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임진강일기

연천군에도 에펠탑 같은 명소가 들어선다

찰라777 2013. 3. 8. 14:46

<특별취재>

연천군 임진강 주상절리에 들어서는 에펠탑 '동이1교'


프랑스 정부는 프랑스 혁명 100주년 기념(1889년) 박람회를 계획하면서 파리의 상징이 될  만한 기념물의 설계안을 공모했다. 100주년기념위원회는 공모된 100여 점의 설계안 중에서 교량기술자 귀스타브 에펠(Gustave Eiffel, 1832~1923)의 설계안을 채택했다.

 

그러나 에펠의 구상은 경이와 회의를 동시에 불러일으켰으며, 미학적인 측면에서도 적지 않은 반대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펠의 설계안은 파리 마르스 광장에 만국박람회 입구로 1887년부터 1889년까지 건축되었다. 에펠탑을 건축하는 데에는 7,300톤의 금속구조물이 사용되었다.  

 

1889년 3월 31일 준공된 이 탑은 높이가 1,063피트(324m)로 81층 건물과 맞먹는 높이이다. 이는 이집트 기자의 대(大) 피라미드나, 로마의 성 베드로 대성당의 돔보다 두 배나 높다. 비금속 자재까지 포함할 경우 에펠탑의 무게는 대략 10,000톤이 된다고 한다. 때문에 이 거대한 탑이 처음 지어졌을 때, 프랑스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수많은 비난이 쏟아졌다.

 

탑을 싫어했던 소설가 모파상은 점심을 의도적으로 에펠탑 안의 식당에서 먹었다고 한다. "왜 탑 안에서 점심을 먹느냐?"고 질문의자, 그는 "이곳이 파리에서 유일하게 에펠탑을 볼 수 없는 곳이기 때문이오."라고 대답을 할 정도로 에펠탑을 싫어했다고 한다.

 

그러나 오늘날 <에펠탑>은 프랑스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명소가 되고 있다. 파리를 가로지르는 센 강 변에 우뚝 솟아있는 에펠탑은 프랑스와 파리의 모든 것을 나타내는 가장 눈에 띄는 상징물로서 영화의 배경 화면으로 자주 등장하는 명실 공히 세계적인 명물이 되어 있다.  

 

비약적인 비교일지는 모르지만 한반도의 중심인 경기도 연천군 중부원점 지역인 임진강에도 아름다운 주상절리 미관을 해친다는 비난 속에서 파리의 에펠타워 같은 연천의 상징물이 건설되고 있다. <37번국도 적성-전곡 도로건설공사> 구간 중 연천군 미산면 동이리와 군남면 남계리를 잇는 임진강 주상절리에 건설되고 있는 <동이1교>가 바로 그것이다.

 

동이1교는 임진강과 한탄강이 합수되는 한반도 중심지역에 길이 400m, 높이 95m, 폭 20.9m 왕복 4차로로 건설되는 사장교식 다리다. 이 다리에는 약 3만 9천톤에 달하는 구조물과 시멘트가 사용된다고 한다. 동이1교가 완공되면, 연천군민들은 인근 중부원점에 들어설 '남북청소년교류센터'와 '중부원점 테마공원'과 함께 동이1교는 연천군을 상징하는 심벌로 새로운 명소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동이1교 조감도 중부원점 지역 임진강 주상절리에 건설되는 <동이1교>. 37번 국도 적성-전곡 구간에 길이 400m, 높이 95m, 폭 20.9m, 왕복 4차로 타정식 강합성 사장교. 2014년 12월 말에 조기 완공 예정이다. 이 다리가 완공되면 수도권에서 자유로를 통해 연천군으로 진입하는 시간이 크게 단축되어 일산 등지에서는 전곡까지

 

 

 

 

각종 규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연천

 

휴전선 최 접경지에 위치한 연천군은 전쟁과 국토분단의 상처를 안은 채 지난 60년간 국가안보를 위해 희생되어 온 개발의 변방지역이다. 서울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으면서도 춘천이나, 양평, 수원, 파주, 평택 등 서울 위성 도시에 비해 전철이나, 도로교통망 등 사회간접자본 시설이 크게 낙후되어 있으며, 이렇다 할 대학이나 큰 병원 하나도 없고, 대형 마트, 쇼핑센터 등 편의시설도 타 지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인구도 고작 4만 5000여 명에 불과한데다 산업발전 역시 크게 낙후되어 경제자립도가 매우 취약하다.

