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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여행]무병장수의 꿈을 이루어 나가는 제천

찰라777 2010. 4. 19. 04:55

풍경이 있는여행

제천은 더 이상 <박달재>의 전설이 아니다 

 

 

박달이와 금봉이

 

오래전부터 사람들에게는 제천보다는 국민애창가요로 "울고 넘는 박달재"란 노랫말에서 나오는 <박달재>가 더 알려져 있다. 박달재는 제천~충주 간 38번국도 해발 453m의 천등산 고개에 위치하고 있다.

 

제천하면 나에게는 30여 년 전 이 박달재를 넘어 갔던 추억이 박달재의 전설과 함께 아득히 떠오른다. 천등산은 유난히도 박달나무가 많았다고 한다. 예전에는 영동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이 험준한 고갯길을 넘어 한양으로 갔다.

 

경상도 선비 <박달>이도 과거를 보기위해 예외없이 이 박달재를 넘어갔다. 한양으로 가던 중 백운면 평동리에 이르러 어느 민가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다. 그 집에는 <금봉>이라는 아리따운 처녀가 살고 있었다. 달 밝은 밤 뜰에서 만난 두 사람은 한눈에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하여 둘은 서로 사랑을 나누고, <박달>이는 과거시험을 보러 간다. 박달은 과거에 급제를 하면 꼭 다시 만나기로 약조를 하고 떠났으나, 그는 금봉이를 사랑하는 상사병 때문에 시험에 집중을 하지 못하고 낙방을 하고 만다. 과거에 낙방한 그는 면목이 없어 금봉이를 찾지 못하고 한양에 머물게 된다.

 

난간을 스치는 봄바람은 이슬을 맺는데

구름을 보면 고운 옷이 보이고

꽃을 보면 아름다운 얼굴이 된다

만약 천등산 꼭대기서 보지 못하면

달 밝은 밤 평동으로 만나러 간다.

 

 

출세냐 사랑이냐

 

과거공부는 온데간데없고 오직 금봉이만을 가슴에 안은 박달이 남긴 시다. 사랑이 먼저인가, 출세가 먼저인가. 아무래도 우리의 박달이는 출세보다는 사랑이 먼저였던 모양이다. 구름을 보면 금봉이의 옷깃이 보이고, 꽃을 보면 아름다운 금봉이의 얼굴로 변하고마니 어찌 과거시험에 합격을 하겠는가? 그런 박달이가 과거에 낙방을 한것은 불을 보듯 훤한 일이렷다! 

 

우리네 옛 전설의 전말은 항상 애틋하고 간절하며 비극적인 것이 문제를 안겨주면서도 오히려 심금을 울린다. 오직 박달이의 장원급제를 기원하며 성황당 고갯길을 오르내리던 금봉이! 100일 동안 박달이의 이름을 부르며 아흔 아홉 구비를 오르내리던 금봉이는 마침내 상사병으로 실신하여 불귀의 객이 되고 만다.

 

뒤늦게 이 소식을 전해들은 박달은 금봉이의 삼우 날 박달재가 있는 평동에 도착한다. 박달이가 금봉이의 죽음 앞에서 목 놓아 울다 지쳐 눈을 뜨니 금봉이가 고갯마루로 달려가질 않겠는가? 금봉이의 환상을 보고 쫓아가던 박달이가 금봉이를 껴 앉을 찰나, 박달은 그만 낭떠러지로 떨어져 죽고 만다. 그는 금봉이의 환상을 껴 안은 것이다.

 

그 후 사람들은 <이등령>을, 두 남녀가 사랑을 이루지 못해 박달이가 죽은 고개라 하여 <박달재>라 부르며 이들의 못 다한 사랑을 기리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니 사람들이여, 환상에서 깨어나라! 과거시험에 합격을 하던지, 아니면 아예 포기를 하고 금봉이와 농사를 지으며 살 생각을 하던지 확실한 선택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환상은 이렇게 금봉이를 죽게하고 환상에 젖은 당신, 박달이도 죽고 만다. 

 

세월은 화살처럼 흘러가고 환경도 많이 변했다. 4km에 달하는 박달재 옛길은 1997년 개통한 1960m터널로 순식간에 지나간다. 남한강을 굽이굽이 돌아 서울에서 4시간정도가 걸리던 길도 지금은 뻥 ~ 뚫린 고속도로를 타고 가면 불과 1시간 반 만에 제천에 도착한다.

 

▲ 청풍호반을 가로지르는 옥순교

 

 

환상은 현실이 아니다

 

이제 제천은 더 이상 울고 넘는 박달재의 도시가 아니다. 1박 2일 동안 제천을 둘러본 제천은 <박달이의 환상>에서 깨어나 바이오산업의 메카와 중부내륙 답사의 일번지로 거듭나고 있었다. 1979년 건설된 충주댐으로 <내륙 속의 바다> 청풍호가 탄생 된 이후, 꿈이 이루어지는 도시로 탈바꿈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 첫 단추가 2010년 9월 16일부터 10월 16일까지 제천시가 인류의 <무병장수의 꿈>을 이루어 나가겠다는 슬로건을 걸고 개최하는 <국제한방아이오엑스포>이다. 무병장수의 꿈은 박달이가

꾸어온 환상이 아니라 인류의 건강을 일구겠다는 야무진 제천 사람들의 꿈이다. 그 꿈이 현실로 이루어 지기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제천인들의 열과 땀이 담긴 정성과 노력이 있어야 한다.

 

환상과 볼멘 구호는 더 이상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

구름잡는 환상에서 팍~ 깨어나 현실을 직시하고 스탭 바이 스탭으로 한걸음 한걸음 사람들의 이익과 관심 속으로 내딛을 때 제천인들의 꿈은 이루어 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