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텃밭일기

달팽이와 함께

찰라777 2013. 5. 23. 13:38

5월 13일 맑음

 

 

홍려석 선생님은 풀베기에 대하여 다시 한번 설명을 해주었다.

 

풀은 자체적으로 난 땅에서 쓰면 족하다. 다른 땅에서 난 풀은 오히려 작물에 해롭다.

그러므로 밭에서 난 식물을 밖으로 보내지 말고,

밖에서 난 풀을 밭으로 들여오지 않는다.

베어낸 풀은 작물 포기 양쪽에 바짝 붙여 놓은다.

아무것도 심지않는 밭에 난 풀은 베지않고 그냥두어

나중에 작물을 심을 때 잘라준다.

모든 풀은 거름이 된다.

 

 

 

잡초를 베어내는 일이 점점 겁이 난다.

무조건 베어내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습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간정도만 잘라 주어야 한다.

 

풀을 베어내는 데

봄비를 맞은 채소들이 바짝 자라나 있다.

청경채, 겨자상추, 치커리, 오크 상추 등은 일부 수확을 해야 할 것 같다.

 

 

 

 

 

홍선생님은 작물사이에 메리골드를 심었다.

메리골드 향기는 벌레를 쫓는다고 한다.

 

 

 

 

잠시 휴식시간에 우리는 <핀드혼의 기적>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는 논밭 여기저기에 항상 작은 공유지를 두고

데바의 요정들이 쉬어 갈곳을 만들어 둔다고 했다.

그리고 일을 시작하고 끝날 때 늘 데바님께 용서를 구한다고 했다.

 

 

 

 

 

 

베어내는 풀들에게 미안하고 자라나주는 작물에게 감사하고

데바의 신에게 용서를 구한다고 한다.

작물이 잘 안되는 것은 아직 정성이 부족하여 데바의 허락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

작물과 대지와 물, 공기, 햇볕 과 더 많은 교감을 하여야 한다는 것.

자연과 농부가 더 많은 교감을 하고 정성을 들여야

자연의 신이 허락을 한다는 것이다.

 

 

모든 생물은 환경에 적응기간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식물을 관장하는 데바의 신과 식물들의 요정에게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풀 한포기 베어내는 것도 두렵다.

데바의 신에게 용서를 구하고

풀의 정령에게 양해를 구하고

풀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으로 용서를 구한다음 풀을 베어내야 한다.

 

 

 

풀을 베는데 민달팽이가 슬금슬금 기어 나온다.

여린 피부다.

나는 민달팽이가 다치지 않게 조심스럽게 풀을 베어냈다.

모든 벌레도 살 권리가 있지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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