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희망의 씨앗' 네팔방문기

히말라야에 반하다-에티항공에서 바라본 히말라야

찰라777 2016. 7. 6. 22:18

에띠항공에 아이들의 꿈을 싣다  

 

329일. 털털 거리는 타타 봉고차에 짐을 싣고 공항으로 출발했다. 뿌연 먼지가 앞을 가렸다. 건기라서 먼지의 농도가 한층 심했다. 어머님이 주신 꽃을 든 시토울라의 모습이 경건해 보였다. 시토울라의 집에서 공항은 멀지가 않다. 국내선 공항은 허름하다.

 

공항에 도착하여 시토울라는 짐꾼 두 사람을 불렀다. 손 수례에 짐을 가득 싣고 탑승구로 향했다. 손 수례가 뒤뚱거렸다. 현지 장학생 학교에 나누어 줄 컴퓨터 일곱 박스와 짐을 가득 실었기 때문이다. 허지만 이 짐은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중요한 짐이다. 컴퓨터 교실을 열어줄 노트북 컴퓨터는 아이들의 꿈이다. 아이들의 소중한 꿈을 키워주기 위해 노트북 컴퓨터를 작은 비행기에 실었다




아이들의 소중한 꿈을 키워주기 위해 노트북 컴퓨터를 작은 비행기에 실었다

  

체크인 데스크에 도착하여 짐을 부치는데 수하물 비용이 만만치 않다. 15,500루피를 지불했다. 비행기가 워낙 작아 작년에는 짐을 두 번에 걸쳐 다른 비행기에 나누어 실었는데, 그나마 이번에는 함께 실을 수 있어 다행이다. 짐을 가까스로 부치고 비행기로 향하는 셔틀버스를 탔다. 네팔의 비행기는 걸어서 탑승을 하거나 셔틀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셔틀버스에서 내리니 프로펠러가 달린 작난감 같은 경비행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포즈를 취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30인승 에띠에어라인 경비행기

 

프로펠러 힘으로 날아가는 30인승 경비행기 에띠에어라인. 비행기에 탑승을 하니 프로펠러 돌아가는 소리가 작란이 아니다. 이륙하게 전에 여자 승무원이 캔디 두 개와 솜을 나누어 주었다. 소음이 워낙 크니 솜으로 귀를 막으라는 것이다. 비행기가 너무 작아 화물도 많이 싣지를 못한다. 장학금 후원학교에 선물을 할 짐을 가까스로 싣자 프로펠러가 굉음을 내며 점점 가속도로 회전을 하자 비행기는 곧 이륙을 했다.

 

"하하, 이거, 어릴 때 먹었던 사탕하고 똑 같네!"

"솜으로 귀부터 막으세요."

", 그래야겠군요."



그 옛날 먹었던 우유과자다.

 

비행기가 카트만두 트리뷰반 공항을 이륙하자 왼편으로 곧 만년설에 뒤덮인 히말라야가 나타났다. 히말라야! 언제보아도 가슴 뭉클한 풍경이다. 안나푸르나, 마나슬루, 시샤팡마, 초오유, 에베레스트, 로체, 마칼루, 칸첸중가8000m급 히말라야 영봉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그곳엔 눈 말고 세상을 내려다보는 무언가가 있을 것만 같은 신비감이 감돈다. 눈의 거처, 영혼의 거처인 히말라야에는 뭔가가 알 수 없는 마력이 있다. 언제보아도 신기루처럼 베일에 가려있는 히말라야는 먼 과거세에서부터 동경해 오던 내 영혼의 고향이 아닐까?







 에띠 경비행기에서 바라본 히말라야의 파노라마

    

내 영혼의 고향, 히말라야!

 

히말라야(Himalaya)는 산스크리트어로 ‘Hima’(snow)', 'Alaya'거처(dwelling)'라는 뜻의 즉 눈의 거처(abade of snow)란 의미다. 그러나 내가 보기엔 눈의 거처라기보다는 영혼의 거처라는 느낌이 더 강하다.

 

힌두의 브라흐마, 비슈누, 쉬바 등 33천에 달하는 그 많은 신들이 저 설산에 주석하고, 석가모니 부처님을 비롯하여 파드마삼바바, 밀라레빠, 달라이 라마 등 수많은 히말라야 성자와 요기, 툴구(환생도인)들이 저 설산에서 수행을 하고 도를 이루었다아프리카 대륙에 사는 사람들은 명상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히말라야 주변에 사는 인도, 네팔, 티베트, 탄 인들은 명상을 한다. 이것은 분명 히말라야라는 거대한 설산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히말라야 산맥은 파키스탄과 인도 북부, 네팔, 시킴, 부탄, 티베트에 활 모양을 그리며 북서쪽에서 남동방향으로 장장 2400km뻗어 있다. 히말라야는 너무 길고 거대하기 때문에 다음과 같이 몇 개의 그룹으로 분류한다. 신생대 초기에는 얕고 따뜻한 바다인 테티스 해가 펼쳐져 있었으나, 인도판이 북상하면서 유라시아판과 부딪치며 지금 산맥을 이루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히말라야 산맥. 히말라야 산맥은 파키스탄과 인도 북부, 네팔, 시킴, 부탄, 티베트에 활 모양을 그리며 북서쪽에서 남동방향으로 장장 2400km뻗어 있다.

