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80일간의티벳일주

샹그리라는 당신의 마음속에 ...

찰라777 2010. 3. 2. 09:06

<잃어버린 지평선>을 찾아서⑬

 

샹그리라는 당신 마음속에 있어요

  

 

▲쓤첼링 곰파에서 만난 티베트 승려들

▲작업장에서 동자에게 경전을 가르키고 있는 티베트 승려

▲ 경내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티베트 승려들

 

 

대경당 밑 사원에서는 승려들이 삼삼오오 짝을 이루어 작업을 하고 있었다. 한 동자가 작업을 하다가 작업장에서 경전을 일기시작했다. 그 옆에는 두 어른 스님이 동자가 경전을 읽는 모습을 지켜 보고 있었다. 그리고 잘못 읽는 곳은 지적을 하여 바르게 가르켜 주는 것 같았다. 경정을 읽는 동자의 모습이 사뭇 진지하게 보였다.

 

입구에 있는 홀에서는 한 승려가 진흙으로 고깔모양의 콘을 부지런히 만들고 있었다. 이는 삼각형모양의 작은 산으로 서방세계 극락정토인 정토인 수미산을 의미한다고 한다.  티베트인들이 향을 사르고 오체투지로 절을 했다. 담벼락에는 흰 천으로 된 카타와 마니차가 걸려 있었다. 사람들은 카타를 목에 걸거나 벽에 걸고 "옴마니 반메훔을 염송하며 마니차를 돌렸다.

 

 

▲진흙으로 삼각형 모양의 수미산을 만들고 있는 티베트 승려 

 

 

대경당으로 이어지는 108계단을 올라가는데 숨이 차서 몇 번을 쉬어야 했다. 계단 끝에 있는 대경당이 아무나 이를 수 없는 아득히 먼 곳처럼 느껴졌다. 가까스로 대경당 전망대에 올라 바라본 풍경은 과히 장관이었다. 드넓은 초원이 끝없이 이어져 있고, 아스라이 먼 곳에는 설산이 겹겹이 둘러져 있었다. 저 설산이 소설 속의 푸른 달빛의 골짜기일까?

 

 

 ▲대경당으로 올라가는 108 계단

 

 

 

 

대경당 안으로 들어가니 많은 사람들이 라마승의 축복을 받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사람들은 불단에 돈을 놓고 절을 했다. 그러면 라마승은 흰 천으로 된 카타를 그들의 목에 걸어주거나 이마를 가볍게 만져 주었다. 대경당 안으로 더욱 깊숙이 들어가니 어린 두 동자가 열심히 경전을 읽고 있었다.

 

목소리는 낭랑했고, 눈빛은 천진스러웠다. 또 다른 방으로 들어가니 라마승 두 사람이 장작으로 지핀 난로에 야크차를 끓이고 있었다. 라마승은 뜨거운 야크차 한잔을 건네주며 마시라는 시늉을 했다. 합장을 하고 야크차를 마시고 나니 기운이 갑자기 솟아나는 것 같았다. 야크차를 마시고 힘이 난 나는 라마승에게 물었다.

 

"여기가 정말 샹그리라인가?"

"샹그리라? 그런것은 없다. 이 지구상에 샹그리라라고 하는 특별한 지역은 없다."

"그러면 샹그리라는 어디에 있느냐?"

"진정한 샹그리라는 당신의 마음 속에 있다."

"........"

 

나는 뒤통수를 호되게 한 방 맞은 것처럼 정신이 멍해 졌다. 그런 나를 라마승은 빙그레 웃으면서 바라볼 뿐 더 이상 말이 없었다. 나는 라마승에게 합장을 하고 사원의 계단을 내려왔다. 대경당의 지붕에는 팔정도를 상징하는 수례와 수례를 바라보고 있는 사슴들이 푸른 하늘에 반짝거리고 있었다. 거리에는 붉은 터번을 두른 티베트의 여인들이 있었다. 등세 광주리를 지고 다니는 여인들의 모습이 너무나 순박하게 보였다.

 

 

 ▲티베트의 여인들

 ▲팔정도를 나타내는 수례바퀴

 

 

호스텔로 돌아온 우리는 호스텔 앞에 있는 대중 목욕탕에서 목욕을 했다. 목욕비는 5元을 받았다. 몽골식 재래 목욕탕은 장작을 지펴서 물을 데우고 있었다. 화덕에 장작을 지피면 불기운이 천장에 매달아 놓은 통으로 올라가 물이 더워졌다. 물의 양이 아주 작기 때문에 매우 아껴써야 했다. 그러나 5원 짜리 재래식 목욕이 어찌나 행복한지. 쑴첼링 곰파를 헐덕이며 올라가는 것보다 몇 배 좋았다. 그래, 샹그리라는 순간 순간 다가오는 내 마음 속에 있는 것이다.

 

▲5元짜리 대중목욕탕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