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임진강일기

훠이~ 훠이~ 뱀을 쫓으며...

찰라777 2013. 7. 18. 07:20

뱀에게 예의를 갖추라?

 

 

 

"훠이~ 훠이~ 뱀들아 물러가라."

 

풀을 베어내기 전에 먼저 작대기를 들고 풀을 툭툭 두드리며 훠이~ 훠이~ 소리를 치며 뱀을 쫓아냅니다. 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는 것이지요. 헐렁한 바지에 긴 장화를 신고, 두터운 장갑을 끼고 삼일 째 장맛비를 맞으며 낫으로 풀을 베어내고 있습니다. 온 몸에 비지땀이 흘러내립니다.

 

 

▲ 풀을 베어내기 전에 긴 막대기로 툭툭 두들겨서 뱀이 먼저 피하도록 한 다음 걷거나 작업을 해야 한다.

 

 

보름 넘게 장마가 계속되다 보니 이곳 해땅물자연농장은 사방이 온통 풀만 무성하게 자라나 있습니다. 제초제를 뿌리지 않고, 풀을 뽑지 않으며, 농약도 일체 치지 않는 자연농사를 짓다보니 다른 곳에 비해 풀이 더 길고 무성하게 자라나고 있습니다. 풀을 주기적으로 베어내보지만 장마철이라서 뒤돌아서면 금방 자라납니다.

 

 

이곳 자연농장에는 각종 곤충과 개구리, 우렁이 등 뱀의 먹이 깜이 많아 뱀들 더 많은 것 같습니다. 풀을 베어낼 때에 가장 경계를 해야 할 동물은 역시 뱀입니다. 어제도 살모사 두 마리가 논에서 헤엄을 치고 놀고 있었습니다.

 

 

"ㅋㅋㅋ 녀석들이 연애를 하는군. 전희를 하는 중일까?"

 

 

뱀들의 교미 시간은 짧게는 2~5시간, 길게는 최대 40시간이나 된다고 합니다. 수컷 뱀은 성기의 끝이 갈라져서 두 개의 성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미를 할 때는 좌우 성기를 번갈아 쓴다고 한다. 또한 한 번 교미를 시작하면 하면 사정을 할 때까지 절대로 빠지지 않는다고 하는군요.

 

 

그래서 혹자는 뱀이 정력에 좋다고 보양식으로 먹는다고 하는데… 글쎄요, 뱀이 정력에 좋다는 것은 아직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고 합니다. 뱀은 오히려 근육에 생기는 기생충에 감염될 우려가 있다고 하니 주의를 해야 할 파충류입니다.

 

 

▲ 잣나무 숲이 우거진 산밭은 수풀이 무성해서 특히 뱀이 많다.

 

 

오늘도 숲 속 산밭으로 가는 길에 살모사 한 마리가 길을 막고 있습니다. 비껴나라고 발을 굴러 보지만 녀석은 꼼짝도 하지 않고 독이 가득 찬 세모꼴 머리를 쳐들고 혀를 널름거리고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습니다. 할 수 없이 막대기로 뱀 주변을 쿵쿵 울리자 그때서야 천천히 논으로 사라져 갑니다.

 

 

밭에 도착한 나는 풀을 베기 전에 먼저 긴 지팡이로 풀밭 주변을 탁탁 두드려서 뱀이 피하도록 신호를 보낸 다음, 낫으로 풀을 조심스럽게 베어냅니다. 뱀에게 먼저 극진히 예의를 갖추는 것이지요.

 

 

따지고 보면 우리들보다 뱀은 훨씬 이전부터 이 땅을 선점하고 있던 터줏대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터줏대감인 뱀에게 그들의 영역에서 풀을 베어내겠다는 통지를 한 다음에 낫질을 시작하는 것이 예의겠지요.

 

 

이렇게 신호를 미리주면 풀을 베어내는 동안 뱀들도 자신들의 영역을 잠시 피해 주는 것입니다. 옛 고승들이 산길을 걸을 때에 지팡이로 땅을 쿵쿵 두드리며 가는 것도 뱀과 땅속에 있는 벌레들에게 먼저 신호를 보내 피할 수 있도록 예의를 갖추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

 

 

이제 바야흐로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휴가철에는 당연히 숲이나 계곡에서 야외활동이 많아지게 됩니다. 그러나 여름철에는 뱀이나 벌, 지네 등에게 물리기 쉬우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뱀! 하면 우선 징그러워 얼굴을 찌푸리시겠지만, 뱀은 치명적인 독을 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휴가철에 뱀에 물리지 않는 방법과 물렸을 경우 응급처치 방법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뱀에 물리지 않으려면

 

 

특히 우리나라 토종 뱀 중에서는 맹독성을 가진 칠점사, 까치살모사라는 독사가 있습니다. 칠점사는 머리에 일곱 개의 점이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인데요, 이 뱀의 스피드나 힘은 일반 뱀의 세배에 달한다고 합니다. 갑자기 스프링처럼 튀어 오르거나, 팅~ 하고 튀어나갈 정도로 순발력이 뛰어난 맹독성을 가진 뱀입니다.

 

 

까치살모사는 몸의 색깔이 까치처럼 조화를 이루고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 들 맹독성 뱀들은 사람이 접근을 해도 자신의 맹독을 과신하여 혀를 날름거리며 잘 피하지를 않습니다. 그러므로 색이 얼룩덜룩한 뱀들은 특별한 주의를 요합니다.

