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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의 청년피자가 먹고 싶어요!

찰라777 2020. 8. 12. 16:34

임영웅 청년피자 먹고 싶어

휴전선에서 동두천까지 가다

8월 11일 오후, 모처럼 장맛비가 그쳤다. 장맛비에 갇혀 있던 아내는 임영웅 청년피자나 먹으러 가자고 했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내가 살고 있는 연천에는 청년피자 가맹점이 없었다. 가장 가까운 곳이 동두천 지행역에 있었다.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청년피자집이지요?”

“네, 청년피자 동두천점입니다.”

“오늘 영업하시나요?”

“네, 영업합니다.”

“그럼 가도 되겠네요?”
“네, 오시면 되는데 이곳에서는 먹을 수가 없고요. 테이크아웃만 됩니다.”
“아, 그렇군요. 이따 오후에 들리겠습니다.”

 

젊고 활달한 아가씨의 목소리가 전화선을 타고 들려왔다. 그녀는 친절했다. 오후 5시가 되어 우리는 집에서 동두천으로 출발했다. 내비게이션을 검색해보니 거의 1시간이나 걸렸다. 피자집으로 가면서 다시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전화를 받지 않았다. 연거푸 세 번이나 걸었는데도 응답이 없었다.

 

“혹시 오후에는 영업을 하지 않을까?”

“아침에는 분명히 영업한다고 했잖아요.”

“응, 그런데 이렇게 전화를 받지 않을 걸 보면 무슨 사정이 있어서 문을 닫은 게 아닐까? 괜히 허탕 치지 말고 전곡에서 바지락 칼국수나 먹으면 어떨까?”

“설마…….”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

“여기 청년피자집이에요. 전화하셨나요?”

“네, 전화를 받지 않아서 영업하지 않는 줄 알았어요.”

“제가 혼자서 하느라 바빠서 미처 전화를 받을 시간이 없었어요. 미안해요. 어떤 피자를 주문하실 건가요?”

“어떤 종류가 있지요?”

“종류는 많아요.”

“그럼 가서 고를게요.”

 

무려 1시간이나 걸려 동두천 청년피자집에 도착했다. 지행동 부영 9단지 상가에 작은 간판이 보였다. 아내는 임영웅 사진을 보고 엄청 기분이 좋은 모양이었다.

 

“임영웅이 사랑하는 청년피자. 같이 한번 드셔보실래요?”라는 카피와 함께 우리의 트롯 영웅 임영웅의 순진한 사진이 마음에 들었다. 아내는 그 앞에서 기념 촬영까지 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니 3~4평 작은 공간에 아가씨 홀로 피자를 굽고, 주문을 받느라 무척 분주해 보였다. 임영웅의 사진이 새겨진 피자 케스가 벽에 주르륵 걸려 있었다. ‘바삭한 허니피자’, ‘청년피자 2~3인용’, ‘바질크리스마스’ 등 종류가 다양했다. 아내는 새우피자와 치즈피자 두 판을 주문했다.

 

곧 피자 굽는 냄새가 구수하게 풍겨왔다.

곧 피자가 구워져 나왔다. 임영웅의 사진이 선명하게 새겨진 피자케스를 받으니, 마치 영웅이를 만난 듯 반가웠다. 피자집 아가씨는 웃으면서 포장 구매 이벤트로 1,900원을 할인받거나, 마약콘치즈, 핫윙붕4개, 콜라&스프라이트 중에 하나를 고르라고 했다. 우리는 마약콘치즈와 콜라를 골랐다. 나는 몇 가지 궁금증이 있어 친절한 피자집 아가씨에게 말을 걸었다.

 

“피자집을 언제 오픈했나요?”

“올해 2월에 개점했어요.”

“잘하셨네요. 임영웅이가 광고한 뒤로 많이 팔리나요?”

“네, 상당히 많이 팔려요.”

“배로 팔리나요?”

“그 정도는 아니고요. 주로 아주머님들이 많이 찾아요.”

“많이 팔렸으면 좋겠네요.”

“네, 멀리서 이렇게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는 배가 고프기도 하고 입맛이 당겨 한판을 그 자리에서 먹고 싶었으나 장소가 워낙 좁아 먹을 수가 없었다. 아내와 나는 피자 판을 들고 자동차로 가서 한판을 먹고 가기로 했다. 그러나 막 구워 나온 파자라 너무 뜨거워서 손을 댈 수가 없었다. 전곡으로 오다가 차 안에서 아내가 마약콘치즈를 풀었다. 치즈에 얇게 삶은 콘이 구수한 냄새를 풍겼다. 우리는 차 안에서 마약콘치즈를 다 먹고, 피자가 먹고 싶어 참지 못하고 전곡 하나로 마트 주차장에 주차하고 새우피자를 뜯어먹었다. 마침 몇 가지 쇼핑을 할 것도 있었다.

 

폭풍삽입!

 

 

“임영웅의 청년피자 맛이 죽여주는데요?”

“하하하, 당신이 그토록 좋아하는 영웅이의 피자니 무엇인들 맛있지 않겠소?”

“아니, 그래서 그런 게 아니라 진짜로 맛있어요. 재료도 풍성하고 피자 판이 얇고 부드러워요.”

“흠, 그런 것 같기도 하군.”

 

우리는 주차장에서 새우피자 한판을 거뜬히 해치웠다. 거기에다 콜라까지 마시고 나니 트림이 게걸스럽게 나왔다. 임영웅의 청년피자를 먹고 싶어 2시간이나 자동차에서 시간을 보냈지만, 전혀 아깝지가 않았다.

 

“여보, 피자 먹고 싶으면 언제나 말해요.”

“호호호, 영웅이 피자 맛에 중독이 되지 않을까요?”

“노래에 중독되고 피자에 중독되고. 그런 중독은 걸려도 돼요. 하하하.”

임영웅의 청년피자 두판이 우리를 이토록 행복하게 하는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