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108일간의세계일주

귀향-세계일주 마지막회

찰라777 2009. 3. 16. 19:28

 

 

 

홍콩을 떠나기 전 날 란토우 섬으로 갔다

홍콩에 이렇게 거대한 불상이 있을줄은 몰랐다.

그곳에는 세계에서 가장 키가 크다는 Guant Budhha가 있었다.

붓다는 연화좌에 앉아있었다.

넉넉한 얼굴, 큰 손, 자비한 미소.....

 

 

 

  

그 모든 것이 다시

제 자리로 돌아오는 순간이다.

감사하는 마음!

아, 감사하는 마음은 아무리 강조를 해도 다함이 없다.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동안

수많은 사람과 하늘과 땅에 있는 만물

타고다닌 비행기, 버스, 기차, 배, 버스...

 

심지어는 내 주머니를 몽땅 털어간

라파스의 택시강도에게도

아내의 약이 든 배낭을 몽땅 훔쳐간

리마의 도둑들에게도 감사를 드린다.

 

지나고 보면 모두가 다 사소한 일들이다.

부족한 사람들이 내게 있는 것들을

잠시 빌려간 것뿐 아니겠는가?

 

 

 

 

지구를 한바퀴 돌아온 길...

아아, 신에게 감사를 드린다.

땅과 하늘 사이에 살아있어 숨을 쉬며

볼수 있고, 들을 수 있고, 냄새를 맡을 수 있음에 감사를 드린다.

 

우리는 붓다의 넉넉한 품에 안겼다.

향을 사르고

기도를 했다.

하늘과 땅,

이 세상의 모든 님들과 모든 만물들에게...

머리숙여 깊이 감사를 드린다.

 

 

 

  

 기도하는 마음은 항상 경건하다.

우리는 여행을 하는 동안

성당에서, 교회에서, 사원에서, 산과 바다, 도시의 뒷골목에서...

신과 사람과, 동물과, 자연과 식물 앞에

경건히 기도를 드리곤 했다.

 

누군가에게 기도를 드릴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하다.

기도는 행복을 준다.

기도는 평화를 준다.

 

기도 후에 남는 것은

남는 것은

감사하는 마음뿐이다.

감사하는 마음...

 

 

 돌아갈수 있는 고향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가!

비단 연어에게만 귀소의 본능이 있는 것은 아니다.

모든 만물은 귀소의 본능이 있다.

하물며 인간은 어떠하겠는가?

집으로 돌아가면

따뜻한 보금자리와

아이들과

낯 익은 가구, 골목의 풍경

그리운 사람들...

고향은 그래서 좋은 것이다.

 

나는 서울로 귀향을 하는 비행기 안에서

헤르만 헤세의 [아프리카를 바라보며]를 떠올리며

미소를 짓는다.

 

 

*그동안 이 여행기를 구독해 주신 네티즌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아내와 함께 떠난 세계일주" [One World]편은

280회를 끝으로 막을 내립니다.

여러분의 댓글과 질책, 격려의 메일,

그리고 "Daum"의 수차례에 걸친 특종과 블로그 베스트에

선택을 하여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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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지붕 아래에서 달콤하게 잠을 잘 수 있고

아이들과 정원 그리고 개가 있다. 아, 그런데

지난 방랑길에서 돌아와 겨우 휴식을 취했을까,

또다시 먼 타향이 그대를 유혹한다.

향수에 시달리면서

드높은 별들 아래 나만의 그리움을 지니고서

홀로 있는 것이 더 좋다.

심장이 느긋하게 뛰는 사람만이

앉아서 쉴 수 있으리라.

그러나 방랑자는 번번이 기대가 빗나가도

여행의 수고와 고난을 견뎌낸다.

방랑의 온갖 고통스러움이

고향의 계곡에서 평화를 찾는 것보다 더 편안할지니.

고향의 기쁨과 근심이 맴도는 데서는

오로지 지혜로운 사람만이 자기 행복을 만들 수 있다.

나를 따스한 고향 가까운 곳에 옥죄어두기보다는

혹 발견하지 못한다 해도 찾아다니는 것이 더 좋다.

행복한 순간일지라도 이 세상에서 나는 그저

손님일 뿐, 결코 주인이 될 수 없기에.

 

-헤르만 헤세, 아프리카를 바라보며-

 

 

(세계일주 연재를 마치고  찰라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