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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숭을 떨지 않는 아웃백 사파리팀

찰라777 2008. 9. 4. 10:49

내숭을 떨지 않는 여행자들

 

 

아웃백 사파리투어Outback Safaris Tour는 이른 아침 6시 30분에 앨리스스프링스를 출발하였다. 앨리스스프링스에서 울룰루까지는 441km 되어 서울에서 목포 정도 가는 꾀나 먼 거리이기 때문이다. 호스텔까지 픽업을 나온 자동차는 15인승 캠핑카였다. 캠핑카의 뒤에는 작은 트레일러가 붙어 있었는데 이는 여행자들의 짐과 캠핑에 필요한 짐을 싣는 짐칸이다.

 

 

아내와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캠핑카에 올랐다. 오늘은 애버리지니들이 가장 신성시하는 그들 영혼의 성지인 울룰루로 가는 날이 아닌가? 애버리지니들의 영혼은 어디에 있으며 나의 영혼은 또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그들의 화두이기도 하겠지만 나의 영원한 화두이기도 하다. 그들이 그토록 세상의 중심으로 여기며 지구의 배꼽이라고 부르는 울룰루는 도대체 어떤 모습일까?

 

캠핑카에는 12명의 다국적 여행자들이 합류하였다. 운전사 겸 가이드는 글렌이라고 부르는 30대의 남자다. 그는 놀랍게도 일정 내내 만능 엔터테이너 역할을 하는 재능을 보여 주었다. 그는 단순한 운전사가 아니라 개그맨이요, 엔터테이너다. 우리가 야생에서 생존하는 법을 가르쳐 주는 부시워킹의 리더이기도 하다.

 

캠핑카가 앨리스스프링스를 벗어나자 글렘은 여행구성원들 각자가 자신을 소개 하도록 하였다. 그는 여행자들이 반드시 운전석 앞으로 나와서 마이크를 들고 소개를 하도록 하였고, 경청을 하는 여행자들로 하여금 필요하면 질문도 하도록 하였다. 그런 분위기를 이끌어 나가는 재치가 능숙하여 하나도 어색하지 않게 느껴진다. 스웨덴에서 온 20대 후반의 모니카(미혼 유학생)가 자신을 간단하게 소개를 하고 자리로 들어가려고 하자 글렘은 곧이어 짓궂게 질문을 퍼부었다.

 

 

▲사파리 팀과 함께한 낙타체험 

 

 

 

"당신의 첫 키스는 언제였지요?"

"오우, 나의 첫 키스요? 정확히는 기억이 잘 나지 않아요. 저의 첫 키스는 아마 10년 전 쯤으로 기억되는데요. 음, 저는 어제도 키스를 했고요. 나의 사랑키스는 2주전이었어요. 하하하."

"키스는 달콤했나요?"

 

뭐 이런 식의 질문이 오고갔다. 그러나 이런 질문에 모니카는 전혀 내숭을 떨지 않고 솔직하게 자신의 키스경험을 스스럼없이 애기를 했다. 그냥 키스는 무어이고 러브 키스는 또 무엇인가? 성이 개방된 나라인 스웨덴인 답께 그녀는 활달했다. 이렇게 웃고 떠들다 보니 지루하지도 않고 금새 시간이 지나간다.

 

12명의 여행자들은 모두가 적극적으로 나와서 자신의 소개를 했다. 구성원들은 주로 호주에서 워킹 홀리데이를 이용하여 유학을 하거나 홀리데이를 이용하여 여행을 온 젊은 배낭여행자들이다. 자신들이 일을 하여 공부도 하고 짠돌이처럼 돈을 모아 여행을 하는 멋진 인생을 살아가는 배낭족들이다. 물론 우리부부가 가장 연장자다. 그러나 나는 이런 여행분위기가 좋다. 자유 분망하고, 젊음의 기를 함께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무엇보다도 여행비도 비교적 저렴하다.

 

여행자들은 스웨덴, 스페인, 영국, 캐나다에서 온 젊은이 들인데, 한국인 여행자도 우리 부부 말고 세 명의 여자 유학생들이 함께 했다. 그들은 시드니나 그 밖의 지역에서 워킹홀리데이를 이용하거나 자비로 유학을 떠나온 학생들인데 여행 중에 우연히 만나 한 팀을 이루었다고 한다.

 

 

아웃백에서 낙타 체험

 

사파리의 첫 일정은 낙타를 프런티어 캐멀 농장에서 낙타를 타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사파리(Safaris)란 원래 19세기에 아프리카로 사냥을 하러 여행을 떠는 것을 부르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자동차를 타고 다니며 야생동물을 구경을 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들의 아웃백 사파리투어는 2박 3일간 동안 앨리스스프링스-사막의 낙타투어-울룰루-카타추타국립공원-킹스 캐년 순으로 되어있다. 잠은 부시 캠프 Bush camp에서 텐트를 치고 자고, 먹는 것은 미리 준비한 음식 재료를 캠프에서 여행 팀들이 각자 일을 맡아 손수 지어먹는다.

 

투어는 공원 베이스캠프에 도착을 하여 태고의 산록과 끝없이 펼쳐지는 붉은 내륙을 부시먼 Bushman처럼 광야를 부시워킹Bush Walking을 하며 야생에서 서바이벌(생존)하는 법을 몸소 체험하는 것이다.

 

부시먼은 원래 남아프리카의 야생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남자는 수렵, 여자는 식물채집으로 생계를 잇고 있는데, 수렵은 기린·영양·여우 등을 활과 덫을 이용하여 잡는다. 가족단위의 집단이 끊임없이 이합집산을 반복하면서 물·음식물을 찾아 이동한다. 한 곳에 머무는 기간은 며칠에서 1개월 정도이며, 간단한 반원형 초막을 짓고 산다.

 

 

프런티어 캐멀 농장의 낙타 체험은 실크로드에서 낙타를 나는 체험보다는 코스도 짧고 농장 안에서 코스를 간단하게 도는 것이기 때문에 스릴은 별로 없다. 허지만 교통이 발달하기 전에 호주의 거친 사막을 오갔던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린 자취를 그런대로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낙타를 타는 기분은 언제나 묘하다. 으르렁 거리며 괴성을 지르는 높은 낙타 등에 앉아 있으면 머나먼 과거 속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게 된다. 먼 옛 날 황량하고 험한 아웃백에서는 오직 이 낙타만이 유일한 탈거리였을 게다.

 

 

(호주 앨리스스프링스에서 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