     

<아쌈히말라야>는 히말라야 가장 동쪽에 치우친 구역으로 브라마푸르라강이 크게 굴곡을 이루며 부탄 동쪽까지 이른다. 인도에서 티베트 국경지대까지 열대성 수림이 우거져 있고 몬순이 몰고 오는 많은 비를 정면으로 받기 때문에 아직 탐사되지 않는 지역이 많다. 남차바르(7756m)와 걀라페리(7150m)등 새로 발견된 산도 많다

 

<부탄히말라야는 부탄 영토 내에 포함된 부분을 말한다. 7,000m급 봉우리가 15개나 있으며, 부탄 동북부 산지에서 시킴주를 거쳐 네팔 동부 경계까지 400km구간에 이른다. 초모라리(7,314m), 쿨라캉리(7,554m) 7,000m급 봉우리가 15개나 된다. 부탄의 산은 남북간 고도차와 지형의 기복이 심하고 몬순기간 중 많은 비가 내려 밀림이 우거져 접근이 어렵다.



▲부탄 탁상사원


▲부탄 도출라 고개에서 바라본 히말라야

 

시킴히말라야는 히말라야 구분 중에서 가장 좁은 부분으로 부탄과 네팔 사이에 있다. 예로부터 춤비 계곡을 따라 티베트로 가는 통로였기 때문에 히말라야 중에서도 가장 일찍 알려진 곳이다. 칸첸중가산(8,603m) 이외에 자누산(7,710m) ·시니올추산(6,887m) 등의 매우 개성적인 모양의 산들이 솟아 있다. 부탄히말라야까지 합하여 시킴히말라야라고도 한다.이 지역은 인도에서 티베트로 넘어가는 통로로 1921년부터 7차례나 영국 에베레스트 원정대가 이 지역을 통해 티베트를 횡단하는 캐러밴을 했다. 시킴 히말라야는 서쪽에 세계 3위 고봉 칸첸중가를 사이에 두고 네팔 히말라야와 나뉜다



▲시킴 쏭고 호수에서(해발 4000m, 2012년)


 ▲크로스 레이크. 시킴 



 

<네팔히말라야는 네팔 영토 내에 있는 부분을 가리키는데, 전체 히말라야산맥의 1/3을 차지한다. 에베레스트산(8,848m) ·로체산(8,516m) ·마칼루산(8,463m) ·다울라기리산(8,172m) ·초오유산(8,201m) ·마나슬루(8,163m) ·안나푸르나산(8,091m) 8,000m급 봉우리 8개가 솟아 있다. 등산가들의 좋은 공격 대상이었으나 오랫동안 네팔의 통상수교거부정책 때문에 근접하지 못하다가, 1949년 네팔이 문호를 개방하자 히말라야 등산의 황금시대를 맞이하였다. 이 거대한 산맥은 남북으로 네팔과 중국의 티베트 고원, 동쪽은 시킴 히말라야, 서쪽은 인도의 가르왈 히말라야와 연결된다


▲다람살라 트리운드 정상에서



▲라다크에서 마날리 고개를 넘으며 눈에 갇히다.







 △에띠항공에서 바라본 히말라야


 

가르왈히말라야는 네팔 서부 국경인 칼리강()에서 인더스강의 지류인 수틀레지강() 사이 320km를 가리킨다. 인도 최고봉이자 성역인 난다데비(7,816m)와 카메트(7,756m)를 가진 산역이다. 이 지역은 히말라야 산맥 중 접근이 쉽고 아름다운 암봉들이 많아 일찍부터 등반 활동이 시작된 곳이다. 이 지역의 동부는 난다코트(6,861m), 트리슐(7,120m), 창가방(6,864m), 두나기리(7,066m) 등이 있다. 또 이 지역의 강고트리 산군에는 차우캄바(7,138m)를 포함 바기라티(6,856m), 쉬블링(6,543m) 6,000~7,000미터급의 유명 암봉들이 밀집해 있다.



▲인더스 강

  

<펀자브히말라야는 서(西)인더스강과 동쪽의 수틀레지강 사이 550km, 거의 네모꼴을 이룬 지역으로 8,000m급 봉우리는 낭가파르바트산(8,125m)뿐이다. 파키스탄 ·인도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기 때문에 입국이 곤란한 지역이다. 펀잡은 다섯 개의 강을 의미하며 인더스 강의 5대 지류 중 4개가 이 지역을 흐른다. 펀잡 히말라야에는 최고봉 낭가파르바트와 눈(7,135m), (7,077m) 등이 있다. 한 개의 8,000미터급 산과 두 개의 7,000미터급, 6,000미터급의 산이 여러 개 있다.