 

이처럼 수도권에 인접해 있으면서도 낙후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연천군 전체 면적(675.22㎢)의 98%가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묶여있기 때문이다. 군사시설보호구역 중 36%가 개발이 금지되는 통제보호구역으로 묶여 있고, 64%는 군부대의 까다로운 동의를 받아야 하는 제한보호구역으로 묶여 있는데다 수도권정비계획법에 이중으로 묶여있어 연천군은 오랫동안 개발의 발목을 잡혀 있다.

 

▲ 동이1교 임진강 운무에 싸인 동이1교. 사장교 형식으로 건설되는 동이1교는 파리의 에펠탑처럼 연천군의 상징이 될 것이다.

 

그러나 향후 남북한 교류가 활발하게 진행되면 연천군은 그 어느 지역보다도 남북한 거점 도시로 성장할 잠재력이 큰 지역이다. 전곡 선사유적지, 고호팔경, 주상절리, 재인폭포, 신라 경순왕릉 등 임진강과 한탄강 변에 천혜의 자연환경과 문화역사유적지가 산재되어 있는 청정지역으로 연천군은 사람이 살기에는 매우 좋은 지역이다.

 

연천군은 2012년 1월 1일 전입주민부터 이주비 지원 등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펴고 있다. 개발제한 노이로제에 걸려있는 연천군민들은 37번 국도 확장공사와 동이1교 건설을 계기로 새 정부에 거는 기대가 크다.

 

지난 3월 4일 아침 9시, 김규선(60세·새누리당)연천군수를 연천군청에서 만나 동이1교 건설과 맞물려 중부원점에 건설되고 있는 '남북청소년교류센터'와 '중부원점 테마공원'조성 사업 등과 관련하여 연천군 발전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바쁘신 일정 중에도 시간을 내주시어 감사합니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새해를 맞이하여 개발이 낙후된 연천군에도 여러 가지 변화가 예상됩니다. 그 중에 특히 <적성-전곡 37번국도 확장공사>와 <동이1교>가 완공되면, 연천군에도 파리의 에펠탑 같은 상징적인 존재가 들어설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이 도로가 완공되면 앞으로 연천군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요?

 

▲ 김규선 연천군수 군사시설보호법과 수도권정비계획법에 의한 이중 제한를 받고 있는 연천군은 그동안 전혀 개발 혜택을 받지못했는데, 중부원점을 중심으로 한 37번 국도 동이1교 건설, 남북청소년교류센터 건립되고 있어 연천군 개발의 작은 신호탄이라고 말하는 있는 연천군수.

 "말씀대로 동이1교는 앞으로 연천군의 상징적인 존재가 될 것입니다. 그동안 연천군은 군사시설보호법과 수도권정비계획법에 의한 이중적인 제한을 받고 있어 전혀 개발이 되지 못했어요. 그런데 이번에 건설되는 37번 국도 확포장공사와 동이1교를 중심으로 한 중부원점 지역 개발은 연천군 개발의 시작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37번국도 확포장공사는 원래 2017년도 완공목표였으나 국토관리청 및 시행사와 협의를 통해 2014년 12월 말까지 파주시 어유지리 삼거리에서 연천군 전곡읍 군남면 남계리까지 일부구간을 우선 개통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구간만이라도 개통이 된다면 수도권 진입시간이 단축되고 연천군으로의 접근이 용이하여 연천군 발전에 점화점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2017도에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소요산-연천 구간 전철 1호선이 연장개통 되면, 수도권과의 대중교통이 원활하게 소통되어 연천군의 개발에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입니다. 아울러 임진강유원지 개발사업, 고호팔경 풍류촌 조성사업, 그리고 중부원점 조성사업 등 문화관광 인프라 구축 사업도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따라서 37번국도 확포장공사는 유동인구 증가 및 지역경제활성화에도 변화를 가져와 연천군 발전을 선도하게 될 것입니다."

