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하와이 자유여행

[빅아일랜드]'알로하'에 담긴 심오한 뜻

찰라777 2018. 3. 27. 09:26

 

 

도착하는 순간 무장해제 되는 

 

여행에서 명심해야 할 것은 많은 것을 보기보다는 느긋하게 즐기는 마음의 여유를 갖는 것이다. "금강산도 식후 경"이란 말이 있지 않은가? 아마 오래전부터 우리네 조상님들도 느긋하게 즐기는 마음의 여유을 가졌을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환경이 변하고 우리는 무엇이든지 빨리빨리 해야 직성이 풀리고, 사회 전반에 빨리빨리 문화가 깊숙이 베어 들어 있다.

 

오래전 브라질 상파울루 어느 식당에 갔을 때 그곳 종업원들이 내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자 "빨리빨리" 하며 미소 짓던 생각이 난다. 외국인들이 우리말 중 가장 빨리 배우는 단어가 놀랍게도 "빨리빨리"라고 한다. 한국에서 온 여행자들이 들어오면 하도 빨리빨리 달라는 소리를 자주 들어서 자동적으로 이 말을 배우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곳 하와이는 다르다. 뭐랄까? 하와이에 도착하면 몸 전반에 꽉 조여졌던 나사가 확 풀린다고나 할까? 하와이 땅을 내딛는 순간 무장해제되는 느낌이 든다. 오늘 아침 우리 식구들은 모두가 느긋하게 늦잠을 잤다. 어제 긴 여정으로 지친 탓도 있었겠지만, 하와이 특유의 환경과 <알로하> 정신을 가진 느긋한 원주민들의 여유 있는 모습 때문일 것이다. 밤새 자장가처럼 내린 빗소리도 한몫을 했겠지. 하여간 우리 네 식구는 약속이나 한 듯 9시가 넘어서 모두 긴 하품을 하며 일어났다. 빗소리는 여전히 지붕과 땅바닥을 난타를 하며 줄기차게 내렸다.

 

'알로하 정신(Aloha Spirit)'에 담긴 심오한 뜻

 

"알로하, 미스터 테드."

"알로하, 미스터 초이."

   

나는 "알로하"라는 인사말이 좋다. "알로하"라는 소리를 듣는 순간, 또는 내가 이 말을 소리 내어하는 순간, 착 가라앉으며 마음속에 덕지덕지 끼었던 앙금이 녹아내리는 것 같다. 그리고 그 빈자리에 그만큼의 여유로운 공간이 생기는 것 같다. "알로하"는 하와이 원주민들이 주고받는 단순한 의미를 넘어서서 매우 심오한 뜻이 내포되어있다. 상호 간의 사랑과 관용이라는 전통적인 가치를 의미하는 "알로하(Aloha)"를 테드 씨의 설명으로 좀 더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다.

 

A: Akahai:아카하이=kindness, 친절, 부드러움, 관대

L:Lokahi:로카히=unity, Harmony, 통합, 조화로움

O:Oluolu:올루올루=agreeable, 화합, 기쁨

H:Haahaa:하아하아=humility, modesty, 겸허, 겸손

A:Ahonui:아호누이=patience, 참을성, 인내

 

 

 

 

알로하는 단순히 오고 가는 인사말에 그치지 않고, 조건 없이 사랑하고 서로 화합하며 환대하면서 상호 간의 존중을 의미하는 아주 심오한 뜻을 가지고 있다. 하와이를 '알로하 스테이트(Aloha State)'라는 별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자동차의 번호판에도 무지개와 함께 'Aloha State'라고 표시되어 있다. 원래 '하와이(Hawaii)'라는 말은 하와이어로는 '작은 고향'이라는 뜻이지만 폴리네시아어로는 '신이 있는 장소'라는 뜻이다.

 

 

 

 

허지만 시인 이자 학자이며 하와이 원주민을 대표하는 저항운동가인 하우나니 카이 트라스크(Haunani-Kay Trask, 1949~, '하와이 원주민의 딸' 저자)는 모든 영역에서 하와이 문화가 싸구려 취급을 받는다고 개탄을 한다. 이토록 신성한 의미를 가지는 '알로하'라는 말을 아무 데나 붙여 돈을 벌기에 급급한 관광산업에 마구 이용되고, 연간 7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하와이로 쏟아져 들어오면서 아름다운 환경이 오염되고, 물가는 천정부지로 올라가 원주민들은 설 땅을 점점 잃어간다고 한다.

 

알로하!

우리는 알로하 정신을 존중해야 한다. 나는 하와이 섬의 하늘과 바다, 대지, 그리고 원주민에게 경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