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섬진강일기

은하계의 별처럼 아름다워요!-화개벚꽃길 야경

찰라777 2011. 4. 11. 09:09

 

 

은하계의 별처럼 아름다워요!

 

청춘남녀가 걸으면

사랑이 깊어지고

혼례가 이루어지는

화개십리벚꽃길...

 

 

 

 

▲은하계의 별처럼 아름다운 화개십리벚꽃길 야경

 

 

 

"정말 환장하게 피어뿌렀네잉!"

"우와! 은하계의 별들 같아!"

"아아,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는 것 같은데……"

"오오,, 말문이 막히네!"

 

꽃 피는 마을 '화개 십리벚꽃길'을 걷는 사람들은 저마다 한 마디씩 감탄사를 쏟아낸다. 다정한 연인끼리, 가족끼리, 친구끼리… 끼리끼리 짝을 이루어 화개 벚꽃길을 걷는 사람들은 모두가 고개를 꺾어 하늘을 쳐다보며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높낮이 입체감이 있는  벚꽃야경은 마치 은하수를 걷는 기분이 든다

 

 

 

어두운 밤하늘을 하염없이 수놓은 벚꽃송이는 은하계의 별 같기도 하고,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는 눈꽃송이 같기도 하다. 비가 개인 뒤라 벚꽃은 더욱 희고 아름답다. 절정을 이룬 벚꽃은 꽃잎이 단 한 잎도 떨어져 있지 않고 고스란히 피어있다.

 

모두가 "아아! 오오!"하며 말문이 막히고, 여기저기서 카메라의 플래시를 터트리느라 정신이 없다. 전국의 여러 벚꽃길을 걸러보았지만 화개 벚꽃십리길은 그중에서도 단연 벚꽃길의 지존이요 최고의 꽃길이다. 이 길은 밤에 걸어보면 더욱 그 진가를 발휘한다.

 

 

▲붉은 홍도화와 흰 벚꽃이 기가막히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다른 지역에 비해 화개 벚꽃길이 특별히 아름답고, 하동팔경 중 제1비경으로 치는 데는 그 이유가 있다. 첫째, 70년을 넘은 아름드리 벚나무들이 언덕배기에 이중삼중으로 입체감을 이루고 있어서다. 때문에 이곳에서는 벚꽃터널을 아래서 쳐다볼 수 있고, 위에서 내려다 볼 수도 있다. 더욱이 오래된 벚나무는 뒤틀리고, 휘어지며 예술적인 자태를 취하고 있다.

 

 

▲화개동천을 끼고 있는 계곡에 휘휘늘어진 벚꽃은 과히 절경이다!

 

 

둘째, 화개골에 벚꽃을 끼고 화개동천이 시원스럽게 흐르기 때문이다. 화개동천을 사이에 두고 양쪽 신작로에 여섯 개의 벚꽃 라인이 계곡에 휘휘 늘어서서 벚꽃터널을 이루고 있는 모습은 과히 장관이다. 또한 이곳 벚꽃터널은 높낮이가 달라 더욱 입체감 있게 벚꽃을 감상할 수 있다.

 

 

▲야생차밭이 있어 더욱 깊은 맛과 정다운 이야기꺼리를 주고 있다.

 

 

셋째, 화개십리벚꽃길은 야생 차밭이 함께 있어 다정한 이야기가 있다. 함께한 사람들과 차 한 잔을 마시며 여유롭게 벚꽃을 바라보면 고향의 향수 같은 것을 흐뭇하게 느끼게 한다.

 

넷째, 화개장터에서 쌍계사로 이어지는 종착점에는 천년고찰 쌍계사가 있어 그 의미가 더욱 깊다. 특히 해질 무렵 화개골에 울려 퍼지는 은은한 범종 소리와 법고, 목어 소리는 세태에 찌든 마음을 어루만져준다.

 

 

▲화개장터에서 쌍계사로 끝없이 이어지는 벚꽃십리길은 하동 제1경으로 꼽는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도 이곳 지리산과 섬진강을 끼고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지천에 널려 있다는 점이다. 천년고찰 화엄사와 칠불사, 소설 토지의 무대인 최참판댁과 평사리 들판, 청학동과 삼성궁, 그리고 인접한 매화마을과 구례 산수유마을 등은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또한 구례 다슬기탕과 하동 재첩국, 지리산 산채비빔밥, 섬진강 은어회와 참게탕, 매실된장정식 등 먹거리도 풍부하다.

