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섬진강일기

통영에가면 멍게비빔밥을 먹어라?

찰라777 2011. 8. 22. 12:22

쌉사래하고 달콤새콤한 그 맛, 통영 멍게비빔밥

통영에가면 멍게비빔밥을 먹어라?

 

 

▲바다의 파인애플이라고부르는 멍게는 통영에서 우리나라 생산량의 70%를 생산한다.

 

 

누군가 그랬다. "통영에 가면 멍게비빔밥을 먹는 것을 잊지 말라"고. 통영은 우리나라 멍게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분홍 색깔에 돋아난 우둘투둘한 돌기로 인해 멍게는 '바다의 꽃'으로 불린다. 멍게를 서양에서는 표면에 돋아난 돌기와 타원형 생김새 때문에 '바다의 파인애플(Sea pineapple)이라 부른다. 물총을 쑥쑥 쏘아대는 녀석을 빗대서 '바다의 물총(Sea squirt)'이라고도 한다. 또한 일본에서는 램프유리통을 닮았다고 해서 '호야'라고 부른다.

 

쌉싸래하면서도 달콤새콤한 독특한 멍게의 맛과 향은 입맛을 돋우기에 안성맞춤이다. 해서 멍게는 날로 멍게회로 먹거나 김, 깨소금, 고추장과 버무려서 비빔밥으로 먹는다. 멍게의 독특한 향은 멍게를 잡아 올린 뒤 시간이 경과하면서 옥탄올과 신티아놀 같은 불포화 알코올이 생성되면서 나는 것이라는 것.

 

멍게는 바다에서 나는 해산물로는 드물게 '바다듐(vanadium)'이란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 바디듐은 근육 및 지방세포에서 당원합성, 지방합성, 포도당 섭취 및 포도당 산화를 증가시키고, 지방분해를 억제하여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여 당뇨병에도 좋다고 한다.

 

 

 ▲쌉사래하고 달콤새콤한 통영 멍게비빔밥은 입맛을 돋구기에는 안성맞춤이다.

 

▲말랑말랑한 멍게회를 한입 넣어 움질움질 씹어 먹는 맛이란!

 

 

통영에는 '멍게비빔밥' 간판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모두가 자기 음식점이 가장 잘 한다고 '원조'라는 글씨를 써 놓았지만 시실 멍게는 재료만 싱싱하면 맛의 차이는 별로 없다. 가장 뛰어난 멍게는 3~4년 된 것으로 멍게의 속살이 통통해지고 육질이 단단해지는 3~4월에 생산되는 것이 가장 맛이 좋다고 한다.

 

입맛을 잃기 쉬운 여름에 잘게 썬 멍게에다 김 가루와 참기름, 통깨 등을 듬뿍 넣고, 북북 비벼서 한입 가득 먹는 멍게비빔밥은 식욕을 돋기에 나무랄 데 없는 훌륭한 선택이다. 우리가 갔던 식당은 미륵산 케이블카 정류장 바로 아래에 있는 나폴리라는 식당이었다.

 

 ▲통영 멍게비빔밥

 

▲싱싱한 미역국

 

 

그 집 아주머니가 멍게비빔밥 하나는 맛을 보장을 한다고 하여 우리는 박경리 기념관을 돌아 본 뒤 찾아 갔는데 그런대로 맛이 있었다. 방송을 탓다는 '맛집'이라는 데를 몇 번 찾아보았지만 간판만 요란하지 맛은 별로인 집이 많다. 그래서 우리는 자동차가 많이 세워져 있는 집, 사람이 많은 집을 대충 들러서 음식을 먹곤 한다. 

 

그런데 우리가 찾아간 나폴리란 식당은 희안한 히스토리를 가지고 있었다. 그 집은 1969년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지어진 건물로 월남파병군인들에게 통조림을 생산하여 보급하는 '대한종합식품' 여공들의 기숙사였다고 한다. 당시 월남 특수로 인해 통영에는 개도 돈을 몰고 다닌다는 유행어가 나올 정도였다고 한다.

 

이 기숙사에는 여공 250여명이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밤이면 남성 근로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연애사건을 비롯한 각종사고가 빈번하여 여공 기숙사 사감의 평균 재임기간이 6개월을 넘기지 못했다고 한다. 임신을 한 여공들은 지진 퇴사를 해야 했다고 한다.

 

 

 ▲박정희 대통령과 묘한 인연을 가지고 있는 통영 나폴리 식당

 

 

나폴리란 식당은 그 기숙사를 개조를 하여 2~3층은 민박집으로 운영하고, 1층은 식당으로 운영을 하고 있는 묘한 역사가 있는 집이다.

 

"아줌마, 이 사람이 박정희 씨인 데 이 집과 희안한 인연이 있는 것 같군요."

"에구머니나 그랍니까? 대통령이 오셨는데 내사 특별 서비스를 올려드리지요."

 

아내의 이름이 우연히도 박정희 대통령 이름하고 같아서 식당의 역사를 붙여놓은 설명서를 보고 농담 삼아 아주머니에게 말했더니 아주머니는 반갑다는 듯 미역국 한 그릇을 더 떠왔다.

 

하여간… 역사가 있는 건물에서 시원한 미역국에 쌉싸래하고 말랑말랑한 멍게비빔밥을 맛나게 먹고 우리는 거가대교로 차를 몰았다. 그 쌉사래하고 상큼한 멍게의 맛이 오래도록 입안에 머물러 있었다. "통영에 가면 멍게비빔밥을 먹으라."는 말은 과연 일리가 있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