 

 

▲ 맹독을 보유한 까치살모사 (자료:국립환경과학원)

 

 

뱀이 수시로 혀를 날름거리는 것은 코가 없어서 혀로 냄새를 맡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눈을 깜빡거리지 않고 늘 빤히 쳐다보는 것은 눈꺼풀이 없어 눈을 감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사실 뱀은 밟거나 건드리지 않으며 먼저 공격을 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먹이 깜 외에는 선제공격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대신 뱀은 한 번 공격을 시작하면 연타 공격을 하는 습성이 있으므로 주의를 해야 합니다. 독사는 자신의 몸길이 정도는 단번에 공격을 할 수 있으므로 죽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뱀도 각별히 주의를 해야 합니다. 또 뱀은 머리가 잘린 경우에도 20분 이상 움직일 수 있다고 하니 잘린 뱀도 조심을 해야 합니다.

 

 

뱀에게 물리지 않으려면 먼저 뱀에 대한 예의를 갖추어야 합니다. 수풀이 우거진 곳에서 작업을 하거나 등산을 할 때에는 반드시 지팡이를 소지하고 땅을 툭툭 쳐서 뱀이 피하도록 해야 합니다. 뱀은 환경에 따라 색깔이 변하기 때문에 얼른 알아보기도 힘듭니다.

 

 

뱀은 땅을 통해 전달되는 소리밖에 듣지 못한다고 합니다. 피리소리에 맞추어 춤을 추는 코브라는 귀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요? 허지만 인도의 코브라는 사람의 움직임을 따라서 그대로 흉내를 내어 춤을 추는 것처럼 보인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뱀이 있을 법한 지역을 통과하거나 그런 곳에서 일을 할 때에는 긴 막대기나 장대로 땅을 툭툭 두드려 뱀들이 혼비백산 놀라게 해서 좇아버려야 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헐렁한 바지에 긴 장화를 신고, 손에는 두터운 장갑을 끼는 것을 잊지 말 것을 다시 한 번 강조를 드립니다.

 

 

▲ 긴 풀 속에 들어갈 때에는 반드시 장화나 긴 부츠를 신어야 한다.

 

 

또한 뱀이 한 마리 발견되면 그 주위에 또 다른 뱀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녀석들은 유유상종 떼거지로 몰려 사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집 주위에 있는 긴 풀을 제거하고 울타리나 뜰에 덩굴을 제거하여 뱀의 서식 장소를 사전에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뱀들은 야간에 활동을 많이 하므로 야영을 할 때에는 뱀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텐트에 틈을 주지 말아야 하고, 가능하다면 간이침대에서 자는 것이 좋습니다. 부득이 야간에 움직일 때는 손전등과 부츠, 목이 긴 신발을 착용하고 긴 막대기로 당을 탕탕 치며 움직여야 합니다.

 

 

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징그럽다는 것이겠지요. 두 번째는 뱀을 보면 소름이 쫙 돋아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뱀은 깨끗하고, 지혜의 상징으로 여기기도 합니다. 뱀은 아침이슬을 먹고 살아있는 것만 먹습니다.

 

 

뱀의 몸은 비늘로 싸여있지만 이 비늘은 1개식 떨어지지 않는 연결된 피부로 되어 있는데 이 허물을 일생동안 일곱 번 정도 벗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허물은 눈의 부분까지 표피 전부를 뒤집어 벗는다고 하니 참 대단한 허물갈이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뱀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매우 깨끗한 동물이락 할 수 있습니다.

 

 

뱀에 물린 경우 응급처치

 

 

일단 뱀에 물린 경우 뱀에게 물린 자리에서 재빨리 피한 다음, 상처부위를 심장보다 낮게 하여 안정을 하고 움직이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흥분을 하거나 뛰어가면 혈액순환이 빨라져 독이 온 몸에 빨리 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린 뱀을 억지로 잡으려고 하거나, 무슨 뱀인지 확인을 하려고 가까이 가서는 안 됩니다. 그 주변에는 또 다른 뱀이 있을 가능성이 있어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가능하다면 휴대폰으로 먼발치에서 뱀을 촬영 해두면 뱀의 지닌 종류별 독성에 따라 치료하는데 도움이 될 수는 있습니다.

 

 

그러므로 뱀에 물리면 일단 뱀이 있는 곳에서 멀리 피하여 물린 부위를 비누와 물로 부드럽게 닦아낸 다음, 손수건이나 붕대, 헝겊 등으로 물린 부위에서 5~10cm 정도 상부를 묶어서 정맥에서 심장의 혈액이 되돌아오는 것을 억제해야 합니다. 너무 세게 묶으면 혈류가 차단되어 오히려 조직의 괴사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묶은 위치에서 맥박이 감지 될 정도의 압력으로 묶는 것이 좋습니다.

 

 

뱀에게 물리면 즉시 119에 신고를 하고, 구급차가 오는 동안 할 수 있는 응급처치를 신속히 해야 합니다. 병원이 멀어서 1시간 이상 걸리는 경우에는 뱀에게 물린 상처를 입으로 빨아내면 주입 된 독의 반 이상을 제거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입에 상처가 있거나 위궤양 등 내장에 이상이 있는 사람은 독이 상처를 통해 퍼질 수 있으므로 삼가를 해야 합니다. 또한 뱀에게 물린지 30분이 지나면 효과가 없으므로 굳이 빨아낼 필요가 없습니다. 또 물린 자국에 얼음찜질을 하는 것은 오히려 혈액순환을 방해하여 세포를 괴사 시킬 수 있으므로 금해야 합니다.

 

 

▲ 수풀이 우거진 웅덩이나 계곡에는 뱀이 많다

 

 

본격적으로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계곡에서 야영을 하거나 산행 등 야외활동을 많이 하는 계절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계곡이나 들판에서 야영을 하는 경우에는 뱀이나 벌, 지네 등 곤충들이 많아 물리거나 쏘일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그러나 파충류나 벌 등은 건드리지만 않으면 먼저 공격을 하지 않으므로 극진히 예의(?)를 갖추어 사전에 주의를 한다면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