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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힐에 바라본 칸첸중가 파노라마

찰라777 2013. 9. 9. 06:11

다르질링 타이거 힐에 바라본 칸첸중가 일출

 

설산으로 몰려드는 지프차의 행렬 

 

2012년 4월 29일 새벽 4시. 다르질링 초우라스타 광장에서 지프차를 탔다. 다섯 명이 지프차 한 대를 렌트하여 타이거 힐로 가는 것이다. 타이거 힐에 가면 칸첸중가에서 떠오르는 기가 막힌 일출을 볼 수 있단다. 하고 많은 히말라야의 일출을 보아왔지만 안 보면 어쩐지 섭섭하고 뒤가 꾸린다. 또한 다르질링 하고도 칸첸중가를 일출을 바라볼 수 있는 타이거 힐을 언제 다시 온단 말인가.

 

▲타이거 힐에서 바라본 칸첸중가. 설산의 일충릉 보기 위해서 사람들이 발디딜틈이 없이 모여들고 있다.

 

 

타이거 힐은 다르질링에서 11km 떨어진 굼(Ghoom) 위쪽, 해발 2590m에 위치해 있다. 다르질링 시내를 벗나니 지프차들의 행렬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우리가 탄 지프차는 앞서가는 지프차의 꽁무니를 슬슬 따라간다. 길이 좁아서 앞서 갈 수도 없다. 막히면 서고, 앞차가 기어가면 우리차도 기어갈 뿐이다.

 

▲이른 새벽 타이거힐로 가는 자동차들

 

 

그러다 보니 10분이면 갈 거리를 1시간 정도나 걸린다. 실로 엄청난 지프 행렬이다. 그제야 4시에 출발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그도 타이거 힐 정상까지 가지 못하고 차량으로 길이 막혀서 중간에 내려서 정상까지 걸어가야 했다.

 

 

▲타이거힐로 몰려드는 인파들. 그들은 무슨생각을 하고 있을까?

 

타이거 힐 정상에 오르니 날씨가 뿌옇다. 멋진 일출을 감상하기에는 썩 좋은 날씨는 아니다. 그러나 정상에는 발 디딜 틈도 없이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엉? 이건 일출 구경이 아니라 고산지대로 자동차 구경, 사람구경을 온 기분이다.

 

 

▲일출구경보다는 자동차와 사람을 구경하러 온 느낌이 든다

 

 

큰 봉우리 다섯이 있는 눈의 요새

 

칸첸중가(Ksangchendzonga, 8586m)란 명칭은 ‘큰 봉우리 다섯이 있는 눈 요새’라는 뜻의 티베트 말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에베레스트(8848m), K2(8611m)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봉우리다. 인도와 네팔, 부탄의 경계에 우둑 솟아있는 마의 설산이다!

 

여성 산악인 오은선 씨의 등정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던 이 산에서 지난 5월, 장애 산악인 김홍빈 씨와 함께 등정에 성공을 한 후 하산을 하다가 박남수등반대장이 사망을 했다.  

 

▲칸첸중가(Ksangchendzonga, 8586m, 세계에서 세번째로 높은 산)란 명칭은 ‘큰 봉우리 다섯이 있는 눈 요새’라는 뜻이다. 맑은 날은 장장 250km애 달하는 히말라야 설산을 관망 할 수 있는 곳이다.

 

맑은 날에는 타이거 힐에서 장장 250km에 달하는 히말라야 대산괴(大(대)山(산)塊(괴))으 장관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오늘은 날씨가 흐리다. 설산이 구름에 가려 잘 보이지가 않는다. 그러다가 태양이 떠오르자 눈 덮인 칸첸중가 보우리가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운이 좋은 날에는 멀리 에베레스트까지 바라볼 수 있다고 하는데, 그런 기회는 1년 중 불과 10일에 불과하다니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러나 산정에 있는 대나무 숲 사이로 떠오르는 일출은 색다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모두가 추위에 떨며 인증 샷을 하고 있다. 아침에 떠오르는 태양은 어디에서나 또 같은데, 사람들은 설산에 떠오르는 일출에 의미를 부여하며 추억을 남기려고 한다.

 

▲대나무 숲 사이로 떠오르는 설산의 태양

 

 

바로 이맛이야!

 

히말라야 설산을 바라보면

무언가 알 수 없는

신비한 영감이 몰려온다네

 

그곳은 눈들의 고향

눈의 요새

사람들은 설산의 정기를 받으러

이른 새벽

타이거힐로 몰려 든다네

 

무언가 알 수 없는

신비한 충만감

온 몸에 가득차는

신성한 정기

 

"그래, 바로 이맛이야!"

 

그래서 사람들은 또

설산을 찾아 간다네

 

 

 

▲무언가 알 수 없는 신성한 영감이 몰려오는 히말라야 설산

 

 

약 30여분 동안 타이거 힐에 머물다가 사람들은 다시 지프의 긴 행렬을 따라 하산을 한다. 설산의 일출보다 지프차의 행렬이 오히려 장관을 이룬다. 설산의 일출을 바라본 사람들의 표정은 무언가 신비한 충만감에 가득차 있다. 그맛으로 사람들은 또 이른 새벽에 설산에서 떠오르는 일출을 맞이하러 타이거 힐로 몰려든다. 함께 일출에 동참을 한 청정남님, 무한도전님, 바다님의 표정도 칸첸중가의 정기를 받아 설산처럼 밝고 맑게만 보인다.

 

▲함께 지프차를 타고 갔던 새벽 동지들. 찰라부부, 청정남님, 무한도전님, 바다님

 

다르질링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굼에 있는 이가촐링곰파를 들렀다. 이 곰파는 겔룩파 종파로 19세기 후반 서양인 최초의 티베트 라마승이 머물렀던 곳이기도 하다. 새벽 사원에서 합장 기도를 하는 기분은 언제나 신성하다. 5m에 달하는 미륵부처, 불경을 독송하는 라마승과 마니차를 돌리며 기도하는 사람들... 새벽 사원은 설산의 정기를 받아 부처님의 가피로 가득 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