 


○특히 <동이1교>는 경치가 빼어난 임진강 주상절리에 들어서는데 그 주변에 대한 환경정비와 관광시설은 어떻게 계획하고 있는지요? 

 

임진강 주상절리 눈꽃과 묘하게 어우러진 동이1교 건설 현장

"우리군에서는 동이1교 대안입찰 협의조건으로 주상절리 적벽의 안정성을 최대한 고려하고, 지반이 훼손되지 않도록 시행청 및 시공사 측과 충분히 협의를 하였으며, 다리에 야간조명을 설치하고, 인접 지역에 포토 존 설치, 생태공원 조성 등 주상절리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협의 하에 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동이리 일원은 임진강 주상절리 중에서도 절경이 빼어난 곳으로 경기도평화누리길과 연계하여 관광편의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며, 금년도에는 일부부지 정지작업을 통해 주차공간도 확보할 계획입니다. 이 공사가 완료되면 시민들의 휴식처와 젊은이들의 아베크 코스로도 각광을 받게 될 것입니다."

 

○임진강과 한탄강이 만나는 합수지점은 한반도의 중심인 중부원점으로 지정학적으 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지역에 대한 개발계획은 어떻게 진행되어 가고 있는지요?

 

▲ 중부원점 테마공원 중부원점 테마공원 배치도

"동경 127도, 북위 38도 선의 교차점인 연천군 전곡읍 마포리 산 35번지 일원은 측량 및 지도제작의 기준이 되는 <중부원점>으로 우리군 슬로건인 "한반도중심 로하스연천"의 이론적 배경이 되는 곳입니다. 우리군에서는 새로운 브랜드 가치 창출과 한반도 중심을 홍보하기 위하여 그 지점에 <중부원점 테마공원>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약 3만평 규모에 사업비 130억 원이 투자되는 테마공원은 현재 기본 및 실시계획과 부지매입을 위한 조사 등이 진행되고 있으며, 2014년도에 착공하여 2015년도에 준공을 할 계획으로 있습니다.

 

▲ 남부한청소년교류센터 조감도 남부한청소년교류센터가 임진강과 한탄강이 합수되는 중부원점에 건설되고 있다(공사기간: 2012~2014).

또한 중부원점 인근에 <남북청소년교류센터>가 통일부 주관 사업으로 지난 2012년 11월 9일 착공하여 2014년 8월 준공을 목표로 현재 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약 26만4,000㎡에 건설되는 남북청소년교류센터가 완공되면 남북화해 및 동북아 평화에 기여하면서 DMZ와 접경지역에 맞는 테마와 스토리텔링 공간으로 변화 될 것입니다. 현재 우리군에서는 남북청소년교류센터를 거점으로 하는 역사, 생태, 지질, 안보 등과 연계한 관광상품개발 및 체류형 관광을 활성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남북청소년교류센터와 중부원점 테마공원 사업이 완공되면 우리군 이미지 개선은 물론, 외부관광객 유치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주상절리를 관통하는 <경기도평화누리길>은 매우 아름다운 지역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홍수로 길이 상당부분 파손되어 보수가 시급한 상태입니다. 이에 대한 보수정비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요?

 

▲ 주상절리 코스모스 길 동이리 임진강 주상절리 앞 코스모스 길에서 가을 풍경을 즐기고 있는 관광객들

"작년에 숭의전-우정리 평화누리길 구간 중 직선거리 1.5km에 달하는 동이리 주상절리에 <코스모스 길>을 조성하여 많은 관광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은 바 있습니다. 금년도에는 코스모스 길을 좀 더 길게 연장하여 조성할 계획입니다.

