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임진강일기

잔디밭 잡초 꼭 뽑아야 할까?

찰라777 2015. 5. 21. 22:07

5월 20일 금요일 맑음-땡볕 쨍쨍

 

먹을 수 없는 식물, 잔디

미국에서는 일년에 잔디관리에 400억 딸러가 들어간다는데..

 

아내는 5월 들어 날마다 땡볕 밑에서 잔디밭의 잡초를 뽑았다.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 연휴에는 큰 아이 영이도 합세를 해서

5일 동안 잡초를 뽑더니 몸살이 나고 말았다.

안 해본 일을 업드려서 하다 보니 힘이 들었던 모양이다.

 

 

 

 

 

나도 텃밭 일을 하다가 틈틈히 잡초를 뽑았다.

금가락지의 잔디정원은 줄잡아 300여평이 넘는다.

그런데 매년 몇 차례씩 잡초를 말끔하게 뽑아주지만

해마다 새로운 잡초들이 돋아난다.

작년에는 세분 형수님들이 오셔서 일주일 동안 잡초만 뽑다 가셨다.

고마운 형수님들이다.

 

 

 

금년에는 주로 냉이, 개망초, 쑥, 크로바 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일단 어제까지 잔디밭 전체의 잡초를 다 제거를 했다.

그러나 장마철이 오면 또 우후죽순처럼 자라날 것이다.

 

잡초를 제거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잔디만 살리고 다른 잡초를 제거하는 제초제를 쓰면 된다.

또 인부를 사서 제거하면 된다.

그러나 아내와 나는 둘 다 용납을 할 수 없다.

 

제초제는 아예 처음부터 쓸 생각을 아니했고

또 인부를 사서 잡초를 제거는 일도 격에 맞지 않는 일이다.

우리가 갑부도 아니고, 대농을 하는 농꾼도 아니다.

그러니 잡초는 우리손으로 뽑는 것이 가장 타당하다는 것이다.

 

 

 

 

금가락지 전체에 일체 농약을 쓰지 않는 우리는 

호미를 들고 일일히 손으로 뽑아야만 한다.

잡초를 뽑는 일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잡초의 뿌리는 매우 질기고 깊게 뻗어있다.

이 질기고 질긴 잡초를 뽑다보면

고개, 허리 어께, 팔 다리가 골고루 아프다.

 

 

 

그렇지않아도 허리가 좋지 않은 아내는 내가 말려도 소용없다.

잡초를 눈으로 보고서는 참을 수 없다는 것이다.

때론 너무나 대쪽 같은 아내의 성격이 원망스러울 때도 있다.

힘든 것을 참아내는 것은 좋은 데 몸이 성해야지...

 

 

 

 

사실 잔디밭은 보기에는 좋지만 여러가지로 쓸모가 없다.

첫째 먹을 수 없는 식물이다.

봄에는 개망초도 나물로 먹는다.

쑥은 또 어떠한가?

쑥은 몸을 치료하는 명약이다.

민들레, 고들배기, 씀바귀, 냉이도 다 먹을 수 있는 식물이다.

그렇게 먹을 수 있는 식물을 잡초라고 뽑아내는 인간이

때로는 어리석다는 생각을 해본다.

 

잔디를 관리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농약을 치지않고 하는 관리는 더 어렵다.

미국에서는 잔디를 관리하는데만도 연간 400억 달러가 소모된다고 한다.

제초기와 잔디깍기 기계도 있어야 하고

이 기계를 돌리는 기름값도 만만치 않다.

거기에다 이 조용한 곳에 소음과 매연도 풍긴다.

 

 

 

그러나 잔디밭은 새들과 토끼, 고양이와, 너구리,

심지어는 고라니까지 와서 뛰어 놀기도 한다.

하기야 아내와 나도 잔디밭에서 산책을 할 때는 상쾌하다.

 

허지만 식물의 다양성과 잔디는 먹을 수 없는 식물이라는 것을 고려해보면

꼭 집안에 진디밭을 넓게 해야할 필요성이 있을까?

그보다는 야채, 화초, 유실수 등 먹을 수 있는 정원을 만드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고 유용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도 잡초를 뽑고 잘 정돈된 잔다밭을 바라보니 기분이 좋다.

까치가 껑충껑충 뛰어다니고

참새들이 날아와 무언가 쪼아 먹는다.

만물은 공생공존을 해야 한다는 것을

새삼 다시 느께게 하는 풍경이다.

 

 

 

잡초를 말끔이 뽑아낸 잔디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