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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달산 보광사 약수

찰라777 2015. 5. 27. 05:57

조각공원에서 유달산 둘레길을 따라 걸어가는데 목탁소리가 유난히 청아하게 들려왔다. 목탁소리를 따라 가보니 보광사라는 절이 나왔다. 바로 일등봉 밑에 직선으로 있는 위치다. 법당에 참배를 하고 있는 주지스님이 들어오셨다.

 

 

"거사님 여기 짓샘 물맛을 한 번 보시지요. 아주 물맛이 좋습니다."

"어디에 생미 있지요?"

"바로 부처님 밑에 있지요."

 

그러나 부처님 밑에는 아무리 보아도 새밍 없다. 스님은 마루 장 하나를 열었다. 그러자 놀랍게도 깊은 샘이 보였다. 스님은 긴 조로로 물을 떠서 나에게 한 바가지 건네 주었다. 물맛이 시원하고 좋다.

 

"유달산 정기를 받은 물로 위장병에 좋지요. 유달산은 물이 귀한데 여기 이 샘은 언제나 물이 철철 흐르지요."

 

백의의 미륵부처님을 모셔 놓은 자리는 일등봉과 직선으로 통하는 곳이라고 했다. 자료를 찾아보니 짓샘에 대한 자세한 기록이 있어 소개한다.

 

 

 

보광사(普光寺)의 짓샘을 찾아

 

                                             최성환(향토사연구원)



목포 사람들에게 물의 소중함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는 것이며, 유달산이 기암괴석으로 유명한 명산이면서도 깨끗한 물과 아름다운 계곡을 갖추지 못했다는 사실이 언제나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그래서인지 유달산에는 샘과 관련된 몇가지 전설이 남아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보광사의 짓샘에 관한 것이다.
짓샘이 지금도 보존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해보고자 지난 1월 22일 보광사를 찾았다.


보광사는 유달산 동쪽 기슭(달성공원 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1929년 10월 30일 박운계(朴雲溪) 스님이 창건하였다고 전해진다. 현재 해남 대흥사의 말사(末寺)이나 개인사찰형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대지 190평, 건평 29평 정도의 조그마한 사찰이다. 대한불교 조계종(曹溪宗) 18호(1962년 10월 29일)로 등록되었고, 해은(海隱) 김용구(金容龜) 스님이 주지로 있다.

보광사에서 주목되는 것은 용화전(龍華殿)에 모시고 있는 석조미륵좌불이다. 미륵불을 모시고 있다하여 미륵사(彌勒寺)라고 불리웠는데, 이것은 유달산의 바위 줄기에 불상을 새겨 조성한 것이다. 뒷부분에 난포를 터서 연결된 바위 부분을 단절시켰다고 하는데 지금도 그 흔적들이 남아있다.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으나 약70년 정도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광사입구 좌편에 석조미륵조성공덕비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처음에는 바위에 석조미륵불을 세워서 신앙의 대상으로 삼았다가 나중에 사찰로 발전해 나간 것으로 추측된다.

주지 해은 스님의 전해들은 바에 따르면 미륵좌불이 처음 조성되었을 당시에는 매우 영험해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고 한다. 영험하기로 유명했다는 미륵불의 바위 밑으로 흐르는 물이 고여 샘이 생겨 났으니 '짓샘에 관한 일화'가 생겨난 것은 우연이 아닌 듯 하다.

짓샘의 전설에 관한 대략적인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보광사(普光寺) 석조미륵상 아래에 있는 샘이다. 산고(産苦)가 들었을 때 효험이 있다고 하여 일제때까지만해도 이 일대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였다고 한다. 주민들은 산고가 들면 짓샘에서 물을 길어다 미역국을 끓여 산모에게 먹였고, 또한 산모의 젖이 부족할 경우 옹기 두 개에 끈을 매서 짓샘에 띄우고 젖을 많이 태워 달라고 기원한 다음 그 옹기에 샘물을 채워서 집으로 가져와 조앙신에게도 소망하였다 한다.

 

짓샘에서 축원을 할 때에 주술문으로는 "해동 조선 전라도 목포 모동 모씨의 남·여 산신님께서 굽어 살피사 젖을 태워주시고 수명장수하게 하시고 두루두루 살피어 많은 복을 내리소서"라고 수십번을 외며 절을 올린 후 물을 길렀다고 한다.

주술문을 외며 축원하는 것은 그 맥이 단절되었고, 이 샘의 물이 어느정도 효과가 있었는지 증명할 길이 없지만 지금도 여름철이 되면 어떻게 소문을 들었는지 경상도 쪽에서 온 관광객들이 짓샘의 물을 담아가고자 찾아온다고 한다.

짓샘의 정확한 위치는 용화전 안의 석조미륵좌대 앞의 마루바닥 밑이다. 마루바닥 덮개를 열어야만 짓샘의 모습이 드러난다. 전혀 샘이 있을 것 같지 않은 곳에 약2∼3미터 정도 깊이의 샘이 보인다. 물의 양은 많지는 않지만 계속해서 마르지 않고, 비가 많이 올 때면 짓샘의 물도 늘어난다고 한다.


보광사에는 이 샘 외에도 마당에 샘이 또 있다. 최근에 짓샘의 전설을 듣고 보광사에 찾아간 사람들의 대부분은 아마도 이 샘을 보지고 못하고 앞마당에 있는 우물을 보고 짓샘으로 오인했을 것이다. 이는 기존에 나와 있는 책들에 관련사진이 잘 못 실려 있기 때문으로 이 글을 통해서 바로 잡는다.

보광사에는 석조미륵불과 짓샘 외에 1974년에 세운 칠보탑(七寶塔)이 용화전 뜰 앞에 세워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