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텃밭일기

논에 우렁이 천지네!

찰라777 2013. 6. 27. 06:24

6월 25일

 

 오이 줄기 다시 올려주기

 

오늘 오전에는 오이 줄기를 손을 보아 주었다. 오이줄기가 안으로 들어가면 나중에 관리하기가 힘들다며 홍 선생님은 안으로 들어간 오이줄기를 한하나 꺼내서 밖으로 올라가게 했다. 그리고 집게로 일일이 집어서 조정시켰다.

 

 

 

 

 

오 마이 갓! 오니 줄기를 살피는 데 오이가 몰라보게 자라나 있다. 이틀 전만 해도 아이들 고추만큼 달여 있던 오이가 아니던가. 오이는 크기 시작하면 하루가 다르다. 어떤 것은 노각 수준으로 커져 있다. 오후에 사모님이 오이를 수확한다고 한다.

 

 

오이 줄기를 정리하고 있는데 나비 두 마리가 교미를 하고 있다. 나비는 내가 가까이 다가가는 줄도 모르고 교미 삼매경에 빠져 있다. 나비는 몇 시간을 그대로 사랑을 나누고 있다. 무릇 모든 생물은 이렇게 사랑을 하며 번식을 한다. 나는 나비가 놀라지 않게 조심스럽게 나비 곁을 지나갔다.

 

 

"오이가 맨 위까지 자라나면 덩굴손을 잘라내고 줄기를 아래로 내려서 원형으로 말아주고 맨 위순이 다시 위로 올라가게 해 주어야합니다. 그래야 오이가 거꾸로 열리지 않습니다. 오이가 거꾸로 열리면 성장 저해 요인 되고 맛이 제대로 들지 않지요."

 

 

그러면서 홍 선생님은 끝까지 자란 오이 줄기를 덩굴손을 다 잘라준 다음 아래로 내려 타원형으로 말아주고 위순이 다시 그물을 타고 올라가도록 잡아주었다. 오이가 그물 안으로 들어가면 바로 이 작업을 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잘못하면 오이 줄기가 꺾이고, 줄기가 엉겨서 내리기도 힘들다는 것이다. 나는 참으로 많은 것을 배운다. 우리 집 텃밭도 오이가 그물 위까지 다 올라갔는데, 이런 방식으로 다시 오이 줄기를 잡아주어야 할 것 같다.

 

 

오이 옆에는 마디호박, 단호박도 열리기 시작하고, 피망과 파프리카도 달리기시작하고 있다. 가지도 작지만 열리기 시작하고 있다. 모든 작물이 조금씩 수확을 거두어 가고 있는 것이다.

 

 

 

우렁이가 많이 자라나고 있는 무공해 논

 

오이줄기를 잡아 준 다음에는 논에 풀을 고르기 시작했다. 예초기로 풀을 깎아서 논에 놓아두기는 했지만 풀이 골고루 이랑에 덮이도록 갈퀴로 골라는 주는 작업이다. 밭에서 자란 풀은 그 어는 것 하나 밖으로 버리지 않고 그대로 되돌려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맨땅이 조금도 하늘을 보지 않도록 피복을 입혀주는 것이다. 

 

 

 

 

그런데 이 논에는 유난히 우렁이가 많다. 아마 농약을 치지 않아서 우렁이가 많이 서식을 하는 모양이다. 갈퀴에 걸리는 것이 우렁이다. 무공해 논이다 보니 우렁이가 서식을 하기에는 참 좋은 환경이다. 우렁이를 보게 되니 갑자기 고 노무현 대통령이 떠오른다.

 

 

 

봉하마을에서 우렁이 농법으로 농사를 짓다가 갑자기 서거를 한 노무현 대통령! 그는 지난 2005년 농림부 농촌종합개발사업계획 보고를 받고 농촌을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소신을 갖게 되었다. 노 전 대통령은 2008년 2월 대통령직에서 퇴임하고 고향 봉하마을로 돌아가 '누구나 오고 싶어 하는 농촌'을 만들려고 애를 썼다. 마을을 살리기 위해 그가 선택한 벼농사 방법은 '오리농법'이었다. 그러나 그는 오리농법을 펴다가 홀연히 세상을 떠나고 없다. 인생이란 참으로 무상하다.

 

 

그런데 봉하마을에서 '봉하빵'을 파는 김 아무개(62)씨는 40년간 봉하마을에서 농사를 지었다. 그는 노 전 대통령 귀향 후 오리농법을 활용하다가 2012년부터는 우렁이 농법을 쓰기 시작했다. 오리농법은 아침저녁으로 오리를 풀어주고 움막에 몰아넣어야 하는 수고를 해야만 하는 데 우렁이 농법은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우렁이농법은 오리농법보다 단순하다. 물 밖으로 드러나 있는 풀은 먹지 않고 물속에 잠겨 있는 식물만 먹는 습성을 이용한 것이다. 건강한 우렁이들을 구해다 모내기한 논에 방사해 수초나 잡초 등을 먹어 치우게 한다. 모의 포기가 물속에 잠기지 않을 정도로 물의 깊이를 관리해주는 것으로 쉽게 할 수 있다.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렁이가 수초를 먹어 제초 효과는 뛰어나지만, 해충과 벌레를 처리할 수 없어 병해충 효과는 낮다. 들짐승의 공격에 대비해 오리망을 설치해야 하는 것처럼, 우렁이는 새들의 먹잇감이 될 수 있어 새그물이나 방제 테이프를 쳐야 한다. 우렁이는 물길을 따라 멀리 이동하기 때문에 배수구나 논둑의 망울타리를 수시로 확인해 우렁이가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해야 한다."(오마이뉴스 2012.6.23자)

 

 

이곳 해땅물자연농장은 자연적으로 우렁이 농법을 겸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우렁이가 자생을 하여 수없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이 농사를 지어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두더지가 파고 지나간 논두렁 구멍을 쇠몽둥이로 쳐서 막고 있다.

 

 

풀 고르기를 만친 홍 선생님은 작대기를 들고 논두렁에 가시더니 나를 불었다. 가까이 가보니 논두렁에 구멍이 뚫려 있다. 두더지나 들쥐가 이렇게 구멍을 뚫어놓는 다는 것이다. 그러면 그 사이로 논에 고인 물이 빠져 나간다. 그 구멍을 찾아 일일이 보수를 해 주어야 한다. 그는 쇠몽둥이로 구멍을 매꾸었다. 농사가 끝난 가을철에 대대적으로 작업을 해야 할 할 것 같다고 했다. 논두렁 보수를 하고 있는데 버스 한 대가 입구에 멈추어 섰다. 아마 연천군농업기술센터에서 온 귀농학생들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