평화누리길 중에서도 자연경관이 빼어난 동이리 주상절리에서 우정리 구간을 자연이 훼손되지 않으면서 친환경적인 명품 길을 조성하고자 '스카이 워크(Sky walk)' 형태의 길을 구상, 경기도청에 건의하여 현재 실시설계 중에 있습니다. 주상절리에 스카이 워크가 건설되면 시민들이 보다 안전하게 주상절리를 감상하며 평화누리길을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한반도의 중심 로하스연천'이라는 슬로건은 외래어로 일반 보통사람들은 그 금방 뜻이 와 닿지가 않습니다. 로하스(LOHAS-Life style of Health and  Substantiality )'란 외래어 대신 연천의 자연환경에 보다 적합한 쉬운 용어로 바꾸실 계획은 없는지요?

 

▲연천군청

 

"로하스는 자신과 가족의 건강뿐 아니라 환경, 사회정의 및 지속 가능한 소비에 가치를 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의미하는 것으로 개인의 가치를 넘어 이웃과 후손들까지 행복과 가치를 중요시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앞으로 군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웰빙과 로하스를 넘어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청정 연천 이미지를 상징하는 슬로건으로 변경을 검토해볼 계획입니다."

 

○현대는 한 기관이나 단체를 상징하는 슬로건은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한반도의 중심에 새롭게 탄생하는 <동이1교>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나 런던의 '타워 브리지'처럼 통일과 연천을 상징하는 명칭으로 지어봄이 어떨까요? 예컨대 '연천 평화교(Peace Bridge)'나, '한반도 중심교(Korea Center Bridge)' 같은 이름으로 말입니다.

 

"참 좋은 생각입니다. 앞으로 군민들을 대상으로 공모를 하여서라도 통일과 한반도의 중심 연천을 상징하는 좋은 이름으로 바꾸어 보도록 해보겠습니다."

 

○바쁘신데 장시간 인터뷰에 응해 주시어 감사합니다. 앞으로 청정 연천으로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어, 사람이 살기 좋은 연천군이 되길 바랍니다.

 

김규선 연천군수를 면담 한 후 기자는 <동이1교>건설 현장과 <남북청소년교류센터>, <중원점 테마공원>지역을 차례로 돌아보았다.

 

 

한반도 중심과 연천을 상징하는 <동이1교>

 

동이1교는 앞에서 밝힌 바와 같이 임진강과 한탄강이 합수되는 한반도 중심지역에 길이 400m, 교탑 높이 95m, 왕복 4차로 타정식 강합성사장교가 건설되고 있다. 교량 설계보고서상의 컨셒인 'LOHAS BRIDGE' 의미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L(Landmark-경기북부의 Landmark), O(Origin-한반도 중심 중부원점 상징), H(Highlight-밤하늘에 빛나는 교량 야간경관), A(Access-이용편리 및 접근용이성), S(Spectacle-눈앞에 펼쳐지는 적벽의 절경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 동이1교 사람 "人"자 모형을 한 교탑이 임진강 주상절리 수직단애 양쪽에 서 있다. 이 교탑은 분단된 남북한 민족이 통일을 염원하며 벽을 허물고 중부원점에서 만나는 상징을 나타내고 있다.

즉, 한반도의 자연과 역사, 미래를 연결하는 중심다리로서 분단된 민족(Soul-Identity)을 한반도 중심(Heart-Symbol)에서 통일을 염원하며 단절된 수직단애와 임진강 물길을 연결(Link-Harmony)시키는 교량이라는 심오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실제로 항공사진을 찍으면 임진강과 한탄강이 만나는 델타 지역은 한반도 모형을 닮아있다. 또한 북한 땅에서 발원하여 한탄강과 합수되는 임진강도 묘하게 한반도의 지형과 닮은꼴이다.

 

▲ 중부원점 위에서 항공사진으로 촬영한 중부원점 지역. 임진강과 한탄강이 합수되는 델타지역과 임진강은 묘하게도 한반도의 지형을 닮아 있다.

임진강 양쪽에 우뚝 솟은 두 개의 교탑은 사람 "人"을 닮은 모습으로 한반도의 중심에서 분단된 남과 북의 사람이 서로 만나기 위해 마주보고 있는 형상이다. 교탑에 걸리는 케이블 역시 중심성을 강조하며 사람 "人"자형 주탑에 모여지는 형상이다. 밤에도 야간 조명을 투명하게 비추도록 설계하여 두 개의 빛이 하나로 모아져 하늘로 비상하는 이미지를 보여주게 된다.

