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인도네시아·발리

신들의 섬 발리- 힌두사원 알고 들어가세요

찰라777 2012. 12. 3. 07:58

 

발리에는 가는 곳마다 발에 걸리는 것이 힌두 사원과 탑이 있는데요, 발리에는 자그만치 2만 여개의 힌두 사원이 있답니다. 과연 '신들의 섬'이라고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는 것 같습니다.그만큼 힌두교를 믿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지요. YAN YAN 은세공 공장을 둘러보고 우붓으로 가는 길에 푸세Pura Desa & Puseh라는 힌두 사원에 들리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트랜스포터 꼬망Komang이의 말로는 발리에서도 상당히 유서가 깊은 푸라Pura(사원의 의미)라고 하는군요.

 

 

▲바투안에 위치한 힌두사원 푸세. '신의 세계'로 들어가는 석문 찬느분타르

 

 

발리에는 15세기경 중부 자바와 동부 자바지역 마자빠힛 힌두 왕조가 몰락을 하면서 힌두승려와 왕족들이 대거 발리로 피신을 해왔다고 하는군요. 그로 인해 발리의 원주민은 대부분 산속으로 들어가고 힌두 이주민이 발리 섬의 정치, 경제, 종교의 주도권을 잡고 힌두교를 전파했다고 합니다. 발리에는 현재 93%에 달하는 인구가 힌두교를 믿고 있는데요. 때문에 이슬람을 믿는 자바 섬과는 완전히 다른 나라 같은 느낌이 듭니다.

 

 

푸세사원은 덴파사에서 우붓으로 가는 중간에 위치한 바투안Batuan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1022년에 건립되었다는 푸세사원은 바투안 지역의 랜드마크로 여길 정도로 숭배를 하는 사원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지금 겨울이 시작되어 날씨가 몹시 추워지는데 이곳 발리의 11월은 우기가 시작되는 계절로 햇빛이 엄청 뜨겁군요.

 

 

▲발리 전통의상 싸롱을 걸치고 있는 관광객들

 

 

햇빛에 잠시만 서 있어도 푹푹 지는 것  같아요. 사원 입구에서 푸세사원 앞에서 바라보니 우선 두 개의 석문 기둥이 칼로 자른 듯 우람하게 서 있네요. 정교하게 조각된 탑은 마치 한 개의 탑을 두 개로 쪼개 놓은 듯한 형상을 하고 있군요. 발리사람들은 이 석문을 찬디 븐타르Candi Bentar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 문은 '신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이지요.

 

 

발리에서 힌두 사원에 들어 갈 때에는 외국인은 반드시 발리의 전통복장인 싸롱(원통형으로 만든 치마같은 의상)을 허리에 둘러야만 합니다. 물론 반바지차림도 안되고요.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했듯이 발리에 가면 발리의 전통을 따르는 것이 예의겠지요.

 

 

▲사원에 들어가기전에 싸롱을 입고 있다.

 

 

▲주의사항을 게시한 게시판도 예술적이다.

 

 

주민처럼 보이는 안내원이 나누워 주는 사롱을 바지에 걸치고 나니 더욱 찜통이 된 기분이군요. "어이구, 더워죽겠는데, 이걸 또 입어야 하나요?" "그냥 쉬고 있으면 안 입어도 되지요." 찰라가 모시고 있는 세 여인도 할 수 없이 모두 싸롱을 걸치고 석문입구로 갔습니다. 석문에서 합장을 하고 서 있는 두 여인이 힌두의 여신처럼 다가오네요.

 

 

 

명색이 세 여인의 가이드를 자청하고 나섰으니 발리에 대한 공부를 하지않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발리에 대한 안내서인 '천 가지의 이야기가 있는 나라 인도네시아'(임진숙 저, 즐거운상상 간, 2009)와 '동남아 100배즐기기', 론니풀래닛 인도네시아 판, 그리고 인도네시아 관광청과 인터넷 여행 정보 등을 되는대로 뒤져 공부를 하고 나서 나만의 작은 '인도네시아 간이 가이드 북'을 만들어 세 여인들에게 나누어 주었지요. 공부를 좀 하라고요. 여행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잖아요.

