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찰라의세상보기

스타벅스 수준과 맞먹는 KTX커피값 과연 타당한가?

찰라777 2012. 3. 2. 09:50

억! 소리 나는 KTX 커피값,

20%나 인상하다니…

 

 

2월 25일 9시 40분 목포역. 점심 대용으로 던킨도너츠점에서 블루베리 도너츠 1개(1,600원)와 물 한 병(500원)을 사들고 서울로 가는 KTX를 탔다. 지난번에 먹어 보았던 10,000원짜리 KTX내에서 파는 도시락은 맛이 없고 턱없이 비싸기만 하기 때문이다.

 

KTX는 빠르긴 빠르다. 총알 같이 달리는 기차는 익산, 논산을 지나 2시간대에 대전에 도착했다. 배가 고풋하여 시계를 보니 12시가 다 되었다. 목포역 광장에서 산 던킨도너츠와 물을 꺼내들고 요기를 하다보니 뜨거운 커피 생각이 절로 났다. 더욱이 홀로 기차를 타면 왜그리 커피가 먹고 싶어지는지?

 

마침 커피를 파는 여자판매원이 진한 커피향을 풍기며 지나가길래 아메리카노 커피 한잔을 주문했다. 판매원이 건네주는 커피를 받으며 얼마냐고 물으니 3,600원이라고 했다. 억! 언제 이렇게 올랐지? 이미 종이컵에 따라버린 커피라 마시지 않을 수도 없고 울며 겨자 먹기로 커피 값을 지불했다.

 

"아니, 언제 커피 값이 이렇게 올랐지요?"

"얼마 안됐어요."

"올려도 너무 많이 올렸네요. 20%나 올리다니…"

"……"

 

판매원은 어색하게 웃으면서 다음 칸으로 사라져갔다. 얼마 전에 마신 커피 값이 3000원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KTX에서 파는 커피값이 비싸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도 커피는 마시고 싶고, 자판기도 없고 해서 선택의 여지가 없어 시키긴 했지만, 10%도 아니고 무려 20%나 가격을 올리다니... 이건 해도 너무했다.

 

 

 

 

비싸면 안 사먹으면 될 것이 아니냐고 말하겠지만, 1000원에 판매하는 고속도로 휴게소 원두커피 보다 가격은 무려 3배를 넘는데 맛은 맛은 별로다. 스타벅스에서 아메리카노 한잔에 3,600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스타벅스 수준과 맞먹는 KTX커피값 과연 타당한가?

 

그런데 과연 KTX가 커피값을 스타벅스와 같은 가격으로 받는 것이 과연 타당할까?

 

 

우선 커피의 질을 한번 살펴보자. 전 세계적으로 커피판매점을 가지고 있는 스타벅스는 신선한 원두커피의 맛을 유지하기 위해 아라비카 원두만을 엄선해 국제시세보다 높은 가격으로 원두를 구매하여, 100여 명의 로스팅(굽기) 전문가들이 굽기작업을 진행하고 테이스팅 전문가들이 250,000잔 이상의 원두커피 테이스팅 과정을 통해서 스타벅스 원두가 탄생 한다고 한다.

 

로스팅 된 원두는 지역 물류센터를 거치지않고 가장 빠른 방법으로 직배송하여 신선도를 유지한다. 또한 개봉 후 1주일이 지난 원두는 사용하지 않으며, 드립(잘게 빻은 커피의 원두)된 커피는 1시간이 지나면 바로 폐기처분해서 항상 신선한 원두를 제공한다.

 

 거기에 비하면 KTX는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맛과 신선도는 스타벅스에 비해 확실히 떨어진다. 열차칸을 지나가다가 우연히 발견했는데 커피 판매원은 마호병에 커피를 미리 타서 판매를 하는 것 같았다. 열차내에서 드립을 하는지 아니면 미리 드립을 해서 가져온 원두인지도 확인을 할 수 없지만 질과 신선도는 스타벅스와는 비교가 안 된다.  

 

두번째는 커피를 파는 장소와 분위기다. 스타벅스는 다운타운이나 가장 분위기가 좋은 장소에 위치하고 실내장식과 음악 등을 제공하며 종업원의 서비스도 KTX판매원에 비하면 월등하게 좋다. 물론 커피값에는 건물의 비싼 임대료, 실내장식, 종업원 급료 등 일체의 비용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KTX는 44,700원(목포-서울)의 비싼 자리세를 이미 지불하고, 좁은 의자에 앉아 판매원이 종이컵에 따라주는 커피를 마시게 된다. 그런데도 승객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하는 수 없이 커피를 마시게 된다. 이미 비싼 자리세를 지불한 승객에게 스타벅스 커피값과 맞먹는 가격으로 커피를 판매한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을 해도 잘 이해가 안 간다.

  

유통구조상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KTX에서 커피를 판매하는 권리를 비싸게 계약을 해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는 분명히 개선을 해야 한다. 국정감사에서도 KTX에서 판매하는 도시락, 커피, 과자 등이 너무 비싸다고 지적된바 있지만 이에 아랑곳 하지않고 가격은 자꾸만 올라간다. 이는 달리는 열차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는 승객을 우롱하는 처사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