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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 옷을 갈아입는 칠면초와 흑두루미...벌교 꼬막정식

찰라777 2013. 11. 25. 07:52

늦가을, 하늘이 내려준 순천만 갈대정원으로 떠나는 특별한 여행

행운의 흑두루미와 일곱 번 옷을 갈아입는 칠면초...그리고 벌교 꼬막정식

  

 

▲ 순천만 갈대밭으로 비상하는 흑두루미

 

순천만 흑두루미들의 비상

 

순천만을 열 번도 더 가보았지만 이렇게 많은 흑두루미를 만나기는 처음입니다. '뚜루루루~ 뚜루루루~ 뚜루루루~' 수백 마리의 흑두루미들이 특유의 울음소리를 내며 순천만 갈대밭 위를 소용돌이 치고 있습니다.

 

 

 

 

 

 

 

 

 

 

 

 

 

▲ 소용돌이치며 점점 높이 비상하는 흑두루미 떼

 

"아마, 6백 마리는 족히 넘을 것 같습니다. 흑두루미들이 운동을 하고 있어요. 오늘 선생님 운이 참 좋군요. 행운을 상징하는 흑두루미를 저렇게 많은 만나기란 것은 저희들도 흔치 않는 일입니다."

 

순천만 생태해설사는 흑두루미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을 해주며 이렇게 많은 흑두루미를 만날 수 있는 것은 흔치 않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두루미는 약 6백만 면 전 화석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지구상에서 공룡과 같은 시기에 살았던 오래된 역사를 자긴 새라고 합니다.

 

두루미는 행운, 행복, 장수, 부부애를 상징하는 행운의 새로, 우리나라에서는 예부터 청자, 백자, 병풍 등에 많이 그려 넣어 십장생 가운데 하나로 인식되어 온 귀한 새이기도 합니다.

 

 

▲ 흑두루미는 전 세계에서 1만여 마리 정도 서식하고 있으며 순천만에서 겨울을 나는 흑두루미들의 개체수가 점점 늘어나 금년에는 약 600여 마리가 관측되고 있다.

 

흑두루미는 두루미 중에서도 가장 큰 새로 흰 머리와 목을 제외한 나머지 부위가 모두 검은 색으로 되어 있습니다. 시베리아 동부, 중국 흑룡강, 몽고 등지의 침엽수림에서 번식을 하며 한국과 일본, 중국 등에서 월동을 한다고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생존개체수가 약 1만여 마리로 추정되며, 순천만에는 매년 10월 말에서 이듬해 3월까지 6개월가량 머무는데, 그 개체수가 점점 늘어난다고 합니다.

 

흑두루미는 가족애가 강하여 30~40마리씩 모여서 집단생활을 하는데, 순천만에 모인 흑두루미들도 무리를 지어 서식을 하며 썰물 시에는 갯벌에서, 만조 시에는 대대뜰 무논에서 먹이활동 한다고 합니다.

 

오늘처럼 수백 마리가 무리를 지어서 비상을 하는 경우는 퍽 이례적이라고 합니다. 흑두루미들은 넓은 갈대밭 위로 낮게 비행을 하다가 점점 더 높이 하늘로 비상을 합니다. 가을바람에 하늘거리는 갈대 밭 위를 날갯짓을 하며 비상을 하는 흑두루미 떼는 과연 장관입니다.

 

 

 

 

 

 

 

 

 

 

 

 

 

 

 

 

 

▲ 늦가을 순천만 갈대밭은 연인, 가족, 친구와 함께 산책을 하며 추억을 쌓기에 좋은 장소다. 

 

늦가을 순천만은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합니다. 사계절 모두 멋진 풍경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수많은 철새들이 찾아드는 늦가을 서정은 압권입니다.

 

더욱이 오늘처럼 행운의 새인 흑두루미들이 하늘로 비상하는 풍경은 순천만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한 풍경입니다. 순천만은 220여종의 철새, 120여종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는 갯벌 생태계의 보고입니다. 과연 매년 300만 명의 관광객들이 찾아 올만합니다.

 

일곱 번 옷을 갈아입는 '칠면초'의 붉은 미소

 

바람에 서걱거리는 갈대밭, 어머니의 뱃살 같은 갯벌, 그 갯벌에서 손짓을 하는 농게와 짱뚱어, 그리고 먹이를 쪼아 먹다가 날갯짓을 하는 철새들…  

 

 

 

▲ 영양이 풍부한 순천만 갯벌에서 철새들이 먹이를 쪼아먹고 있다.