 

 

발리 힌두사원에 대해서도 그 구조에 대하여 공부를 했는데요. 말이 나온 김에 푸세 사원을 들어가면서 어설프지만 공부한 내용으로 설명을 드리고자 합니다. 발리인들은 선(산, 오른쪽)과 악(바다, 왼쪽)이라는 이원적인 힘을 양극화하여 그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의례와 기도를 행하고 제물과 기도를 봉행함을 일상적인 생활로 받아드리고 있습니다.

 

 

 

수직 대칭으로 서 있는 석문 찬디 븐타르도 들어갈 때는 오른쪽이 신성, 삶, 선, 정화, 광명 등이 되지만, 반대로 나올 때는 오른쪽이 왼쪽이 되기 때문에 악, 죽음, 부정, 어둠 등으로 바뀌어지게 된다는군요. 따라서 들어 갈 때 신성은 나올 때 악령이 되고, 들어 갈 때 왼쪽의 악령은 나올 때 신성으로 바뀌게 되지요. 즉 선과 악은 절대적인 개념이 아니고 동전 양면과 같이 서로 떨어질 수 없다는 세계관을 가지고 있답니다. 바롱 댄스에서 설명을 드렸듯 선의 상징 바롱과 악의 상징 랑다의 싸움은 결코 끝나지 않고 영원히 지속되는 이치와 같은 원리지요.

 

 

 

 

찬디 븐타르 석문을 지나면 마당 양쪽에 발레Bale라고 하는 지붕만 있는 형태의 건물이 나오는데요. 이는 부엌, 창고, 종교 행사시 대기실, 닭 싸움장 등 다용도로 활용을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정면 가운데에는 파두락사Paduraksa라고 부르는 탑이 금빛 찬란하게 서 있습니다. 탑의 양쪽에는 힌두 신상이 눈을 부릅뜨고 있는데, 마치 우리나라 절 입구에 있는 사천왕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나쁜 기운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수호신이라고 하는군요. 탑 양쪽에는 소뿔처럼 생긴 정교한 조각품이 금관처럼 장식을 하고 있군요. 11세기 석공들의 작품이라고 하는데 놀랍습니다.

 

 

▲힌두의 수호신이 지키고 있는 파두락사

 

 

▲힌두의 수호신

 

 

파두락사 탑 오른쪽을 돌아 안으로 들어가니 여러 개의 지붕으로 탑처럼 쌓아올린 사당이 나옵니다. 메루Meru라고 불리는 이 탑은 고대 인도의 우주관에서 말하는 신성불가침의 성산 수미산(발리에서는 마하 메루산이라고 부름)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11개 층으로 되어있는 탑은 마하 메루산을 의미하고, 3개 층으로 되어 있는 탑은 발리에서 가장 높은 산인 아궁산을 위한 사당이라고 합니다.

 

 

▲수미산을 의미하는 메루

 

 

메루 탑 뒤에는 파드마Padma라는 석조 탑이 있는데요. 이곳은 태양신 서르야Surya를 모시는 신전이라고 합니다. 좌측으로 들어가니 파루만Paruman이라고 불리는 신들이 모이는 장소가 나옵니다. 이곳은 종교 행사 중 신들이 모이는 장소라고 합니다. 파루만에서는 여인들이 신들께 바치는 제물 차낭사리를 열심히 만들고 있군요. 그 모습이 참 진지하게 보입니다.

 

 

▲신께 바칠 공물 차낭사리를 만들고 있는 발리여인들

 

▲신께 바친 차낭사리

 

 

맨 안쪽에는 작은 연못이 있고 수련이 매우 아름답게 피어 있군요. 연못가에는 갖가지 꽃으로 장식한 바쳐져 있군요. 차낭사리가 참으로 예쁘고 신성하게 보입니다. 저절로 경배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연꽃에 합장을 하고 나오는데 발리의 타악기 공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옵니다. 관광객으로 보이는 어떤 서양어린아이가 공을 치고 있는데요. 저도 한 번 쳐보니 공 소리가 마음속 가지 파고들며 울려오는군요. 무엇이든지 남이 하는 것만 듣지말고 직접 체험을 해보아야 한다니까요.

