위해 화엄경의 주불인 비로자나불을 모신다는 의미로 현판을 <적광전>으로 고쳐 달았다.

 

나는 적광전에 엎디어 삼배를 하고 잠시 입정에 들었다. 경내는 바람소리 풍경소리만 들릴 뿐 고요하다. 그 순간의 시간에 깜박 졸다 기둥에 머리를 부딪친 나는 깜짝 놀라 깨어났다. 어리석은 중생은 이렇게 멍 때리며 졸기나 하는 구나. 나는 다시 부처님께 삼배를 하고 뒷걸음으로 법당을 물러나왔다  



적광전 뒷면 벽화는 10개의 소를 찾아 다니는 이야기를 그린 심우도가 그려져 있다. 적광전 현판과 주련柱聯 글씨는 탄허스님의 친필이다.  나는 탄허스님을 친견하듯  기둥에 새긴 주련을 읋조려 본다.


만대윤왕삼계주

萬代輪王三界主


쌍림시멸기천추

雙林示滅幾千秋


진신사리금유재

眞身舍利今猶在


보사군생예불휴

普使群生禮不休


만대의 왕이며 삼계의 주인이여

사라쌍수 열반 이래 얼마나 세월이 흘렀는가

부처님 진신사리를 지금 여기에 모셨으니

뭇 중생으로 하여금 예배를 쉬게 하지 않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