 

 

유난히도 추웠던 날씨 때문에 과연 벚꽃이 제대로 피어날지 걱정을 했는데, 오히려 더 희고 탐스러운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다. 언덕배기에 층층이 늘어선 벚나무들이 일제히 팝콘을 터트리듯 툭툭 터지며 일대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조명을 받으며 어두운 밤하늘을 수놓고 있는 수많은 벚꽃송이는 마치 '불꽃놀이를 보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 밤하늘에 수를 놓은 벚꽃의 입체감은 불꽃놀이를 보는 느낌이다.

 

 

아 말만한 점잔은 가시내가

그렇게 픽 픽 나자빠지기냐?

제미 0헐것……

-서정주, 구례구, 화개 중에서

 

 

▲젊은 남녀가 이길에서 꽃비를 맞으면 사랑이 깊어져 '혼례'로 이어진다하여 '혼례길'이라고도 부른다.

 

 

화개를 노래한 미당의 시도 재미있다. 오죽하면 이 벚꽃길을 '혼례길'이라고 불렀을까? 벚꽃이 화사하게 피는 봄날, 청춘남녀가 꽃비를 맞으며 이 길을 함께 걸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래서인지 이 길에는 유독 젊은 연인들이 많이 눈에 띤다.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걷는 연인, 정신없이 카메라의 플래시를 터트리며 사진을 찍는 연인, 부둥켜 않고 포옹을 하고 있는 연인들…

 

 

▲걸어보지 않으면그 아름다움을 모르고, 안 보면 평생 후회할 길이다

 

 

화개 십리벚꽃길은 혼자 걸어서는 아니 될 길이다. 그 만큼 낭만적이고 인상적이어서 한번 걸어보면 도저히 잊히지 않는 길이다. 그러니 이 길을 함께 걸었던 그 사람을 어찌 쉽게 잊을 수 있겠는가.

 

어떤 풍경이나 사람이 기억에 오래도록 남는 것은, 그곳의 경치가 빼어나서 그러기도 하지만, 그곳에 누구와 함께 동행을 했느냐에 따라 추억은 달라진다. 그만큼 사람의 마음은 풍경 속에 다시 피어나기 때문이다.

 

 

▲70년을 넘은 벚나무는 휘휘구부러져 예술성도 탁월하다

 

 

화개 십리벚꽃길을 찾아가기 위해서는 섬진강변 19번 도로의 아름다움을 빼놓을 수 없다. 섬진강을 따라 꾸불꾸불하게 이어진 도로에는 벚꽃터널의 연속이다. 드넓은 백사장을 배경으로 푸른 섬진강의 풍경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벚꽃과 함께 환상적인 꽃길을 연출한다.

 

 

 

▲머지않아 꽃비가 내릴 화개벚꽃길은 20일까지도 늦지않다

 

 

짧은 순간에 확 피어 극도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다가 일순에 사라지는 벚꽃의 개화기간을 '덧없는 인생'에 비유하기도 한다. 벚꽃이 절정을 이루는 기간은 고작 일주일 전후다. 때문에 4월 초에는 전국에서 몰려든 상춘객들로 19번 도로는 몸살을 않는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몸살'도 아랑곳 하지 않는다.

 

허지만 벚꽃터널을 만끽하기 위해서는 천천히 걸어서 둘러보는 것이 최고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화개 십리벚꽃길은 이 달 4월 10일 전후 만개하여 15일이 지나면 서서히 지다가 20일을 전후해서는 환상적인 꽃비가 내릴 것이다. 그러나 바람이 강하게 불거나 비가 내리면 벚꽃은 더 빨리 낙화를 할 것이다.

 

 

▲화개동천을 따라 양쪽 신작로에 겹겹이 피어있는 벚꽃길은 걸어보지않으면 평생 후회한다

 

 

피는 꽃망울도, 활짝 핀 꽃도, 눈처럼 휘날리는 꽃비도 모두 기가 막힌 볼거리다. 그러니 벚꽃이 피고 지며 꽃비가 휘날리기까지 한번쯤 이 길을 걸어보지 못하면 두고두고 후회할 지도 모른다.

 

(2011. 4.10 화개십리벚꽃길에서)

 

 

 

 

 

 

 

 

 

'국내여행 > 섬진강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엄사 흑매  (0) 2011.04.13
김을 매는여인들  (0) 2011.04.13
섬진강 벚꽃터널  (0) 2011.04.08
매화-수양버들-벚꽃, 삼원색의 물결  (0) 2011.04.07
텃밭 1평 늘리다  (0) 2011.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