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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친구일수록 귀한 존재다

찰라777 2015. 6. 4. 04:33

일곱 쌍의 오랜 죽마고우들을 맞이하며

 

 

 

 

 

아침 일찍 텃밭에서 배추벌레를 잡고 있는데, 맨 먼저 G부부가 도착을 했다. 오랫동안 유치원을 경영하고 있는 G부부는 참으로 잉꼬부부다. 그 다음으로 A부부와 함께 J가 도착했다.

 

J는 홀로 왔다. 새로 음식점을 개업 준비를 하느라 그의 아내는 동참을 하지 못했다. 그 바쁜 통에도 멀리 친구를 찾아온 J가 고마웠다그리고 한참을 지나 K부부, H부부가 도착을 했다.

 

오늘 참석을 하지 못한 부부는 L부부다. 아내가 컨디션이 썩 좋지가 않아 참석을 하지 못하겠다고 통지가 왔다. 하루 속히 컨디션이 좋아지기를 바란다.

 

 

 

이 일곱 쌍의 친구들은 고향의 고등학교 동기동창생들로 호박꽃처럼 꾸밈없는 가까운 친구들이다. 고등학교를 졸업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모임을 시작했으니 40년도 넘었다.

 

친구란 가까울수록 귀한 존재다. 친한 친구일수록 서로를 존중해주고 아껴주어야 우정이 오래간다.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친구들은 참으로 중요한 존재다

 

문득 티베트의 한 스님이 하셨던 말이 기억난다.

 

"도망쳐 나온 코끼리를 무서워 할 것이 아니라, 그대를 현혹시키는 친구를 무서워하라. 그는 그대의 몸과 마음을 망쳐놓을 수가 있는 것이다."

 

그릇된 길로 이끄는 친구는 겉으로는 항상 좋게 대한다. 그러나 그런 친구는 우리의 기운을 흩어 놓기 십상이다.

 

"그릇된 친구는 머리에 뿔이 나 있지도 않고, 이상한 옷을 입고 이지고 않지만 그대를 생사윤회의 속으로 더 깊이 빠뜨린다." 

 

 

 

 

티베트의 까담파 게세 포따와가 한 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런 나쁜 영향을 주는 친구를 피해야 한다. 만약 우리가 그런 그릇된 친구들과 줄 곳 어울린다면 어둠에 물들고 말 것이다우리의 인간적 발전은 대부분 친구의 영향으로 좌우된다. 그러므로 어두운 친구는 피해야 한다. 닝마파의 어떤 라마는 이렇게 말했다.

 

"그대가 너그러운 사람과 함께 산다면, 그대도 너그러워진다. 점잖고 행동이 바른 사람과 함께 살면 그대도 그렇게 된다. 그러나 그대가 온전치 못한 사람과 어울린다면 그대는 방종해지고 수행(=인생)을 모두 망쳐 버릴 것이다."

 

흔히 듣는 말이지만 실천을 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어찌 너그럽고 바른 친구만 만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혹시 어떤 친구가 마음에 걸리고 짜증스럽다 해도 그들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문제는 자기 자신의 마음에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부처님은 그 문제에 대하여 이렇게 말씀하셨다.

 

"남을 심판하지 말라. 자기 자신을 심판하라."

 

자기 자신을 심판하기 전에 남의 허물이 보이는 것은 자기 자신의 마음이 흔들리는 반영에 지나지 않는다.

 

 

내 장점은 감추고 친구의 장점을 들추어내야

 

대개의 사람들은 남의 허물을 들추고, 자신의 허물은 감춘다. 그러나 자신의 결점을 숨겨 마음속에 매어두는 것은 죄와 불안을 커지게 할 뿐이다. 내 허물은 남들 앞에 노출시켜 버리는 편이 훨씬 좋다. 그렇게 하면 그 결점들의 힘이 약해지는 것이다. 허지만 이렇게 하다보면 자칫 오해를 받거나 잘못 전해 질수가 있으니 분별과 조심이 필요하다.

 

 

우리는 끊임없이 남의 허물을 살피게 된다. 지금 나는 친구들의 허물을 살피고 있지나 않은가. 항상 반성을 해야 한다. 남의 허물을 살피기 전에 내 허물를 먼저 살펴야 한다. 남의 허물은 보고, 내 허물을 보지 못한다면 그것은 마치 거울이 밖의 것은 잘 비쳐 보이지만 거울자체는 절대로 비춰 보이지 못하는 것과 다름없다.

 

내가 비판하는 남들의 허물은 실제로 내 자신의 허물이다. 그렇지 않다면 내 자신이 그것들을 눈여겨보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남들에게서 무엇이든 허물이나 결점이 보일 때는 그것은 바로 모든 것이 독립적으로 따로따로 존재한다고 보는 우리의 통상적인 착각에서 비롯되는 지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내가 가진 지식이나 업적은 자랑할 아무런 필요도 없다이 점에 대해서는 티베트의 제 촌까빠 스님의 이야기를 귀담아 둘 필요가 있다.

 

그대 자신이 얻은 것과 꿰뚫어 본 것은 마땅히 항아리 속에서 타고 있는 등잔의 심지 같아야 한다. 그 빛은 안을 비추기는 하지만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참으로 공감이 가는 말이다. 내가 만약 내 자신의 허물은 보고 남들의 허물은 결코 들추어내지 않는다면, 비록 내가 그것 밖에는 아무런 장점이 없다 해도 나는 항상 마음이 홀가분해질 수 있을 것이다.

 

 

친구의 허물을 들추지 않는다는 것은 그 자체가 매우 큰마음의 힘이 된다. 친구들의 아픈 곳을 들추어내기보다는 오히려 어루만져주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이는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수그린다는 속담과 같은 이치다. 남의 결점을 들추는 것은 실제로 내 허물을 숨겨보려는 부질없는 의도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마치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란다'는 것과 하등 다름이 없다.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할 때 그저 남을 비판하는 말 뿐이라면 상대방은 겉으로는 듣는척하지만 안으로는 결코 들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것은 다만 나쁜 인상을 남길 뿐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내가 남들을 나쁘게 말하는 그대로 상대방도 나를 나쁘게 말하는 것과 같다. 이것이 유유상종의 법칙이다. 자신의 행동이 그와 비슷한 결과를 낳는 것이다.

 

그러므로 친한 친구일수록 귀히 여기고, 친구의 허물을 들추어 내기 전에 내 자신의 허물을 생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