 

 

 ▲수련

 

 ▲연못

 

 ▲발리 전통 악기 공

 

▲공을 연주를 시연하고 있는 발리인

 

 

유두화처럼 생긴 새빨간 꽃이 피어 있군요. 남국의 꽃은 참으로 강열하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건물의 어느 곳에도 설명서를 붙인 간판이 없군요. 그냥 보고 가라는 것인지. 사전에 내용을 알고 가지 않으면 그저 무의미한 석물에 지나지 않겠지만 이미 어설프게 공부를 한 탓에 조금은 사원의 의미를 알 수 있는 것 같군요. 다시 입구 석문을 바져 나오는데 막 헷갈리네요. 어느 쪽이 악이고, 어느 쪽이 선인지.

 

 

 

 

 

온 몸이 비지땀으로 흠뻑 적시고 말았군요. 사람은 항상 양면성이 있지요. 선한마음과 악한마음이 늘 마음속에서 다투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 선도 악도 다 마음이 만들어내는 것 같습니다. 원효스님이 저녁에 물을 맛있게 마시고 아침에 일어나 해골바가지에 든 물인 줄 알고 모두 토해내고 나서 "일체는 유심조다(一體唯心造)"다고 했듯이 모든 것은 내 마음의 조작에서 오는 것 같습니다. 허리에 걸친 사룽치마를 반환하는데 안내원 한 사람이 신전입구에서 팔자 좋게 늘어져 자고 있군요. 저 팔자가 상팔자 아니겠어요. 선과 악을 초월한 경지처럼 편안하게 보이지 않습니까?

 

 

 

 

▲신들의 세계로 들어가는 사람들

 

 

 

*참고 : 발리 힌두 사원 구조

앞으로 따나롯, 울룬다누, 울룽와뚜 등의 사원도 가는데 참고를 해야겠고, 다음에 발리 여행을 떠나실 계획이 있으신 분들도 참고 하시라고요. 사원들의 규모와 종류, 크기에 따라 많이 달라지지만 기본적인 구성과 기능은 동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balisurf.net

1. Candi Bentar
일반적으로 사원의 입구는 정교하게 조각된 대형의 탑을 두개로 쪼개 놓은 듯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2~2A. Kulkul
망루라고 할 수 있는 기능을 하는 탑입니다. 보통 2번이나 2A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Kulkul은 나무로 만들어진 전통북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3A~3D. Bale
일반적으로 벽이 없고 지붕만 있는 형태의 건물로 창고, 부엌, 종교 행사시 대기실, 닭 싸움장등 다용도로 사용됩니다.

4. Kori Agung (Paduraksa)
1번의 문과 같이 정교한 조각의 대문입니다.

5A~5B. Raksa (Dwarapala)
나쁜 기운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일반적으로 수호신의 석상이 있습니다.

6A~6B. Gedong Pesimpangan
마을의 창립자 또는 신을 위한 제당

7~8. Paruman(Pepelik)
종교 행사중 신들이 모이는 장소

9. Meru
여러개의 지붕으로 탑처럼 쌓아올린 사당으로 그 층수에 따라 서로 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11개층으로 되어 있는 사당은 "Sanghyang Widi"신을 위한 사당이며 3층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궁산을 위한 사당입니다.

10. padma
석조로 되어 있는 이곳은 Surya (태양의 신)을 위한 제당입니다.

11. Bale Piasan
종교 행사가 있을때 각종 제물을 이곳에 바칩니다.

사원에서 열리는 발리인들의 종교 행사는 장례식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엄숙한 분위기 보다는 축제 분위기라고 할 수 있으며 대부분의 행사때 외국인도 참관할 수 있습니다. 음식과 전통춤등 이곳에서 얻을 수 있는 문화 체험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만큼 다양하며 특별히 관광객을 상대로한 공연이 아니라는 것에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발리를 더 이해하고 발리인들만의 독특한 발리 힌두교를 이해하는 가장 첫번째 경험은 바로 종교 행사에 참가해 보는것입니다. 특히 만월(full moon) 행사때 경험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참고자료 : 발리서프넷  http://balisurf.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