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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백, 가시도마뱀에게서 완벽한 야생법을 배운다.

찰라777 2008. 9. 5. 10:21

 사파리의 첫 손님, 가시도마뱀

 

 

 

 

울룰루로 가는 도중에 우리가 처음 만난 동물은 '가시 악마 Thorn Devil'이라고 불리는 '가시도마뱀'이었다. 온 몸에 가시가 돋아있는 가시도마뱀은 아웃백의 붉은 바위와 황토색깔과 같은 색으로 모자이크를 한 듯 얼룩이 져 있고, 눈알은 개구리처럼 톡 튀어 나왔으며, 길이는 약 20cm정도 되어 보이는데, 뭐랄까? 꼭 귀여운 장난감 아기 악어처럼 생겼다고나 할까?

 

녀석은 과일향기를 좋아하는지 과일상자 안에 얌전하게 앉아있었는데, 가이드 글렘은 녀석을 손으로 잡더니 마치 장난감을 다루듯 조심스럽게 살펴본다.

 

"아유, 깜찍하기도 해라!"

"우와! 그 놈 참 패션이 장난이 아니네!"

"글렘, 독이 없나요?"

"이 놈은 특별한 독은 없어요. 독 대신 온 몸의 가시로 자신을 방어를 해요."

 

 

 

 

신기하게 생긴 가시도마뱀을 둘러싸고 저마다 한마디씩 질문을 퍼부어 댄다. 글렘의 설명에 의하면, 녀석은 몸으로 물을 흡수하여 비늘 모양의 피부 속 공간에다 저장을 한단다. 등위에 떨어지는 아침이슬이나 빗방울까지도 몸의 돌기에 물을 흡수하여 저장해 두었다가 모세관을 통하여 위장으로 전달하는데, 모세관으로 빨아들인 물이 위장에 전달되는 시간 약 13분이 걸린다고…

 

주로 흰개미를 잡아먹고 사는데 개미를 먹을 때는 한 번에 한 마리씩 먹는다. 녀석은 한 끼 식사로 수백 마리의 개미를 먹어치우기도 하며 분당 약 45마리의 개미를 먹는다는 것. 수컷은 두 개의 생식기를 가지고 있는데, 각 생식기는 고환이 따로 있어 둘 중에서 섹스를 할 때 어느 하나를 주로 사용을 하지만, 만약의 경우 주 생식기가 불발탄이 되기라도 하면 다른 예비 생식기를 이용하기도 한다는 것.

 

"히야, 고놈 참 기특하게 행동을 하는군요."

"테스티스를 두 개를 가지고 있다니… 녀석은 참 편리하겠네."

"그런 샘이지요. 녀석은 위협을 받으면 머리를 앞다리 사이로 감추는 습성이 있어요. 특히 그 생김새가 특이하여 생물학자뿐만 아니라 공학자들도 관심이 많아요."

"공학자들이요?"

"말하자면 녀석을 보고 공학생체 디자인에 활용을 한다나요."

"아하!"

 

 

 

 

 

글렘은 상식이 아주 넓었다. 그는 아웃백을 찾는 사람들에게 이곳의 생태계를 보다 상세하게 알려주기 위하여 꾸준히 공부를 한다고. 글렘은 말한다. 가시도마뱀에게서 우리는 야생의 생존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정말 가시도마뱀이 생존하는 방식과 독특한 몸의 구조는 이 황량한 야생에서 생존 하는데 뭔가 예시를 주는 것 같다. 녀석은 거친 야생에서 생존하는데 완벽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녀석을 다시 땅위에 놓아두니 놈은 위풍당당하게 유유히 사라져 간다. 인간들아, 날 제발 그만 귀찮게 하고 자연으로 돌아가게 해달라는 듯이……

 

 

(울룰루로 가는 길에서 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