 

"동이1교는 주경간이 400m의 특수교량으로 풍동실험을 통해 초당풍속 50m~60m까지 내풍성을 검토하여 설계를 한 타정식 강합성사장교입니다. 또한 주형주위 기류의 압력분포, 유속, 주형의 진동실험을 통해 주상절리 경관이 전혀 훼손되지 않도록 고려하여 안전하게 설계하여 건설하고 있습니다."

 

▲ 풍동실험 동이1교는 풍동실험에 의해 초당 풍속 50m~60m까지 내풍성 검토를 마치고 건설되고 있다.

37번 국도 적성-전곡 구간 도로건설을 맞고 있는 롯데건설 문형찬 현장소장은 사장교의 경우 바람의 영향을 크게 받게 되는데, 3차원 전교모형을 이용한 풍동실험을 통해 초당 풍속 50m~60m까지 내풍안정성을 검토한 후에 건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천 개발에 점화를 당기는 '중부원점' 개발

 

기자는 임진강을 따라 비포장도로를 달려 <남북청소년교류센터>와 <중부원점 테마공원>이 조성되고 있는 한반도의 중심점인 '중부원점'을 찾아 갔다. 37번 국도 상의 마포대교가 한창 건설되고 있는 지역을 지나니 '중부원점 테마공원 조성'이라는 현수막이 외롭게 걸려 있었다.

 

질퍽거리는 도로에는 레미콘 차량들이 느리게 오가고 있었다. 길옆에 차를 세우고 중부원점 언덕에 오르니 까치 두 마리가 다정하게 앉아있었다. 언덕 정상에는 북위 38도, 동경 127도 교차점이라고 표시된 <중부원점> 간판이 서 있다.

 

 


 우리나라 측량좌표계는 동부원점(북위 38도 동경 129도-강원도 양양군 주문진 앞바다)·중부원점(북위 38도, 동경 127도-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마포리 산 35번지)·서부원점(북위 38도 동경 125도-황해 옹진군 제작리 앞바다) 3개 원점이 있는데, 이곳 중부원점만이 유일하게 육지에 위치하여 표석(2009년 6월 5일 설치)이 설치되어 있다. 중부원점은 모든 측량과 지도 제작의 기준이 되는 국가의 중요한 기준점이다.

 

▲ 중부원점 북위 38도, 동경127도 지역인 중부원점은 모든 측량과 지도제작의 기준이 되는 지점이다.

 

▲ 중부원점 중부원점 표시석

중부원점 언덕에 서니 임진강과 동이1교 주탑이 시원스럽게 보인다. 연천군은 이곳 9만8,310㎡에 달하는 부지에 '중부원점 테마공원'을 2014년부터 착공하여 2015년에 완공할 계획으로 있다. 테마공원에는 상징조형물·측량박물관·자연생태식물원·아트빌리지 등을 건설하여 자연·과학·문화예술이 상호 공존하는 연천군의 새로운 브랜드 가치를 창출할 계획이다.

 

중부원점 바로 인근에는 <남북청소년교류센터>의 토목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통일부 주관으로 건설되는 남북청소년교류센터는 26만4,062㎡ 부지에 1만5,035㎡의 건물(지하 1층, 지상 4층)이 들어설 계획이다. 센터에는 연수관, 체육관, 생활관, 가족빌리지, 야외공연장 및 야외교육시설이 들어설 계획이다.

 

 

▲ 남북청소년교류센터 토목공사를 하고 있는 남북청소년교류센터. 2014년 8월 완공되면 남북화해 및 동북아 평화에 기여하고 DMZ에 맞는 테마와 스토리가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2012년 11월 착공하여 2014년 8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남북청소년교류센터는 남북화해 및 동북아 평화에 기여하면서 DMZ와 접경지역에 맞는 테마와 스토리가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센터의 주목적을 남북청소년교류, 국내청소년 통일체험교육에 두고, 향후 남북회담·실무접촉, 이산가족상봉, 사회문화 교류, 동북아 청소년교류 등의 목적으로 이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연천군과 통일원은 남북청소년교류센터로 진입하는 도로건설 공사를 양측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여 실시설계용역을 완료하고, 연천군 전곡읍 마포리와 군남면 남계리를 잇는 도로와 교량공사를 2013년 3월 30일 공사 착공을 할 계획으로 있다.

