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홀로 외로이 낮잠을 자고 있는 고니

찰라777 2010. 1. 20. 06:24

홀로 외로이 깊은 낮잠을 자고 있는 고니 

 

  

▲교각 밑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고니 (18일, 올림픽대교 밑)

 

 

지난 해 12월 26일부터 1월 16일까지 영하의 강추위가 계속 되다가 17일부터는 최고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가자 한강의 얼음이 녹고 철새들도 날아든다. 며칠전만해도 새들이 통 보이지 않았는데, 언제 날아왔는지 해빙이 된 물결 사이로 철새들이 유유히 헤엄을 치고 있다.

 

 

 ▲돌 던지는 소리에 잠시 고개를 든 고니

 

 

고니 한마리가 다리 밑에서 외로이 낮잠을 자고 있다.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고 돌을 던져도 꿈쩍도 하지않는다. 던진 돌이 거의 가까지 가자 살짝 고개를 들더니 이내 다시 고개를 자신의 등에 기대고 깊은 잠속으로 빠져 들어가고 만다. 추위에 지친 것일까? 아니면 친구들과 헤어져 길을 잃은 것일까? 

 

 

▲다시 깊은 잠으로 빠져들어가는 고니. 동료들과 헤어져 길을 잃어버렸을까? 

 

 

친구를 잃은 슬픔에 홀로 웅크리고 있을까?  낮잠을 자면서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 갑자기 인순이의 노래 '거위의 꿈"이 생각난다. 고니야 넌 버려지지는 않았느냐, 남루한 네 모습이 가엽구나. 조금만 참으면 너의 친구들이 오지않을까? 너의 현실을 받아드리고 너의 꿈을 믿어라. 운명이란 벽과 과감하게 마주치며 저 하늘 높이 날아 올라라. 참, 내가 거위에게 무슨 힘을 되어 줄 수 있다고 그러지.... 그러나 이 세상의 모든 만물에게는 다 저마다의 꿈이 있으리라. 

 

어제(19일)는 낮 최고기온이 영상 6.8도까지 올라가자 그동안 내려던 눈과 얼음들이 녹아내리느라 길은 질척거리고 얼었던 한강은 거북등처럼 갈라지기 시작한다. 연속되는 강추위 속에 영원이 꽁꽁 얼어붙을 것만 같은 한강이었는데.

 

 

▲해빙이 된 한강 위를 유유히 헤엄쳐 다니는 철새들 

 

 

고수부지에 늘어선 버들가지에도 물오르는 소리가 맹렬하게 들리는 것 같다. 날씨가 따뜻해지자 버들가지 잎들이 벌써 연한 초록색으로 변해가고 있으니 말이다. 휘휘늘어진 버들가지는 벌써 봄을 알리고 있는 것일까? 자연의 힘은 참으로 위대하고 위대하다. 아무리 인간이 그 많은 눈을 치우려고 애를 썼지만, 길에 염산을 뿌려 겨우 차량과 사람이 다니는 길만 치웠는데, 햇빛이 따스하게 내리쬐자 저렇게 일시에 온 천지의 눈과 얼음이 녹아 내리니 말이다. 자연! 자연은 인간이 가장 위대한 스승이자 종교 그 자체다. 그러니 인간은 자연을 경배하고 무서워할 줄 알아야 한다.

 

 

 

 

▲벌써 연녹색으로 변해가는 버들가지 

 

 

날씨가 풀리자 한강 고수부지를 산책하는 사람들도 부쩍 늘었다. 잠실대교에서 토평으로 가는 고수부지에도 많은 사람들이 그 동안 강추위에 움츠러들었다가 눈이 녹아내리는 길을 따라 산책을 즐기고 있다. 다리 밑에 설치된 헬스기구에서 몸을 풀며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 모습이 무척 정겨워 보인다. 

 

 

 

▲험한 세상에 버팀목이 되어주는 튼튼한 다리. 해빙으로 얼어 붙었던 한강이 갈라지고 있다(올림픽대교 밑)

 

 

교각 밑을 걸어가면서 많은 것을 배우기도 한다. 저렇게 튼튼한 교각이 말없이 받쳐주고 있기에 마음놓고 자동차도 사람도 통행을 할 수 있지않는가?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주는 일을 묵묵히 해내고 있는 교각이 고맙게만 느껴진다.

 

그런데 천호대교에서부터 시작되는 고가도로 밑을 걸어가다가 갑자기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벼락을 맞았다. 깜짝 놀라 고개를 들어보니 도로 상판에 내렸던 눈녹은 물이 봇물처럼 흘러내리고 있었다.

 

▲홈통이 아닌 도로 상판 가장자리로 흘러내리는 눈 녹은 물.

 

 

자세히 살펴보니 상판 밑에는 10m 간격으로 홈통이 설치되어 있고, 상판에서 흘러내리는 물은 홈통을 통해서 한강으로 흘러내려 가도록 설치되어 있다.

 

그런데 문제는 홈통으로 물이 제대로 흘러내려가지 않고 여러 곳에서 도로 상판 가장자리나 교각 받침대로 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는 필시 도로 상판이 금이 간 경우이거나, 배수시설이 잘못되어 홈통으로 물이 흘러가지 않거나, 아니면 홈통시설 자체가 불량일 경우 일 것이다.

 

 

 ▲파이프가 터져 얼음기둥이 늘어 붙은 위험한 모습(천호대교 구리간 도로 워커힐 밑 1월 19일 오후 3시경)

 

 

한편, 광장동에서 구리로가는 워커힐 밑 도로에 설치된 배수관은 터져서 얼음기둥이 폭포수처럼 매달려 있다. 정화조인지, 빗물펌프장인지는 모르지만 무척 위험하게 보인다. 그대로 방치를 해두면 큰 사고가 날 것 같다. 일단 해당구청에 전화를 하여 신고를 했다.

 

잠실~토평간 도로는 개통이 된지 몇 년이 지나지 않는 교각이다. 얼마 되지않는 교각과 도로 상판이 이러한데 오래된 다리나 교각은 더욱 심하지 않을까 심히 염려가 된다.

 

  

 

 

 

 

▲홈통으로 흘러내리지 않고 교각이나 상판 가장자리로 흘러내리는 눈 녹은 물. 시민 한분이 산책을 하다가 상판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피해 달려가고 있다. 

 

 

특히 내일(1월 20일)은 많은 겨울비가 내리고 기온도 올라간다고 한다. 그동안 강추위로 얼었던 다리와 축대가 해빙이 되면서 붕괴되는 위험이 없는 지 미리미리 점검을 해 보아야 할 것이다.

 

 

 ▲아직도 얼음속에 갇혀있는 작은 바지선

 

 ▲튼튼하게 도로 상판을 받치고 있는 교각(천호대교~토평간변도로)

 

"낙숫물이 구멍을 뚫는다!"는 속담이 있지않은가? 어느 날 갑자기 무너져 내려버린 성수대교의 참사를 기억해야 한다. 나라 안이 온통 세종시 문제와 4대강 개발, 아이티 지진참사 등으로 소란하고 어수선하다. 이럴 때일수록 보이는 곳보다 보이지 않는 곳을 철저히 점검하여 해빙으로 인한 안전사고가 나지않도록 주의를 개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