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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선교장이야기 ⑦]명품고택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는 이강백 관장

찰라777 2017. 8. 12. 07:25

명품고택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는 이강백 관장

 

솔숲에서 내려와 잠시 더위를 식히기 위해 선교장 쉼터 '리몽(李夢)'에 들렸다. 실내에는 에어컨이 작동되어 시원하다. 오른 쪽에는 열화당 출판 도서들이 서가에 꽂혀 있고, 왼쪽 창가로는 활래장이 시원스럽게 내다보인다.

 

 

 

커피 한잔을 시켜 놓고 서가에 꽂혀 있는 책 중 '강릉 선교장'이란 책을 뒤적이고 있는데 사전에 전화통화로 잠시 만나기로 약속을 했던 선교장 관장 이강백(李康白, 70) 선생이 땀을 흘리며 들어왔다. 그는 효령대군 19대손으로 오늘날의 선교장을 존재하게 한 장본인이다.

 

-안녕하세요? 이 무더위에 이렇게 넓은 고택을 관리하시느라 수고가 많으시겠습니다. 국가 중요문화재로 선정된 문화유산을 관리 보호하는 데는 세심한 주의와 많은 노력이 필요한텐 데요?

 

"어떡합니까? 그게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인데요허지만 일이 끝이 없어요. 최근에는 정부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여러 가지로 지원을 많이 해주고 있어 종전보다는 좀 더 수월해 지고 있지요."

 

대화 중에도 그는 자꾸만 울리는 핸드폰을 받느라 바빴다. 그런 와중에도 소탈해 보이는 그는 시원시원하게 대화를 이어갔다.

 

-요즈음 외국인들의 한옥체험이 부쩍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던데요, 평창 동계올림픽을 맞이하여 외국인들이 이곳 선교장을 찾아 한옥체험이 늘어나지 않을까요?

 

"글쎄요문화재로 지정이 안 된 한옥들은 자유스럽게 편익시설을 개조하거나 만들어 외국인들이 이용하는데 불편이 없게 하지만, 문화재로 지정된 건물은 한계가 있어요. 전보다는 많이 완화는 되었지만 특히 건물을 개조하여 방에 화장실을 만든다든지 원상복구 할 수 없는 것들은 손을 댈 수가 없어요. 원상복구를 할 수 없는 것은 엄격하게 금지를 하고 있어요. 또 본래의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그렇게 해야 합니다. 선교장도 한옥을 체험할 수 있는 방이 60여 개가 있지만 화장실이 없는 방은 공동화장실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 외국인들이 이용하기가 쉽지가 않아요."

 

선교장은 명품고택체험으로 서별당(수용인원 4)과 연지당(수용인원 6)이 있고, 전통문화체험관 8(남여단체 수용인원 30), 중사랑채(수용인원 12), 행랑채5(수요인원 14) 은 문화재지정 건물로 외부 공동 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 한편, 선교장 부속건물로 홍예헌 1, 2(수용인원 각각 12), 2개의 초가(수용인원 각 6)이 있는데 여기에는 내부에 화장실과 욕실이 달려있다.

 

 

 

 

 

 

 

 

-들어오다 보니 전통문화 무료체험이라는 프로그램은 있던 것 같던데 어떤 것들이 있나요?

 

", 금년부터 '생생문화재사업'으로 한국전통문화 무료체험이 열리고 있습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선교장 교육관에서 오색다식, 전통차체험, 매듭만들기, 탁본체험, 뒤주조립해체하기 등 다양한 체험이 있는데요, 요즈음 하루에 400~500명이 체험을 하고 있어요. 지난 보름 동안 5,500여 명이 다녀갔는데요, 앞으로 전통무화체험은 점점 더 늘어날 것 같습니다." 

 

 

-청소년과 어린이들에게 우리 전통문화를 체험케 하는 것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바쁘신 중에도 선교장에서 음악회 등 각종 이벤트도 열리는 것 같은데요?

 

", 작년에는 평창대관령국제음악제를 선교장 야외 공연장에서 열었지요. 금년 추석에는 국악연주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관련기관의 후원을 받고 있지만 우리가 직접 기획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어 무척 바쁩니다. 직원들이 20여 명 있는데 이런 일 때문에 눈코 들새 없이 너무 바빠요. 그래도 여러 사람들에게 잊혀져가는 한국의 전통문화를 무료로 체험하게 하여 우리 고유문화를 알리고 이어나가게 한다는 보람을 느낍니다."