▲항공기에서 바라본 히말라야 산맥

 

카라코람히말라야는 카라코룸(Karakorum)이라고도 한다. 엄밀한 의미에서 히말라야 산맥은 펀잡 히말라야에서 끝이 난다. 인더스 강이 산맥이 카라코람 산맥과 경계를 긋고 있기 때문이다. 카라코람이라는 명칭은 주맥(主脈)보다 약간 동쪽으로 치우친 카라코람 고개에서 비롯된 이름인데 검은 자갈을 뜻한다. 세계 제2위의 높은 봉우리인 K2봉을 비롯한 4개의 8,000m급 봉우리, 시아첸(72km) ·발토로(58km) ·비아포(59 km) ·히스파르(61km) ·바투라(58 km)5개의 대빙하를 안고 있으며, 첨봉이 이루는 장관은 네팔히말라야에 뒤지지 않는다.


▲K2



▲카라코롬 히말라야를 넘으려다 실패를 하고 대신 우랄알타이야 산맥 하나스 풍경구로 향하며(2006년)

 

히말라야를 좀 더 넓게 시야를 본다면 중앙아시아의 만년설을 이고 있는 모든 산군을 히말라야로 볼 수도 있다. 중앙아시아 지역에서도 가장 많은 고봉이 밀집한 산맥은 6개다. 히말라야·카라코람·힌두쿠시·쿤룬·톈산·파미르 산맥 등이다. 파미르 지역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으로 뻗어 있는 이들 산맥을 넓은 개념의 히말라야로 묶어 하나의 등반 대상지로 파악하자는 것이 광역 히말라야다.


▲걸어서 인도측 히말라야 마날리 고개를 넘으며(2005년)

    


히말라야 순례자가 되어...

 

나는 여러 방면에서 히말라야로 가는 여행을 한 적이 있다. 네팔의 히말라야는 물론, 차마고도를 통해 메리설산까지, 칭하이 성을 지나 라싸로, 실크로드를 따라 곤명산으로, 부탄 국경을 넘어 칸첸중가를 맴돌고, 다르질링과 시킴히말라야를 어슬렁거렸다. 그리고 라다크를 넘어 서부 히말라야까지 갔다. 카트만두에서 자파로 가는 비행도 벌써 세 번째다. 이번의 힘든 여행도 히말라야를 바라보는 마운틴 플라이트 하나로 본전을 뽑은 셈이다.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에서(2005년 초모랑마 베이스캠프)

 

내가 히말라야를 오르려고 왜 이토록 안달을 할까? 히말라야에는 사람을 끌어들이는 뭔가가 있다. 그래서 수많은 순례자와 수행자, 그리고 여행자들이 몰려든다. 그 알 수 없는 뭔가에 끌려 사람들은 세계의 지붕을 찾는다. 히말라야는 내 영혼의 고향이 아닐까? 만년설이 덮인 히말라야만 바라보면 나는 그만 히말라야 순례자가 되고 만다.



▲히말라야 순례자가 되어...(2005년 인도 펀잡지역 마날리 고개)



▲차마고도 메리설산에서(2005년)

 

에띠에어라인이 점점 고도를 낮추기 시작했다. 칸첸중가 산이 점점 멀어져 갔다. 1시간의 비행 끝에 자파 공항에 도착했다. 시골 풍경이 물씬 나는 공항이다. 소똥 냄새도 난다. 짐꾼이 수레로 짐을 운반했다. 손수레를 끈 짐꾼은 야생의 들판을 지나 수하물 카운터에 짐을 내려놓았다. 무더기로 실은 짐은 꼬리표를 보고 찾아가야 한다. 짐을 찾아 카트에 싣고 울퉁불퉁한 길을 지나 자동차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갔다. 시토울라가 조심스럽게 끌고 가라고 주문을 한다. 이건 아이들의 희망을 키워주는 컴퓨터가 아닌가.






▲네팔 동부 칸첸중가 인근 자파 공항

 

고물 자동차를 렌트하여 학교에 전달할 컴퓨터와 짐을 실었다. 작은 봉고차에 아이들의 꿈을 가득 싣고 나니 앉아 있을 자리도 없다. 우리는 겨우 웅크리고 자리를 잡았다. 날씨는 우라질 나게 덥다. 시토울라의 표정도 완전히 지친 모습이다. 그러나 육체는 고달프지만 아이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가슴이 벅차오른다. 이 길 역시 히말라야 순례의 연속이 아니겠는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아이들의 총총한 눈동자를 생각하니 내 영혼은 피로를 잊어버리고 있었다. 자파 지역은 해발 100m이하로 카트만두에 비해 엄청 덥다. 마침내 봉고차는 덜덜 거리며 공항을 벗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