 

 

▲ 갯벌에 서식하는 농게와 짱뚱어를 바라보며 신기해하는 어린이들

 

다정한 연인들이 손에 손을 잡고 누런 황금 갈대밭에서 자신들만의 추억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바람에 하늘거리는 갈대밭에서 포옹을 하기도 하고 사진을 찍기도 합니다. 갈대밭 사이를 걸어가는 사람들 모두가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어디를 가나 사랑스런 풍경이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갈대밭을 가로 질러 용산으로 오르는 출렁다리를 건너가 봅니다. 소나무 숲이 우거진 용산은 피톤치드가 냄새가 물씬 풍겨옵니다. 이렇게 드넓은 갈대밭 가까운 곳에 울울창창한 소나무 숲 산책로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금상첨화입니다.

 

 

 

 

 

▲ 울창하게 우거진 용산의 소나무 숲엔 피톤치드가 많다

 

"흠흠~ 갯벌과 소나무가 어우러진 이 특유한 냄새!"

"보약을 한재 먹는 것이나 다름없네!"

 

갈대밭을 따라 길게 이어진 용산 산책로는 걷기에 참으로 좋습니다. 용산 전망대에 다다르니 바다로 이어지는 'S'자 수로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그 S자 수로 양 쪽에는 붉은 융단을 깔아 놓은 것 같은 칠면초 군락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 용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순천만 S라인 수로와 칠면초. 1년에 일곱번 색깔이 변한다는 칠면초

 

▲똥섬과 갯벌

 

 

'칠면초'는 한 해에 일곱 번이나 다른 색깔의 옷을 갈아입는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칠면초는 염도에 따라 색깔이 달라집니다. 늦가을에는 색깔이 점점 붉어지는데, 지금 순천만을 가면 붉은 칠면초를 볼 수 있습니다.

 

칠면초의 붉은 미소에 한동안 넋을 잃고 있다가 용산을 내려왔습니다. 왕복 6km의 산책길을 걷다보니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가고 말았군요. 순천만에 오면 꼬막정식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 늦가을 순천만 갈대밭은 철새를 조망하여 산책을 하기에 좋다

 

소설 태백산맥 문학관과 쫀득쫀득한 벌교 참꼬막

 

우리는 소설 태백산맥의 무대 벌교로 차를 몰았습니다. 꼬막정식은 아무래도 조정래의 태백산 문학관에서 소설 태백산맥의 줄거리를 음미하고 먹는 맛이 제격이기 때문입니다.

 

소설 태백산맥은 여순사건이 터진 1948년 <늦가을>, 벌교 포구를 무대로 제석산 자락에 자리 잡은 현부자네 집 부근에서 시작하여 빨치산 토벌 작전이 끝나가는 1953년 <늦가을>까지 이어진 우리 민족의 아픈 과거를 들추어낸 역작입니다. 그만 큼 가을의 서정이 담겨 있습니다.

 

 

▲찰지고 쫀득쫀득한 벌교 참꼬막

 

무당 딸 소화와 정하섭과의 애틋한 사랑, 지식인 빨치산 염상진과 그를 추종하는 하대치, 우익 청년단장 염상구와 외서댁과의 사랑… 태백산맥문학관은 소설의 배경과 분단된 우리민족의 아픈 흔적들을 더듬어 볼 수 있어 아이들 역사교육에도 좋습니다.

 

갯벌과 꼬막은 전라도의 진한 사투리와 잘 어울리는 풍경입니다. 순천만까지 와서 벌교의 참꼬막을 맛보지 않고 그냥 갈수는 없지요. 태백산맥 문학관을 돌아보고 나서 우리는 태백산맥의 흔적을 <외서댁 꼬막나라>로 갔습니다.

 

"외서댁을 딱 보자말자 가심이 찌르르 허드란 말이여. 고 생각이 영축아 들어맞아뿌렀는디. 쫄깃쫄깃한 것이 꼭 겨울꼬막 맛이시" 사람들은 청년단장 염상구가 외서댁을 덮치고 내뱉는 소설 태백산맥 찰진 사투리를 연상하며 이곳 <외서댁 꼬막나라>를 찾곤 합니다.

 

 

▲보기만 해도 침이 흘리며 입맛을 돋우는 벌교 꼬막무침

 

소설 태백산맥의 내용처럼 벌교 참꼬막의 맛은 찰지고 쫀득쫀득한 특이한 맛이 있습니다. 삶은 참꼬막에 꼬막전, 그리고 꼬막무침은 보기만 해도 입맛이 당깁니다. 외서댁 꼬막나라에서 꼬막정식으로 늦은 점심을 맛나게 먹은 우리는 순천만 여행을 마무리하고 서울로 떠났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서걱거리는 순천만 갈대와 칠면초, 벌교 참꼬막이 눈애 어른거립니다. 늦은 가을, 겨울의 초입에 서서 순천만으로 떠나는 여행은 행운의 상징 흑두루미와 함께 갈대의 서정과 태백산맥에 얽힌 문학을 음미할 수 있어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줄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사진은 지난 11월 13일 순천만을 방문하여 촬영하였습니다.