 

 

 

 

중부원점지역은 삼국시대부터 한국전쟁 시까지 영토 확장을 위한 격전이 끊임없이 일어났던 요지이다. 이제 그 역사의 현장에는 임진강을 가로지르는 교량과 통일을 염원하는 남북청소년교류센터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군사훈련과 포격소리만 요란하게 들리고, 개발의 변방으로 낙후의 굴레를 뒤집어쓰고만 있었던 연천군에 새로운 변화가 시도되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에게 군사접경지역으로만 각인되어 있던 연천군은 37번 국도가 완성이 되면 일산  등지에서는 승용차로 불과 1시간 이내로 단축이 된다. 또한 2017년에 소요산-전곡간 전철 1호선이 완공되면 수도권과 대중교통도 원활하게 이어져, 지금까지는 휴전선에 인접된 먼 곳으로만 생각되었던 연천군은 수도권과 매우 가깝게 다가서게 된다. 각종 규제로 발목이 잡혀 있는 연천군이 중부원점 개발을 시작으로 서서히 개발의 점화가 붙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남북청소년교류센터 조감도

 

 

"연천군은 지난 60년 간 국가안보를 위해 희생되어 왔어요. 군사시설보호법과 수도권정비계획법까지 이중으로 꼼짝 못하게 묶여 있어 투자를 하고자 하는 기업도 없고요, 기왕에 왔던 기업도 각종 규제 때문에 다시 나가고 말아요. 인구가 대폭 줄었는데도 인구 억제책의 일환으로 제정된 수도권정비계획법까지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앞 뒤가 안 맞는 것 같아요."

 

미산면 동이리 이응열 이장님의 말이다. 연천군은 군사시설보호법과 수도권정비계획법에 이중으로 시달리고 있다. 인구집중 억제책으로 1982년도에 제정된 수도권정비계획법은 연천군에는 맞지 않는 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연천군 인구수는 1984년도에 6만8,108명이었으나, 2012년 12월 31일 현재는 4만5,599명으로 인구 증가는커녕 오히려 2만3,000여 명이나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임진강 주상절리 눈꽃과 어우러진 동이1교 풍경

 

연천군과 비슷한 면적(672.64㎢)을 가진 인근 파주시의 경우에는 2012년 12월 말 현재 인구 40만2,133명으로 1984년 말 16만5,298명 대비 무려 24만 여명이나 증가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수도권정비계획법은 일괄적으로 적용을 할 것이 아니라 지역의 형편에 따라 선별 적용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연천군은 2012년부터 인구유입시책의 일환으로 조례까지 제정하여 귀농·귀촌 세대에 대한 이주비, 귀농정착장려금 등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연천을 좀 더 많이 찾게 하기 위해서는 규제를 완화하고, 사회간접자본(SOC) 확충과 인프라의 구축을 통한 국토균형발전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 임진강 주상절리 둥이리 임진강 주상절리 가을 풍경. 동이1교는 임진강 주상절리 경치가 빼어난 지역에 건설된다. 이곳은 경기도 평화누리길이 지나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제 냉전의 시대는 종말을 고하고 있다. 지구상에 마지막 남아있는 남북한의 냉전 체제도 머지않아 155마일 휴전선의 벽을 허물고 교류가 원할하게 이루어 질날이 올 것이다. 그렇게 되면 연천군은 어느 지역보다도 남북통일의 거점도시로 성장할 잠재력이 큰 지역이다.

 

그동안 여러 가지 개발규제에 발목이 잡혀 낙후된 굴레 속에 갇혀 있어야만 했던 연천은 역설적이지만 오히려 공기 맑고 물 맑은 청정 자연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따라서 냉전이 완화되고 남북한 교류가 활발히 진행되면 살기 좋은 땅 연천으로 사람들이 자연적으로 모여들어 인구도 점차 증가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