 

 

 

-선교장을 이끌어나가시는데 가장 큰 애로사항이라면 어떤 것을 들 수 있나요?

 

", 지금까지 오랫동안 해 왔던 일이라 큰 애로사항은 없습니다. 다만 정원과 나무를 가꾸는 일이 결코 쉽지가 않군요. 근처에 화재나 산불이 나면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강풍에 불똥이 날아들어 언제 불이 붙을지 모르기 때문이지요. 불이나면 문화재도 문제지만 집 뒤의 수백 년 된 소나무 들이 더 문제입니다. 송진에 불이 붙어 한 번 불타면 영원히 복원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선교장 같은 고택은 주로 목재로 지어져 화재에 취약한데다 노송이 우거져 화재위험이 가장 문제다.  2000년도에 강원도 동해안지역에 대규모 산불이 발생했을 때는 강풍에 선교장 전후방 1km까지 불이 붙어 선교장도 일촉즉발의 위기에 직면했지만 다행히 강풍이 수그러져서 변을 면할 수 있었다. 또 금년 1월에는 전기누전으로 화재가 발생하였으나 초기 진압으로 대형피해를 막았지만 외별당 행랑채가 거의 소실되었다.

 

 

 

-앞으로 강릉 선교장에 대한 바람과 계획이 있으시다면?

 

"뭐 특별한 바람이 있겠습니까? 지금까지 보존되어온 문화재를 대를 이어 잘 유지하고 보존하는 것이지요."

 

이강백 관장은 선교장에 직접 거주하면서 선교장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명품고택으로 조성하고, 전통문화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하는데 온 정성을 쏟아왔다. 그는 명품고택 만들기를 선교장에만 국한하지 않고 ()한국고택문화재소유자협의회(회장 이강백)를 만들어 전국의 고택을 명품화 하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현재 한국고택문화재소유자협의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그는 문화유산 보호에 힘쓴 공을 인정받아 문화재청으로부터 은관문화훈장(20131210)을 받기도 했다.

 

-바쁘신 시간 내주어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오면 천하명당 선교장에서 꼭 밤을 지내고 싶군요.

 

하하, 언제든지 오십시오. 선교장의 문은 활짝 열려 있습니다.”

 

이강백 관장은 유쾌하게 웃으며 필자가 선교장에 대한 책<江陵 船橋莊>(이기서 저, 주명덕 사진, 2004. 12.1, 열화당)을 한권 골라 사려고 하자 매장 직원에게 이야기를 하여 선 듯 선물로 준자. 이 또한 선교장의 후한 인심일까?

 

 

 

최근에는 강릉선교장 전통가구박물관(관장 이강백, 강릉시 연곡면 신왕리)을 열어(201583일 개관) 300여점의 전통가구를 전시하고 있다.

 

강릉선교장 전통가구박물관은 충주 세거시대 200, 강릉 이거 후 300년 등 선교장에서 500년건 전해 내려온 소자유물 가운데 1,000여점의 전통가구를 수리, 복원하여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우수한 한국전통가구를 전시항 공개를 할 예정입니다. 그 동안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가구를 효율적으로 보관하기 위해 고심하던 중 옛 강릉교육지원청 소금강 체험학습장에 우선 300여점을 전시해 선교장 전통가구박물관을 개관하게 되었어요. 시간이 나시면 꼭 한 번 관람해 보세요.”

 

 

 

 

 

 

 

 

그와 헤어진 필자는 연곡면 신왕리에 위치한 전통가구박물관을 찾았다. 강릉시 연곡면 신왕리에 위치하고 있는 가구박물관은 선교장 집안 대대로 조상들의 삶을 담은 장롱류와 침대류, 반닫이, 문갑, 반상기, 제사와 혼례상 등 300여 점의 전통가구들이 전시되어있다. 선교장전통가구박물관은 과거의 문화를 담은 가구들을 통해 연세가 높으신 관광객들에게는 진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어린 관광객에게는 호기심을 가져다준다.

 

 

 

 

 

 

  -강릉 선교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