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108일간의세계일주

부케 속에 숨겨온 커피 씨-브라질의 커피전래

찰라777 2007. 9. 25. 07:28

끝없이 이어지는 커피농장

 

버스에는 보따리가 큰 짐을 든 서민들로 가득 찼다. 인형을 가득 담은 사람도 있다. 버스는 에어컨이 너무 강하여 추울 지경이다. 이윽고 포스두이과두를 출발한 버스는 브라질의 광활한 땅을 달려간다.

 

"저기, 푸른 나무가 무어지요?"

"바로 저게 커피나무라는 군."

"신기하군요. 우리가 늘 마시는 커피나무가 저렇게 파랗다니..."

 

 

▲끝없이 이어지는 브라질의 커피 농장

 

 

상파울로로 가는 길에는 푸른  커피 농장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브라질은 세계인이 마시는 커피를 생산하는 커피대국이라는 말이 이제야 실감이 난다. 브라질은 세계 커피생산량의 30% 이상을 생산하고 있는데,  커피 생산지역은 지금 내가 달려가고있는 상파울로 지역을 중심으로 한 남부지방에 커피농장이 집중되어 있다.

 

브라질에 처음으로 커피가 재배된 것은 포르투갈의 육군상사 '팔헤타'가 프랑스령인 남미의 기아나에서 커피열매를 훔쳐 온데서 비롯된다. 18세기 프랑스는 왕실의 온실에서만 커피를 재배하여 왕에게  바치는 귀한 존재였다.

 

왕실에서조차 애지중지 하던 커피나무는 서인도 제도의 프랑스령 마르티니크 섬에 주둔 하고 있었던 드클리외란 대위가 커피묘목 두 그루를 가져와 마르티니크 섬에 심기 시작하여 도미니크 섬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부케 속에 숨겨온 커피 씨앗

 

그러나 프랑스는 허가 받지 않는 지역으로 커피나무 반출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었다. 그 당시 포르투갈의 육군 상사였던 팔헤타가 프랑스령인 기아나에 파견되어 있었다. 브라질 파라강 출신의 팔헤타는 이 기이한 커피나무 묘목을 훔쳐 브라질로 가지고 갈 생각을 하고 있었다.

 

기구하게도 프랑스 총독 아내는 용감한 팔헤타를 사랑하고 있었다. 마침내 총독의 아내는 커다란 부케 속에 커피 열매를 숨겨서 사랑하는 팔헤타에게 주었다. 이렇게 커피나무 열매는 사랑하는 여인이 선물한 부케 속에 숨겨져 전설처럼 브라질에 전래되었다.(사진:커피나무 열매)

 

커피나무 씨를 부케에 담아온 팔헤타는 이를 아마존 강가에 심어 재배를 하기 시작 했다. 팔헤타의 커피나무 씨는 묘목으로 자라 점점 브라질 전역에 펴져 나갔다. 이 스토리는 마치 우리나라의 문익점이 붓 대롱에 목화씨를 담아와 목포 인근 고하도에 씨를 뿌려 목화를 재배한 사연과도 비슷하다.

 

브라질의 커피 재배를 도와 준 것은 적당한 기후조건과 풍부한 노동력이다. 커피 생산 지대는 대부분 아열대성 기후에 속해 있는 남부 지방으로 적당히 흐린 날씨가 커피를 재배하기에 안성맞춤이라는 것.

 

오랜 세월을 지나면서 커피 재배 중심지는 상파울루 고원으로 퍼져 나가게 되었고 오늘날 커피는 브라질의 경제가 좌지우지 할 정도로 중요한 수입원이다.

 

부케와 커피 씨… 끝없이 이어지는 커피 농장을 바라보며 프랑스 총독의 부인으로부터 커피열매를 받아 부케에 숨겨온 팔헤타의 손이야말로 브라질을 위하여 신이 내려준 손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도:브라질의 커피 생산지대 싱파울루 고원지대를 중심으로 남부지역에 집중되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