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임진강일기

곡수정

찰라777 2013. 7. 18. 08:45

제가 살고 있는 금가락지에는

곡수정(曲水亭)이라는 정자가 하나 있는데요,

임진강 물이 굽어서 흘러가는 곳에 있다하여

쥔장께서 곡수정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곡수정은 나의 유일한 휴식처입니다.

요즈음처럼 장마가 계속되는 날에는

아침에 곡수정에서 보건체조를 하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합니다.

 

또 아침 식사를 하고나서는

뜨거운 커피잔을 들고 곡수정에 앉아

임진강의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 유일한 락중의 락이랍니다.

 

 

 

 

 

오늘아침에도 커피를 한잔 마시며 임진강을 바라보는데

비오는 임진강에 안개가 낮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그러네 어제는 곡수정에 소방차가 출동했답니다.

불이 났느냐고요?

 

ㅎㅎ 불은 아니고 말벌집을 소탕하기 위해서랍니다.

언제부터인가 말벌들이 곡수정 천장에

세군데나 집을 짓고 있었는데요

글쎄 하루가 다르게 말벌집이 눈덩이 커지고

 말벌들의 숫자도 늘어나질 않겠습니까?

 

그래서 119에 전화를 하고 해땅물농장에 가 있었는 사이에

커다란 소방차에 4며으이 소방관이 와서

말벌집을 소탕을 하였다고 하네요.

 

 

 

 

말벌들에게는 좀 미안하지만

면역이 약한 각하가 말벌에 쏘이기라도 하면

치명적인 타격을 받게 되어 할 수 없이 처리를 하였습니다.

 

작년에는 텃밭 아래 산딸기 밭에 말벌이 출현하여 소란을 피웠는데

금년에는 정자에 또 소란을 피우게 되었군요.

말벌들을 쓸어내며

그들의 영혼을 위해 기도를 했습니다.

 

"벌들아 미안하다. 부디 다시는 벌로 태어나지 말고 더 좋은 곳에 더 좋은 동물로 태어나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