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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호박꽃 중매쟁이?

찰라777 2012. 6. 25. 12:06

요즈음은 매일 아침 일어나면 호박꽃을 보는 재미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호박 밭에는 암꽃과 수꽃이 합창을 부르며 부지기수로 피어나고 있습니다. 호박꽃은 암꽃과 수꽃이 한 줄기에 따로 따로 피어납니다. 수꽃의 모양은 꽃 중앙에 하나의 꽃술을 내밀고 있고, 암꽃은 왕관모양으로 꽃술이 여러개 달려 있습니다.

 

 

▲매일 아침 부지기수로 피어나는 호박꽃들의 합창

 ▲호박 수꽃, 하나의 꽃술이 나와 있다.

수꽃술을 따서 암꽃에 가볍게 비벼주면 인공수분이 된다.

 

 

▲암꽃 밑에 호박이 달린다.

 

 

벌 하나가 수꽃에 앉아 꿀을 열심히 빨아 먹다가 암꽃으로 옮겨 갑니다. 벌의 꺼끌꺼끌한 다리에 수꽃의 꽃가루가 묻혀  암꽃에 수분(受粉)을 해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자연의 순리에 따라 벌이나 나비가 꽃가루받이를 해주면 가장 좋은 방법인데, 문제는 벌의 개체수가 점점 사라벼 가고 있어 수분이 제대로 되지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벌이 수꽃의 꿀을 빨아 먹다가 암꽃에 가서 자연 수분을 하는 모습

 

▲암꽃에 호박이 달려 커가는 모습

 

그래서 나는 아침마다 내 손으로 수꽃의 수술을 따서 암꽃에 인공수분을 해 주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나는 매일아침 호박꽃 중매쟁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샘이지요.

 

호박꽃 꽂가루받이는 제때에 해 주어야 합니다. 수꽃이 오래되면 화분은 있어도 수분 능력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암꽃은 꽃이 핀 후 2~3일까지는 수분이 가능합니다.

 

 

 ▲호박 암꽃. 크라운 왕관 모양의 꽃술을 하고 있다.

수꽃을 따서 비벼 인공수정을 한 모양

 

그래서 아침 일찍 수꽃을 꺾어서 암꽃 꽃대에 가볍게 비벼주고 있습니다.  인공수분을 위해 꺾여지는 수꽃이 참 안 됐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쨌든 타는 가뭄 속에 매일 물을 주었더니 호박 밭에는 암꽃 밑에 수십개의 호박이 달려 있습니다. 중매쟁이 역할을 톡톡히 해낸 성과라고 할까요? 이런 중매쟁이는 할만 하군요. ㅎㅎ

 

▲호박은 꽃이 핀지 30~40일이 지나면 수확을 할 수 있는데, 겉이 황록색에 가까워지고

하얀가루가 나타나면 수확할 시기이다. 늙은 호박을 수확하려면 가을까지 그대로 둔다.

 

호박은 꽃이 핀지 30~40일이 지나면 수확을 할 수 있는데, 겉이 황록색에 가까워지고 하얀가루가 나타나면 수확할 시기입니다. 늙은 호박을 수확하려면 가을까지 그대로 두면 됩니다.

 

그러나 사진처럼 여릴 때 호박을 따서 된장국을 끓이면 맛이 그만이지요.^^ 거기에 인공수분을 하면 호박이 무럭무럭 자라나니 이른 아침에 호박꽃을 중매하는 재미가 쏠쏠하기만 합니다.

 

(2012.6.25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